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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격렬비열도의 날’로 선포… 북격비도 접안구역 인근에 ‘표지석’도 우뚝

등대 위치한 북격비도에서 ‘7.4격렬비열도의 날’ 선포 기념 뜻깊은 행사 열려

2024.07.04(목) 16:51:04 | 주간태안신문 (이메일주소:east334@hanmail.net
               	east334@hanmail.net)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등도 동행해 선포 의미 되새겨

망망대해 그 너머 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겁게 퍼 올려
등대 불빛을 밝히는
서해 끝 섬

온몸 뒤틀며 태어난 기억
파도소리 홰칠 때마다 귓전에 여전한데
두 눈 껌벅 껌벅 황소처럼 드러누워
또 무슨 꿈을 꾸는가

대륙을 휘달리던 바람 소리를 키질하듯
산둥반도로 가던 장보고의 박동 소리를 풀무질하듯
독수리의 날개 짓으로 이 바다를 휘몰이 하는
해안선 주상절리로 아로새기고
틈틈이 해국을 피워 흔들면서
다시 비상을 꿈꾸는 섬

멀리서 바라보면 유채꽃 원추리로 노랗게 출렁이고
등대지기 거닐던 동백 후박나무 밀사초 섶길 위로
포물선 그리며 푸른 바다에 수를 놓는
새들도 쉬어가는 삼형제의 섬

격렬비열도

<섬문화연구소장 박상건 시인의 ‘꿈꾸는 격렬비열도’ 전문>


등대가 위치한 북격비도 등대를 배경으로 7.4격렬비열도의 날 선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등대가 위치한 북격비도 등대를 배경으로 7.4격렬비열도의 날 선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역사적인 7월 4일 격렬비열도의 날 선포를 앞두고 지난 6월 3일 등대가 위치한 북격렬비열도에서는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의 자작시 ‘격렬비열도’가 낭송되고, 가세로 군수가 작사한 ‘그리운 태안’의 가곡 소리가 소프라노 임청화의 청아한 목소리를 입고 인근의 동격렬비열도와 서해 영해기점인 서격렬비열도까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또한, 북격비도에 입도하는 길목에는 격렬비열도의 날 지정, 공포를 기념하는 표지석도 우뚝 섰다.

‘서해의 독도’로 일컬어지는 격렬비열도는 행정구역상 근흥면 가의도리에 위치해 있으며, 안흥항으로부터 50여km 떨어져 있다. 

7,000만 년 전 해저화산폭발로 만들어져 마치 기러기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격렬비열도’는 등대가 위치한 북격비도와 서해영해기점인 서격비도, 3개의 격비도 중 가장 큰 면적의 동격비도 등 3개 섬과 9개 부속도서로 이루어졌다.

군에 따르면 예로부터 ‘중국 산둥반도에서 우는 닭 울음이 들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올 정도로 백령도보다 본토에서 더 멀고 가거도보다 중국에 더 가까운 섬인 격렬비열도는 대한민국의 영해를 결정짓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영해기점 도서’(서격비도) 중 하나다. 서격비도는 특히 지난 2014년 중국의 한 사업가가 매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정부에서 외국인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빼어난 자연환경과 우수한 생태적 가치로 환경부에서 ‘특정도서’로 관리하고 있는 격렬비열도는 2022년 국무회의를 거쳐 7월 4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 공포됐으며, 2027년부터 4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30년까지 부두 135m와 호안 66m의 항만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헬기착륙장도 1개소 들어선다.

태안군은 격렬비열도의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 지난 5월 31일 ‘태안군 격렬비열도 가치 증진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해당 조례에서는 매년 7월 4일을 ‘격렬비열도의 날’로 정했으며, 기념행사와 문화예술행사, 교육, 학술연구 및 탐사도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공 또는 민간이 주관하는 교육, 연구, 탐방 등의 행사를 위해 태안군 보유의 관공선 운항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왜 7월 4일을 격렬비열도의 날로 지정했나

“西海의 孤島 대한민국 영해기점 태안 격렬비열도
2019년부터 태안군수에 의해 격렬비열도 국가관리연안항이 2022년 7월 4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지정 공포됨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7.4 격렬비열도의 날’로 정하고 이 비를 세우다.”
<태안군수,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북격비도 접안구역 인근에 격렬비열도의 날을 기념하는 표지석이 설치됐다. 사진은 지난 6월 3일 열린 표지석 제막식.

▲ 북격비도 접안구역 인근에 격렬비열도의 날을 기념하는 표지석이 설치됐다. 사진은 지난 6월 3일 열린 표지석 제막식.


7월 4일을 격렬비열도의 날로 지정한 이유가 함축적으로 담긴 표지석이 등대가 위치한 북격비도에 입도하는 길목에 세워졌다. 표지석에는 격렬비열도의 날로 지정된 7월 4일로 건립일을 새겼다.

그리고 지난 6월 3일 표지석이 설치된 이곳에서 가세로 군수를 비롯해 국가어항 등 항만인프라 구축과 항만운영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류승규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 김낙중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성신여대 김정섭 교수, 소프라노인 백석대 임청화 교수, 그리고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 윤현돈 초대 회장과 본지를 비롯한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표지석 제막식 등 뜻깊은 행사를 통해 격렬비열도의 날 선포의 의미를 되새겼다.


표지석에 새겨진 바와 같이 ‘격렬비열도의 날’이 7월 4일로 정해진 데는 지난 2022년 7월 4일 국무회의에서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최종 지정, 공포된 날에 의미를 두고 기념일로 정했다.

이에 대해 가세로 군수는 지난 6월 3일 북격비도를 찾은 자리에서 “우리나라 23개 영해기점 중 22번째로, 지자체에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2019년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 건의했다”면서 “격렬비열도는 서해영해기점이자, 황금어장을 지켜내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 그리고 예고 없는 기상이변으로 피항시설이 필요하는 등 실효적 지배 차원도 중요하지만 여러측면에서 누구나 가고 싶은 섬이 필요했고,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도 약속을 지켜 2022년 7월 4일 최종 국무회의에서 국가관리연안항으로 확정됐다”고 필요성과 의미를 부여했다.

류승규 대산해수청장은 부연으로 “북격비도는 산림청 소유로, 해수부가 관리하고 있는데, 서격비도와 동격비도는 안면도, 부천 등에 거주하는 사람이 주인으로, 국가에서 매입하려고 했지만 합의가 안돼 못사고 있다. 계속 접촉 중”이라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지금은 거래가 불가하다. 울릉도사람이 격비도에 배를 델 수 있는 시설이 국가관리연안항인데 현재 용역 중으로 3천톤급까지 정박 가능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설계 중인데 수심이 상당히 깊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수 있다”면서도 “우리어선만 피항하는 게 아니라 중국어선도 피항해야 하는데, 중국과 우리나라가 268km로 통제가 필요하고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도 했다.

동행한 김낙중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격렬비열도에 와 보니 태안군수와 대산해수청장의 협조 덕분에 충청남도의 역사문화, 특히 섬문화에 있어서 또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연구원도 우리 도서문화, 섬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은 “주민과 어우러지는 스토리텔링과 주민들 경제도 활성화되고, 또 등대의 역할도 광범위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으며, 성신여대 김정섭 교수는 “영해기점 23개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있는 아주 의미심장한 섬인 동시에 많은 문인들이 사랑의 선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격렬비열도 날이 지정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의 윤현돈 회장은 “민간 차원에서 도울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으며, 북격비도 가장 높은 곳에서 ‘그리운 태안’을 부른 임청화 교수는 “가슴이 굉장히 벅차다”면서 “태안을 무척 사랑하는 성악가로서 더 많이 태안을 홍보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격렬비열도 표지석 논란 ‘일단락’… 군, “금강유역환경청과 변경 협의 끝냈다”

한편, 지난 6월 3일 북격비도에 입도하는 길목에 세워진 격렬비열도 표지석 위치와 관련해 당초 협의된 등대 인근이 아닌 북격비도 하단부에 설치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를 관할하는 금강유역환경청과 설치 위치 변경협의를 마쳐 논란이 일단락됐다.

표지석 설치 위치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지난달 11일 열린 기획예산담당관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진권 의원이 격렬비열도 접안구역과 인접해 설치된 표지석에 대해 위치문제를 지적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행감 당시 김 의원은 격렬비열도에 설치하려던 표지석은 당초 근흥면 가의도리 511-1번지였지만 현재 설치된 위치는 근흥면 가의도리 511번지라고 지적했다. 당초 협의된 장소인 가의도리 511-1번지는 북격렬비열도 정상부의 등대 부근이지만 이번에 표지석이 설치된 가의도리 511번지는 격렬비열도 접안구역 인근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이에 김 의원은 “가의도리 511-1번지에 허가를 신청해놓고 (6월)3일 제막식은 511번지에 표지석을 설치해놓고 다시 변경 허가 신청을 했는데, 행정에서 가능한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경신 기획예산담당관은 “당초에는 가의도리 511-1번지로, 해양수산부에서 환경보호 관련 협의허가는 다 받았지만 불가역적으로 당초 위치에 설치하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현장을 갔을 때 현장 여건에 맞게 설치한 것”이라면서 “설치된 위치가 입도하는 분들의 첫 눈에 띠고 격렬비열도의 상징성이라든가 의미가 크게 눈에 들어왔고, 그 위치가 오히려 더 적정하다고 판단을 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군 기획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강유역환경청에서 (표지석 설치 위치에 대한) 변경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했고, 금강유역환경청 및 대산지방청과 변경 협의를 끝냈다”면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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