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주민을 위한 행정, 충청남도의 자랑

[도민리포터] 서천군의 오지마을 운행 '희망택시' 기사님 인터뷰

2013.08.09(금) 11:04:05 | 유병화 (이메일주소:dbqudghk30@hanmail.net
               	dbqudghk3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적, 이맘 때 쯤에는 마대 자루에 가득 담은 옥수수, 붉은 고추를 들쳐 메어 달구지에 싣습니다. 

 달구지는 시골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장에 내다 팔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에 들어서 마을에 버스가 들어와 소달구지를 끌고 나가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버스에 웬만한 농산물 자루는 죄다 실어서 날라다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세월이 변했습니다.

 이제 농촌에 농촌 버스들이 타산이 안맞아 운행 횟수를 슬슬 줄이더니 어느틈엔가 아예 운행 자체를 끊어버렸습니다. 농촌으로 운행하던 버스 노선을 폐지해 버린 것이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촌에는 노인들이 많이 살고 계십니다. 여전히 농사를 지으며 농촌을 지켜주고 계신 그분들, 농산물을 읍내 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데 버스는 안 들어오고...

 더군다나 연세가 많으시니 병원에도 자주 가 봐야 하는데 그렇다고 택시를 불러 타자니 그 비용에 엄두가 안납니다. 병원 갈 일을 참으며 집에서 끙끙 앓다가 병을 자꾸 더 키우는 경우가 예삿일입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천에서 이런 농촌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얼마전 아주 기가막힌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름하여 ‘희망택시’입니다.

서천군에서 운행중인 희망택시. 서천수산물시장 앞 택시정류장입니다.

▲ 서천군에서 운행중인 희망택시. 이곳은 서천수산물시장 앞 택시정류장입니다. 이 분은 도민리포터가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장천일 희망택시 기사님이십니다.


 신문에서 우연히 서천의 희망택시가 농촌 주민들에게 너무나 유용한 역할을 한다는 기사를 보고 서천으로 직접 찾아가 장천일 택시 기사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사님께서는 희망택시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 희망택시요? 농민들에게는 너무 좋지요.”
 택시 기사님은 농촌에 직접 택시를 몰고 다니시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그게 제일 궁금한 포인트이기에 바로 여쭈었습니다.

인터뷰중에 친절하게 희망택시 설명을 해주시는 장천일 기사님.

▲ 인터뷰중에 친절하게 희망택시 설명을 해주시는 장천일 기사님.


 “택시에 4명이 탈수 있잖습니까. 그러면 농민 승객 1사람당 1100원을 받습니다. 이 액수는 평소에 버스가 받던 요금하고 똑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4명이 탔으니까 4400원이 되겠지요. 거기다가 나머지 일부를 제가 서천군에서 보조를 받는 형식입니다. 그러면 농민들은 버스와 똑같은 1100원만 내면 되는데 오히려 버스보다 편한 택시를 타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예전에는 버스회사들이 어려우니까 서천군에서 보조금을 지급해 주었는데 이렇게 택시에게 주는 보조금이 훨씬 덜 든다고 합니다. 그러니 군청도 좋은 일이지요.”

희망택시 운행 시간표와 운행 마을

▲ 희망택시 운행 시간표와 운행 마을


  예를 들어 서천읍내에서 A라는 마을까지는 평소 택시요금이 5000원 나왔는데 4명이 타면 2만원어치가 됩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평소 버스요금인 1인당 1100원씩만 내고 원래 총 요금인 2만원에서 1인당 1100원씩 4명치의 4400원을 뺀 14600원은 군에서 택시기사님에게 보조를 해주는 방식입니다.

 택시는 1주일에 월,수,금 3일간 운행하는데 아침 출발과 오후 귀가에 맞춰 1회씩 다닙니다. 이렇게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읍내에 나갈 일이 있는 시골 어르신들은 사전에 서로 연락을 취해 언제 누구누구가 함께 나가자고 약속을 해 둔 다음 택시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희망택시 운행 일지. 이것을 서천군에 제출하고 보조금을 받습니다.

▲ 희망택시 운행 일지. 이것을 서천군에 제출하고 보조금을 받습니다.


 아주 합리적인 제도였습니다.
 덕분에 농촌 노인들은 병원이나 시장 보기가 너무 좋고 특히 무거운 농산물을 택시로 쉽게 운반할수 있어서 최고라고 합니다.

 현재 서천군 읍내에서 각 시골로 운행하는 희망택시는 모두 17대라 합니다.
 서천군청에 알아보니 과거에 23개 마을에 버스를 운행하려면 2대가 필요하고 연간 2억원이 소요되었지만 이렇게 희망택시를 운행해 보니 1년 예산이 8천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희망택시가 훨씬 경제적이라는게 증명된 셈이지요.

 

택시 운전석에 앉아 있는 장천일 기사님

▲ 택시 운전석에 앉아 있는 장천일 기사님


 그리고 이런게 군민들을 위한 행정인데도 혹시 선심성이다 뭐다 해서 선거법에 저촉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 역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아무 문제 없는 제도라는 결론을 얻어 냈다고 합니다.

 

농촌으로 승객을 태우러 떠나는 희망택시.

▲ 농촌으로 승객을 태우러 떠나는 희망택시.


  현재 이렇게 희망택시가 운행되는 지역은 서천읍 삼산3리, 화성1.2리, 마서면 옥북1리(역리), 옥북2리(남상), 당선1리, 마산면 시선리 탐시·선동리, 관포리 상관 화관리, 군간리, 문산면 구동2리, 수암1리, 판교면 금덕1리, 만덕리, 선풍리, 흥림2리, 문곡리, 우라리, 종천면 지석리, 도만리, 산천1.2리, 종천2리라고 합니다.

 주민들을 위한 이런 행정, 충청남도의 자랑이 아닐까 합니다. 충남 도내 각 시군의 마을버스가 들어가기 어려운 오지 농촌에 서천의 희망택시 같은 제도가 생기길 희망해 봅니다.
 

 

유병화님의 다른 기사 보기

[유병화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