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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쳐가며 읽는 칼럼┃소통공간] 인무원려 난성대업 (人無遠慮 難成大業)

2023.12.13(수) 23:22:41 | 놀뫼신문 (이메일주소:nm4800@daum.net
               	nm4800@daum.net)


안중근의사 유묵 - 인무원려난성대업 _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 안중근의사 유묵 - 인무원려난성대업 _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1910년 2월 안중근 의사는 여순감옥에서 ‘人無遠慮 難成大業(인무원려 난성대업)’이라는 유묵을 남겼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이다. 논어 위령공편에서도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라며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내에 근심이 있을 것’이라고 설파했다.
이렇게 ‘윈려’ 즉, ‘멀리 생각한다’는 것은 작금의 4차산업 혁명 속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뜻으로써 ‘정해진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리더는 미래를 예측하는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지구의 자전 영향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일명 ‘코리올리 힘’이라고도 불리는데, 북반구에서 태풍이 오른쪽으로 돌면서 이동하고, 변기물이 오른쪽 방향으로 돌면서 내려가는 게 바로 ‘코리올리 힘’ 때문이다. 
반면 적도에서는 그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런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게 중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상반된 양쪽의 가치는 언제나 다르기 때문에 중용이 꼭 한가운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변화 앞에서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방향성이 없는 더듬이가 고장난 베짱이에 불과할 따름이다.
비근한 예를 보자.
1981년 9월 30일 바덴바덴 IOC총회에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도 없던 개발도상국 한국이 5년을 준비한 경제대국 일본을 누르고 올림픽을 유치했다. 그것도 채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유치신청서를 낸 서울이 일본 나고야를 ‘52 대 27’로 누르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유치전의 방향성’을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반면 2030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한마디로 전략에서 분석에서 방향성이 없었던 영혼 없는 프로젝트였다. 사실상 유치를 포기한 이탈리아 로마도 17표를 얻었는데 5500억 원을 썼다는 부산이 어떻게 고작 29표만을 얻었는지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수년간 엄청난 국가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접근한 ‘방향성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논산과 계룡의 ‘시정에 대해서 논의(論議)한다’면?]

논의하다, 의논하다에서 ‘의논(議論)’이란, ‘어떤 일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음’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議)와 논(論)은 서로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검사의 논고, 변호사의 변론, 언론의 논객이나 정치평론가에서 보듯이 논(論)은 반드시 반듯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논(論)은 기본적으로 지나간 일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에서는 논(論)이 아니라 의(議)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국회의원, 시의원, 의회라고 칭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하여 방향을 제시하여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논(論)과 의(議)의 확실한 잣대는 ‘과거형이냐, 미래형이냐’의 차이에 있다. 
그렇다면 백성현 논산시장의 시정에 대해서 ‘논의(論議)’해 보자. 
백 시장은 지난 1년 반이라는 탄지지간(彈指之間)의 시간 속에서도 거문고 줄을 바꿔매면서 소멸의 도시를 부흥의 도시로 바꾸기 위한 새로운 가치들을 끊임없이 주문하면서 논산을 새롭게 디자인하였다. 
급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작금의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백 시장은 인고의 시간 속에서 준비해 온 ‘개혁의 담론’들을 차근차근 풀어왔다.
여타 단체장들처럼 집권 초기 경험 부족으로 시정 운영에서 미숙함을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2년 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제 뭘 좀 알 것 같다’는 자신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집권 2년 차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백 시장에게 쓴소리하는 참모는 한 명도 없는 듯하다. 
그럴수록 백성현 시장은 ‘대화를 경청하면서 크게 결단하되 권한은 위임하라’는 도덕경의 핵심 사상인 ‘무위지치(無爲之治)’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도 ‘만기친람의 통치’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논산은 지방소멸, 딸기엑스포, 시청사 신·개축 등 널브러져 있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현안들이 머지않은 미래에도 널브러져 있지 않기 위해서는 리더는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미래를 예견하며,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슬기롭고 새로운 정책으로 융·복합하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논의(論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반면, 이응우 계룡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논의(論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지난 1년 6개월간 계룡시장의 시정운영의 방향성을 찾기 이전에 ‘불발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응우 계룡시장에게는 ‘시민들에게 간절히 묻고, 가까운 일부터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논어의 ‘절문근사(切問近思)’ 이야기를 권하고 싶다. 이는 공자와 제자들이 나눈 이야기를 모은 ‘논어에 답이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불공평해도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불통의 아집을 버리고 시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2년 이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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