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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음이 저절로 정갈해지는 부여 무량사

2013.03.18(월) 17:33:28 | 유 희 (이메일주소:eyu07@hanmail.net
               	eyu0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바람이 달라졌다. 봄을 가득 품은 듯, 부드럽다. 반짝이는 햇살에 이끌리어 부여 무량사를 찾았다. 
 
충남 부여 만수산 자락에 있는 무량사는 신라 시대 문성왕 시절 범일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만수산의 정경과 보물로 지정된 석탑과 극락전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사찰로 사랑받고 있다. 무량사의 전각, 기와, 기둥에 배인 만수산 바람의 풍류와 세월의 더께에 마음이 정갈해졌다.
 
무량사는 김시습과의 인연으로 더 정감 있는 산사이다. 김시습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지은 조선시대의 학자이다. 또한 단종을 향한 절개를 지킨 충신이기도 하다. 어린 단종을 내쫓고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자 김시습은 벼슬을 포기하고 머리를 깎고 세상을 유랑했다. 이러한 충절 덕분에 김시습은 생육신으로 불린다고 한다.
 
 

무량사 영정각

▲ 무량사 영정각


그가 이 생애 마지막으로 머무른 곳이 무량사이다. 김시습의 초상화를 모신 무량사 영정각에서 그의 절개를 기릴 수 있다. 의를 위해 갓 20세가 넘은 젊은 나이에 벼슬을 길을 포기하고, 세상을 유랑했던 김시습을 떠올리며 진중히 삶의 길에 대해 고민해 본다.

무량사 경내 밖 무량암 가는 길에 김시습의 (부도)탑이 있다. 부도는 오랜 수양을 한 사람의 몸에 생기는 사리를 보관한 탑이다. 
 
 

부여 만수산 무량사 일주문

▲ 부여 만수산 무량사 일주문


무량사로 향하는 길목, 일주문을 지났다. 오랜 세월, 이 길을 지킨 듯 빛바랜 현판이 아련하다. 세상과 산사를 나누는 듯하다. 한적한 소나무 숲길이 고요하다. 산속을 가르는 앙증맞은 새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은 다리, 잘 정돈된 산길을 한가로이 거닐다보니, 잡다한 생각이 사라진다. 낡은 현판이 운치있어 흑백으로 담아보았다.  

 

사람들의 기원 담은 돌탑

▲ 사람들의 기원 담은 돌탑


천년고찰 무량사 가는 길, 양지바른 곳에 사람들의 소망이 쌓여있다. 정성스럽게 돌을 쌓으며 사람들이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희망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의 기원이 이루어졌기를 바라면서, 살폿 돌을 쌓아 본다. 봄 햇살이 참 따뜻했다.
 

 

무량사 극락전과 석탑, 하늘

▲ 무량사 극락전과 석탑

 

눈을 부릅뜬 사천왕이 지키는 천왕문을 지나면 무량사 경내가 한눈에 보인다. 보물로 지정된 5층석탑, 고려 초기에 조성된 석탑이 장중하다. 석탑 너머로 극락전이 보인다. 2층으로 조성된 극락전이 웅장하다. 밖에서 보면 2층의 건물이지만, 극락전 안은 하나로 트여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극락전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다. 비닐장막 너머로 아스름히 불상을 볼 뿐이다. 극락전 윗층의 전각이 위풍당당한 옛모습을 가늠케한다. 무량사 극락전의 윗층 처마와 석탑, 푸른 하늘의 조화가 멋스러웠다.
  

무량사 전각의 풍경

▲ 무량사 전각의 풍경


산사에서 듣는 풍경소리는 바람이 만드는 음악이다. 바람의 운율에 따라 멈추었다, 울렸다 하는 풍경 소리가 청아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한참 동안 풍경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고용하게 가라앉았다. 바람에 따라 춤을 추듯 움직이는 풍경의 물고기조차 평안해 보였다.

만수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무량사, 천년의 시간을 품은 무량사에서는 시간이 여유롭게, 더디 흘러갔다. 그 여유로움에 마음이 고요해지고, 맑아졌다. 보수공사 중이라 극락전의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만수산의 숲길과 무량사의 여러 전각, 풍경 소리 덕분에 더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절개를 품은 김시습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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