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서북구 직산읍 군서리에는 직산향교가 있어요. 향교주변에는 온조왕사, 직산현관아, 사산성이 있는데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녀왔어요.



직산향교가 있는 군서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에요. 향교 앞에 주차공간이 있으니 주차는 편하게 할 수 있으며 향교 앞에는 홍살문이 있어요. 홍살문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나무문인데 오랜 세월이 지나서인지 이곳에 있는 홍살문은 붉은빛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어요.



직산향교는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유학을 가르치던 조선시대 관립 교육기관이에요. 1413년(태종13)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본래 위치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200m 떨어져 있는 구향교골인데 숙종대에 이곳으로 옮겨졌어요.



입구로 들어가면 교육공간인 명륜당을 마주하는데 앞쪽에 교육공간을 두고 뒤쪽에 제례 공간인 대성전을 두는 전학후묘 배치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명륜당 양 옆으로는 동재와 서재가 자리잡고 있어요. 
명륜당에는 직산향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조선시대 직산 선비의 향촌 활동을 알리는 문서자료가 보존되어 있어요.



직산향교에서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매월 음력 1일과 15일에 직산향교 명륜대학 교양강좌가 열리며 가족과 함께가는 항교 놀이터도 열려요. 향교놀이터는 초동학생을 동반한 가족이 신청할 수 있으며 11월까지 일정이 예정되어 있으니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분들은 자녀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위쪽에 대성당이 있는데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제를 지내는 공간이에요. 봄, 가을에는 공자에게 제례를 올리는 춘추석전제례가 진행되고 현재까지 다양한 유림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고개를 들어 잠시 처마를 살펴 보았는데 단청이 너무나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어요. 파란 하늘아래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단청이 눈길을 끌었어요.



대성전 옆 소나무에 알록달록한 소원지가 걸려 있어요. 이 소원지도 프로그램을 통해 걸어 둔 것 같은데 저마다의 소원을 천천히 살펴보면 대부분 행복, 건강, 금적적인 것이 적혀 있는데 어찌 보면 우리 모두의 소원인 것 같기도 해요. 



향교 옆에 외문이 하나 있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온조왕사당을 볼 수 있어요. 온조왕은 주몽과 소서노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백제를 세운 왕으로 알려져 있어요. 본래의 사당은 직산현 관아 동북쪽 2km정도 거리에 세웠고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지만 사당은 정유재란에 불타 없어졌다고 해요. 이후 남한산성에 온조왕 사당인 숭렬전을 건립하였어요.
천안시에서는 예전 기록을 토대로 이곳에 다시 온조왕사당을 신축하였는데 온조왕을 알리고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하고 있어요.



직산향교가 있는 마을은 예쁜 벽화로 꾸며져 있어요. 바로 옆에 있는 직산관현아까지 차를 가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벽화를 감상하고 싶어 천천히 걸어갔어요. 물론 뜨거운 볕이 산책길을 방해하긴 했지만 그나마 볕이 강하지 않은 오전에 손선풍기 하나 들고 가니 갈만했어요.



신나게 탈놀이를 즐기는 벽화도 있고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화속 풍경이 담긴 벽화도 있고 각각의 담장에 예쁜 벽화들이 가득해요.



조금 걸어가니 직산현관아가 나왔어요. 직산현관아는 조선시대 행정 관청 건물로 임진왜란 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어요. 과거에는 꽤 많은 건물이 있었는데 현재는 내아, 동헌, 내삼문, 외삼문 등 4동이 남아 있다고 해요.
외삼문에는 호서계수아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는 경기도와 경계를 이루는 호서의 첫 관문이라는 뜻으로 한양에서 삼남으로 통하는 길목을 상징하는 장소로 많은 관리와 시인이 오가며 글을 남긴 곳이에요.



외삼문 옆 담장에는 수많은 비석들이 세워져 있어요. 비석들은 관찰사와 직산 현감의 선정지, 영세불망비들이인데 오래된 비석 사이에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은 비석들도 세워져 있어요. 



안쪽이 궁금했지만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지 못했고 담장너머로 살짝 들여다 보았어요. 내삼문을 지나 외동헌이 자리잡고 있고 그 뒤에 내동헌이 있어요. 외동헌은 현감들이 업무를 보던 곳이며 내동헌은 현감이 살던 관사에요. 
그리고 위쪽으로 가면 사산성까지 오르는 길이 있었지만 그곳까지는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가지 않았어요. 역사 탐방하면서 천천히 둘러본 직산읍 군서리는 조용히 둘러보기 좋았어요. 진산현관아 앞에 문화관광해설사의 집도 있었는데 해설사분과 함께 둘러보면 더욱 유익할 것 같아요.

문화재를 시민들과 함께 즐기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좋은 직산향교와 직산현관아,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서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직산향교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군서리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