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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홍성 이응노마을 문화예술잔치 열렸네

늦가을 흠뻑 취한 우연한 소풍

2017.11.10(금) 01:26:46 | 히어리 (이메일주소:kcreat@naver.com
               	kcreat@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홍성 이응노 마을. 연잎 푸른 시절의 생가 사진을 우연히 본 뒤로 항상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그랬던 곳을 일행 중 한 명의 제안으로 우연히 들르게 되었다. 

홍성이응노마을문화예술잔치열렸네 1

무대에는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생가 마당에는 음식이 차려지고 있었다. 마침 한바탕 마을 잔치가 벌어진 날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응노마을 문화예술잔치 라는 글자들이 보였다. 빈 자리에 앉으니 한 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와 자봉 학생들이 수고해주셨다.) 처음 먹어보는 연잎 국수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맛은 기본이고 후한 인심까지! 어디가서 돈 안내고 이런 상 받아보기 힘든 시절이긴 하다.  

홍성이응노마을문화예술잔치열렸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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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잠궈 놓고 겉모습만 구경하는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이렇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잔치를 벌이는 장소라니. 고암 이응노 선생이 흐뭇해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맹이 시절 우리동네에도 이런 잔치를 벌이던 곳이 있었는데! 음식 준비하시는 마을분들 모습을 보니 그 시절 추억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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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마을은 2015년부터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벌여왔는데 이날은 마침 그 사업을 마무리 짓는 자리였다. 이름없던 작은 농촌 마을에서 주민들이 함께 하는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지금까지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책자를 들춰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홍성이응노마을문화예술잔치열렸네 6

이날은 찻집에서도 연잎차를 무료로 나눠주었고, 미술 작품이 전시중인 기념관도 무료 입장이었다. 뜻하지 않은 호사를 누린 셈이다. 생가 기념관에는 2016년 제 3회 고암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은태 작가의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작품을 모두 돌아보고 나오면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내가 발딛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을 마주한 기분이라고 할까. 거기에 우리 엄마도 있고 남편도 있고 내 아이도 있었다. 물론 나도.  

기도2, 2007 요철장지에 아크릴
▲ 기도2, 2007 요철장지에 아크릴

둑방길, 2012 캔버스에 아크릴
▲ 둑방길, 2012 캔버스에 아크릴

기다리는 사람들, 2015 캔버스에 아크릴
▲ 기다리는 사람들, 2015 캔버스에 아크릴

전시장을 나온 일행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기념관 옆 찻집에서 받아든 따뜻한 연잎차를 두 손으로 감싸들고 연밭으로 걷는다.
겨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분위기다.     

홍성이응노마을문화예술잔치열렸네 7

11월 4일 그날은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 개관 6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한다.
우연히 들렀던 우리들에겐 늦가을 정취에 흠뻑 빠졌던 소풍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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