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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화선지에 흑과 백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혼자서 동양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2013.12.15(일) 19:55:43 | 찌삐소녀 (이메일주소:tpfpsk1379@naver.com
               	tpfpsk137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화선지에흑과백으로생명을불어넣다 1


주말에 어머니와 함께 노스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인사가 끝나고 자리에 앉자, 스님이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그리고 레퀴엠의 진혼곡을 틀어주셨습니다. 옛날에 바이올린을 켜신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음악적 감각이 매우 뛰어나셨습니다.

스님 집안 입구 쪽에는 예쁜 새들이 고운 자태로 앉아있습니다. 이 새들은 스님이 공부할 때에는 조용하지만, 손님이 오면 지지 배배거리며 맑은 노래를 불러줍니다.

스님은 귀한 말차를 가지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저희에게 차 대접을 해주셨습니다. 제자한테 선물 받았다는 고가의 도자기 그릇에다가 담아 주시는데, 너무좋은 대접을 받는 것 같아 황홀했습니다.


화선지에흑과백으로생명을불어넣다 2


입자가 고운 녹색빛 거품이 나는 말차입니다. 한 모금 뜨끈하게 들이키니 고유의 진한 향과 씁쓸함이 어우러져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일반 시중에 파는 차들과는 달리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진귀한 차라는 것은 맛을 통해 단번이 알 수 있었습니다.
 

화선지에흑과백으로생명을불어넣다 3


노스님이 쓴 노화순청(爐火純靑) 이라는 붓글씨입니다. 스님은 순박하고 득도한 노화순청의 경지에 중국 청나라 화가 팔대산인의 동양화 집을 보여 주셨습니다.

팔대산인은 중국 왕족 출신으로 나라의 혼란기에 산중의 절에 들어가서 자연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나무와 꽃 그리고 새들의 모습이 몹시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 경이로웠습니다. 팔대산인은 중국 왕족 출신으로 나라의 혼란기에 산중의 절에 들어가서 자연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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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보여주신 팔대산인의 그림을 보고 동양화의 오묘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새를 참지 못하고 늦은 저녁 시간에 우여곡절 예산 시내에 있는 문구점에 가서 서예도구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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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가격의 서예도구를 사면서 정말 다행이었던 점은 이번 충남 인재 장학 육성 재단에서 예능분야 우수장학금을 타게 되어 가격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 장학금을 가지고 그동안 못 다녔던 미술 학원비로 사용할까 고민이 정말 많았었지만, 천재들은 모두 혼자 터득하여 자신만의 글씨체, 그림체를 갖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언뜻 떠올랐습니다. 그 말에서 힌트를 얻어 미술학원에 낼 비용 대신, 제게 꼭 필요한 미술 도구를 구입하여 스스로 독학해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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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제가 처음으로 서예 붓을 잡아 완성한 첫 번째 작품입니다. 비록 실수 투성이지만, 첫 작품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어 제게는 매우 소중한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서 제 옆에 앉아 말씀하시길, 세상의 명예와 부를 위한 것 보다 진정한 자연 속의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야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하셨습니다.

위 그림을 핸드폰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많은 친구가 관심을 보였어요. 또한 학교 선생님께서 "멋진 그림. 천재 재능." 이라고 댓글을 다신것에 힘업어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그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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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사슴과 산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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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매화나무 위에 앉아있는 새의 자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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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그린 것 중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진 작품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섬세한 붓질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그만큼 정성과 집중에 많이 힘써 그린 것으로 완성한 후에 보람도 많았습니다. 

겨우 이제 3점의 작품밖에 그리지 못했지만, 잠시나마 동양화 특유의 세련되고 멋스러운 맛에 빠져 작품을 완성하는 동안 힘든 줄 모르고 그려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주말마다 집에 올 때마다 몇 작품씩 꾸준히 그려 나날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양화에 관심이 생긴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동양화에 대하여 지식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 훗날 만약 그때까지도 제가 손에 붓을 놓지 않고 있다면, 전 세계에를 통틀어서 동양화의 끝없는 매력을 널리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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