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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연과 책의 위로가 있는 공원

계룡시 신도안면 용동리 괴목정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용동리 101

2024.07.10(수) 17:55:07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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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목정의 숲속도서관


한낮의 공원은 초록이 무성하다
. 괴목정이 있는 공원의 나무들이 이따금 햇빛에 반짝여 눈부셨다. 그 중에 특히 연둣빛인 듯 겨자색이 도드라진 모감주나무꽃이 무성한 초록가운데서 돋보였다. 같이 어우러지며 특별한 느낌을 주는 나무, <화요일의 두꺼비>라는 동화에서 두꺼비기 모감주나무차를 마시려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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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감주나무가 햇빛에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괴목정이 있는 공원은 어느 계절 언제 누가 와도 넉넉한 품으로 휴식자리를 내어준다. 한낮 무더위에 이만한 공원이 또 어디 있을까싶게 바람이 알맞게 지나간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걷는데 차를 세워 놓고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운전석에서 책을 읽는 분이 보였다. 그런가 하면 캠핑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여성도 있다. 갑자기 공원의 분위기가 학구적이다. 나도 왠지 책이 읽고 싶게 한다. 평소엔 에코백에 책 한 권은 갖고 다녔는데 오늘은 가방도 없이 빈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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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두 그루가 보이는 지점에서 보이는  하트모양의 포토존


공원의 주변은 정성들여 가꿔진 손길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다. 무궁화나무가 모인 곳에는 곧 활짝 필 몽오리들이 한껏 통통하게 부풀었다. 태조 이성계가 이곳 신도안을 도읍지로 정하면서 주변형세를 살필 때 무학대사가 지팡이를 꽂았다는 곳에서 지금의 웅장한 느티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언젠가 이곳을 찾았을 땐 전에 없던 붉은 하트조형물이 왠지 괴목정으로 인도해주는 것 같다. 그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은 인증샷을 남기고 추억을 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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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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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도서관팻말 뒤로 흔들의자에 앉아 시민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느티나무 두 그루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벤치엔 노부부가 앉아있었다. 잠시 기다리면 자리가 나겠거니 했는데 도통 일어날 기미가 없다. 멋지게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주변을 맴돌면서 나무를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인을 표했지만 아무래도 기대를 접어야겠다. 부부는 오늘 작정하고 한여름의 시간을 괴목정 그 자리에서 보내기로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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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목정의 푸른정원이 곳곳에 놓인 곳, 어디에 있어도 좋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대형그늘막이 있는 곳에서 보이는 붉은 부스 하나가 보인다. 신도안면 주민자치회에서 뜻을 모아 설치한 괴목정숲속도서관이다. 공원에 들어섰을 때 책을 읽던 사람들이 자꾸 눈에 띄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볼수록 깜찍한 숲속의 도서관은 나무그늘 아래 있고 그 뒤로 둥근탁자와 의자가 있어 바로 책을 펼 수 있게 한다. 도서관문을 열자 후끈하게 들어찬 공기가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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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목정 숲속도서관이 있는 곳 왼쪽 옆으로 무궁화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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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그림책들이 주로 많은 숲속 도서관


도서관이용안내를 읽어보니 도서는 공원을 이용하는 누구나 공원 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365일 연중으로 운영되고 시민 모두가 고유하는 도서관으로 자율적으로 이용하는 무인도서관이니 읽었던 책은 반드시 제 자리에 반납해야 한다. 책은 주로 어린이용 그림책과 전집세트류가 대부분이다. 단행본 에세이나 소설 등 아직 다양한 책들이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가가 더 채워질 것 같다. 나도 책 두 권을 골라 야외독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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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다가 잠시 졸아도 좋아요.


그 중에 시리즈로 엮은 향적산이야기에서 시루떡바위에 얽힌 글은 지금의 괴목정 느티나무를 상징하는 글로 읽힌다. 얘기인 즉슨, 옛날 향적산 서쪽 마을에 부자떡장수가 있었는데 그는 욕심도 많았다. 주변 오일장이 서는 연산장 공주장보다 신도안장에서 떡이 더 비싸게 팔린다는 소문을 듣고 떡장수는 더 큰 돈을 벌려고 곳간의 쌀을 모두 내왔다. 그는 커다란 시루위에 떡을 찌느라 나무를 마구 베었다. 드디어 신도안장이 서는 날, 아침 일찍 떡을 한가득 지게에 짊어지고 신도안으로 향했다. 향적산 능선에서 지친 몸을 쉬려고 지게를 내려 작대기를 받칠 때였다. 떡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작대기가 그만 우지끈 부러지고 욕심을 부린 부자떡장수는 떡지게에 깔려 죽었다는 얘기다. 이후에 지게에 올린 시루떡은 바위가 되었고 작대기는 부러지면서 튀어 올라 그 중에 한토막이 신도안의 용동리에 꽂혀서 뿌리가 내리고 싹이 자라 느티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루떡바위와 느티나무를 보면서 떡장수의 죽음을 떠올리며 욕심을 경계했다는 이야기다.

 

자연과책의위로가있는공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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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모습이 아름다운 청춘들


수령 500년이 넘은 괴목을 바라볼 때마다 언제나 품격을 더하는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인다. 향적산은 계룡시 엄사면 향한리와 논산시 상월면 대명리의 경계를 이룬다. 계룡산 정상에 위치한 국사봉은 조선을 창건한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으로 정하기 위하여 이곳에 올라가 국사를 논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니 문득, 국사봉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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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가 있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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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어디서나 산불조심입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엔 나무가 함께 자란다. 특히나 수령이 오래된 거목은 그 마을을 유래와 함께 지내온 산 증거이다. 그렇게 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마을의 든든한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람도 나무를 닮았으면 그렇게 거목처럼 든든함을 줄 것이리라. 계룡산의 정기아래 자라는 저 거목들이 우리 인간들에게 무언의 큰 가르침,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라고 말하는 듯도 하다. 이 어려운 시절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괴목정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용동리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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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증문의 (042)841-3226 신도안면 주민자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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