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구룡사에서 구절초꽃축제가 열리고 있어요. 구절초축제하면 전북 정읍의 구절초축제가 규모도 큰 편이고 유명하지만 가까운 충남 공주에서도 구절초축제가 열리고 있어요. 가을이 되고 찬바람이 불면서 본격적으로 가을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구절초꽃도 가을에 볼 수 있는 꽃 중 하나에요. 공주 구룡사라는 사찰은 얼마 전에 알게 되었는데 그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사찰이며 그 곳에서 구절초축제가 열린다기에 꽃을 보며 산책도 할 겸 구룡사에 다녀왔습니다.



구룡사는 아담한 사찰이에요. 주차장 가운데 쯤에 극락보전과 석탑이 있고 아래 쪽에 요사체가 자리 잡고 있어요. 그리고 축제를 열며 간단한 먹거리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주문이나 사천왕문도 없는 그런 아담한 사찰이니 평소에는 방문객이 많지 않을 것 같지만 구절초 축제가 열리는 가을이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사찰 규모에 비하면 주차장도 제법 크게 자리하고 있었어요. 



용천문을 지나 극락보전으로 올라 갔는데 용천문이라는 이름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용이 하늘로 승천한 곳이라 용천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굴처럼 생긴 이 문은 좁은 편이어서 키가 큰 분들은 숙이고 들어가셔야 하고 문을 지나니 파란 하늘과 함께 극락보전이 눈에 들어왔어요. 



극락보전 주변에 구절초가 가득 피어 있어요. 구절초에는 나비도 날아다니고 사찰을 화사하게 꾸며 주고 있었어요.



극락보전을 오르는 계단 옆에도 구절초 꽃이 피었는데 계단을 오르니 마치 꽃길을 걷는 것 처럼 느껴졌어요.



사찰 뒤쪽 언덕을 따라 올라가며 구절초꽃을 볼 수 있어요. 가장 위쪽에는 경허스님 수행처인 구절암이 있고 이 길은 사색의 길이라 부르고 있어요. 길은 경사가 제법 심한 곳이니 이곳을 오를 때에는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이 좋아요.



길을 따라 구절초꽃이 만개했어요. 그리고 꽃 속에 세워진 돌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돌탑을 보면 정성껏 쌓아 올렸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제법 많은 돌탑을 볼 수 있어요.



좀 더 올라가니 구절초 군락지가 보였어요. 소나무 아래에 구절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빼곡하지 않아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조용히 산책하기 좋았어요. 대부분 유명한 꽃축제장을 가면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시간대를 잘 맞춘건지 사람이 많고 조용했어요.



구절초꽃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어요. 여린 꽃잎이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꽃이 일찍 피어서 조금 마른 꽃잎은 뒤로 뒤짚어지기도 했어요. 구절초는 보는 것만으로도 예쁘지만 한방에서 약재로도 쓰이는 식물이에요.



언덕을 따라 구절초가 만개했어요. 구절초는 뿌리로 번식하는 식물이어서 빼곡하게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정도만 되도 꽤나 오랜 세월을 공들여 가꾼 것이라고 해요.



언덕에 하얗게 핀 구절초, 구절초꽃이 빈 공간을 가득 채워 언덕이 하얗게 덮이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 보았어요. 커다란 바위가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춰 보니 두꺼비바위라고 써 있었고 가만 보니 정말 두꺼비가 앉아 있는 것 처럼 보였어요. 구절암까지 긴 거리는 아니지만 경사가 제법 심해서 올라 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볼 것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어요.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작은 연못에 불상이 있는데 연못 한 가운데에 놓인 불상이 조금 외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구절암에 도착했어요. 구절암에는 허름해 보이는 건물이 한 채 있어요. 아래쪽에 있던 극락보전과는 삼사뭇 다른 모습이며 대웅전과 산신각이 붙어 있어요. 그리고 한 켠에 구절초구구절절 쉼터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어요.



대웅전 옆에 돼지바위가 자리하고 있어요. 산기슭에 있는 사찰이라 그런지 독특한 모양의 바위가 많이 있는 것 같았고 켜켜이 쌓아 올린 돌탑도 멋스러웠어요.



쉼터에 계셨던 스님이 뒤쪽으로 가면 약수가 있다고 하셔서 가보았는데 구절초 사이에 작은 샘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셔보니 물맛도 좋고 이곳까지 올라오는 동안 힘들다고 느껴졌던 것이 씻겨져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비록 다리는 아팠지만 가볍게나마 운동을 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어요.



구절암에서 바라본 풍경이에요. 마침 해가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었는데 조금씩 붉게 물드는 하늘과 산자락에 핀 구절초가 너무 예뻤어요. 물론 구절초는 아래쪽이 훨씬 예뻤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올라올 때에는 힘들었던 길이 내려 갈 때에는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고 천천히 꽃을 보며 걷는 산책길은 자연 속에서 사색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던 공주 구룡사, 한적하게 구절초꽃을 보고 싶다면 지금 구룡사로 떠나보세요. 

구절초 축제는 10월 22일까지 열리며 10월 9일 기준 꽃이 만개했어요.


구룡사
충남  공주시 신풍면 용봉입동로 84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