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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소통공간] ‘살계취란’의 가격할인에 대하여

지속력과 자생력 갖춘 골목상권 육성의 실체

2023.08.30(수) 22:49:44 | 놀뫼신문 (이메일주소:nm4800@daum.net
               	nm4800@daum.net)


‘계란을 얻고자 닭을 죽인다’는 의미의 ‘살계취란(殺鷄取卵)’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성급하게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눈앞 이득에 눈이 어두워 욕심을 내다가는 장래의 큰 이익을 해친다’는 이야기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것이다.
작금 계룡시가 개청 20주년을 맞이해 벌이고 있는 “외식업주 사장님이 쏜다”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살계취란 정책’이다.
계룡시(시장 이응우)는 9월 한 달간 계룡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한다. 또한 계룡사랑상품권 사용액의 10%(최대 3만 원)를 캐시백 형식으로 환급해 준다. 환급 기간은 예산 1억 원이 소진될 때까지이다. 
여기에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엿새간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주는 외식업소를 32군데 모집하였다. 이렇게 음식값을 최대 30%까지 할인하면서 개청 20주년을 기념하고 골목상권을 살려보겠다는 이야기다.
즉, 개청일인 9월 19일을 전후해서 1만 원짜리 곰탕을 7천 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잠시 반가운 일이 될지 몰라도 “과연 반짝 세일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을까?”, 구매에 가치가 부여되지 않은 가격할인은 가격이 원상복구되면 소비가 더 위축된다는 사실을 계룡시만 모르고 있는듯하다.
왼쪽 주머니에 있는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바꿔 넣으며 이걸 수입으로 계산하는 맹구식 회계처리가 계룡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가격할인이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을까?

계룡시민 입장에서 보면, ‘계룡사랑상품권’이라는 할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계룡지역 외의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 이커머스 등의 편의를 포기하면서까지 계룡지역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계룡사랑상품권’을 이용하는 인센티브가 계룡시의 재정투입에 기반하는 만큼, ‘계룡사랑상품권’의 사용량이 늘수록 계룡시의 재정부담도 늘어나는 모순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계룡사랑상품권’으로 인한 매출 효과가 지역 내 모든 소상공인에게 동일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는 일반적인 보조금과 달리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계룡사랑상품권’의 혜택이 지역 내에서도 더 경쟁력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골목상권의 소상공인이라도 서로 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상공인들은 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계룡사랑상품권’의 혜택을 떠나서, 굳이 계룡의 상품과 서비스를 “왜, 소비해야 하는지?”를 계룡시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시민들의 구매 결정에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고, 소비의 이유를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계룡사랑상품권’도 골목상권을 살릴 수가 없다. 
계룡시도 역시 분발할 일이다. 할인과 캐시백 등으로 단시간 붐만 일으키는 정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속력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골목상권을 육성하는 정책과 소상공인의 생존율을 높이는 정책 등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우선 서울의 연남동, 성수동, 한남동과 같이 우리 지역만이 가진 환경이나 문화적 자산 등을 발굴해서 ‘엄사리 골목 이야기’, ‘금암동 특화 상품’ 등을 상권과 연결시켜 다른 곳에는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콘텐츠로 ‘골목상권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계룡시는 초기 전 재산을 들여 창업하는 소상공인에게 자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컨설팅과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상인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골목에는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상인들 의견과 전문가 분석을 통해 골목의 상징물 혹은 로고를 제작하고, 상권지도나 골목 포토존, 로컬 굿즈 판매점 등을 만들고, 상점과 원데이클래스 등에 활용할 대여 공간도 구성한다.
그렇게 서민경제 전반이 기지개를 켤 수 있도록 골목상권의 콘텐츠와 인프라를 키울 수 있는 ‘지역경제 민생대책’을 책상이 아닌 골목에서 펼쳐야 할 것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의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시민들과 마주보고 주고받는 소통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6시 퇴근 종이 울리면 대전으로 세종으로 퇴근하는 계룡시 공복들이 ‘계룡사랑상품권’을 사용이나 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현대그룹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이 자주 사용했던 “임자 해봤어?”가 회자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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