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봄비가 내리는 날 집에서 가까운 공주 마곡사에 다녀왔답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비가 내려서인지 아침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평일 오전이어서인지 비 오는 날의 운치와 마음이 차분해지는 조용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답니다.
마곡사는 공주 사곡면 태화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라고 합니다. 삼국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니 아주 오래된 사찰이기도 하고, 201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2018년 1월 22일에는 마곡사 일원이 충청남도 기념물 제192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상가 주변에 주차를 하고 사찰까지 걸어가셔도 되고 사찰 입구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가 주차를 해도 된답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주차 요금은 내야 합니다. 저는 비가 내리고 있어 사찰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곡사로 향했답니다. 오랜만에 비 내리는 흙길을 걸으며 보는 돌담이 이렇게 아름다울줄은 몰랐답니다.
이곳은 해탈문입니다. 조선시대 건축물로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여기를 지나가게 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가게 되며 해탈을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저도 경건한 마음으로 해탈문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봄이 되면 바로 옆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아름다우니 3월 말에 찾아가시면 좋을 것 같았답니다.
해탈문을 지나 걷다 보니 돌담 아래에 누군가가 쌓아 놓은 작은 돌탑이 봄비를 맞으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답니다.. 아마도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겠지요. 저도 작은 돌을 집어 탑을 쌓으며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빌었답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었지만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사찰을 찾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답니다. 조용하게 서로 이야기하면서 걷는 모습에서 봄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마곡사 앞을 흐르는 계곡에서도 봄이 찾아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물에 반영되는 느티나무도 봄비를 맞아서인지 금방이라도 새순을 보여줄 것 같은 풍경에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저도 천천히 마곡사를 향해 걸었답니다. 우산으로 튕겨 나오는 봄비 소리가 마치 기분 좋은 음악을 틀어놓은 듯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던 봄비 내리는 마곡사 ~
마곡사는 입구에 들어서면 보물인 대광보전과 오층 석탑이 보인답니다. 그리고 뒤편의 2층의 목조건물인 대웅보전도 보이면서 마음을 더욱 경건하게 만들어주고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았답니다.
보물 제802호 대광보전의 모습입니다. 단청이 지워져 나무의 색만 남았지만 기품 있는 자태와 아름다운 조형미는 감춰지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단정한 몸 가짐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답니다.
보물 제799호 오층석탑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입니다. 비에 젖어서인지 더 진하고 묵직한 모습으로 마곡사의 기준을 잡고 있는 것처럼 듬직한 모습이어서 저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되는 풍경이었답니다.
그리고 마곡사가 더욱 좋은 이유는 이렇게 아직도 밖의 모든 공간이 흙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랍니다. 자연 친화적이라고 할까요? 걸어도 걸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친근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게 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저는 대광보전의 문살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소박한 듯하면서도 정확하고, 직선의 날카로움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나무의 부드러움이 살아있어 빛이 날 때와 비가 올 때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이날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조용한 정적을 깨우면서 머리를 맑게 하는 것처럼 아름답게 가슴에 남았답니다. 청량한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던 오전, 봄비 내리는 마곡사는 너무 사랑스러웠답니다.
대웅보전으로 향하면서 내려다보는 대광보전과 템플스테이를 하는 건물의 기와가 봄비에 젖어 더욱 색이 진하고 아름다웠답니다. 우리 전통 지붕을 만들고 있는 기와의 조형미가 새롭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답니다.
비가 오는 길을 따라 성보 박물관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공간이었지만 혼자서 마곡사의 역사와 유물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마곡사의 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이곳은 삼신각입니다. 나지막한 언덕에 있어 조금 미끄러웠지만 마곡사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올랐는데 스님이 조용히 앉아 기도하는 모습에 저도 손을 맞잡고 잠깐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았답니다.
봄비 내리는 마곡사를 걸었던 시간의 기억이 지금도 행복하게 남아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요즘도 조금 쌀쌀한 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봄이 오는 계절의 변화를 막지는 못하는 듯 제 주변에서도 매화가 진한 향기를 품으며 봄을 시작하고 있답니다. 이제 본격적인 봄이 오는데 봄 여행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마곡사충남 공주시 마곡사로 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