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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공주 원도심에 위치한 갤러리 탐방으로 알아가는 공주 근대사

2023.09.22(금) 17:30:41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8일(금)~ 9월 10일(일), 공주 원도심의 제민천(濟民川)과 감영길 일원에서는 '미드나잇 인 공주'를 주제로 공주 문화재야행이 열렸습니다. 구 공주읍사무소, 제일교회 등 근대 문화재가 밀집된 행사 장소는 백제 최고(最古)의 사찰인 대통사가 있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충청감영도 자리했던 곳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사립 갤러리가 여러 곳에 들어서서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공주 대통길과 감영길에 자리한 갤러리 3곳을 둘러봤는데요, 그림 관람은 물론이고 갤러리를 돌아보는 동안 공주 근대사를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왔습니다.


1. 갤러리 마주안

갤러리 마주안(공주시 대통 1길 56-6)
▲ 갤러리 마주안(공주시 대통 1길 56-6)

먼저 들른 곳은 '갤러리 마주한'이었어요. 1년 전에 공주시 대통 1길에 있던 80~120년 된 한옥을 개축한 곳인데요, 마치 그림 좋아하는 지인 집에 놀러 간 듯 편안하게 그림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갤러리 마주안 전경
▲ 갤러리 마주안 전경

'ㄱ'자형 구조의 갤러리 건물에 들어서면 하얀 조약돌이 깔린 마당이 보입니다.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잠시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될 것 같았는데요, 돌, 나무, 흙 등의 자연물이 우리에게 주는 최대의 혜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갤러리마주안 개관1주년 기념 초대전 '여행, 길 위의 풍경들'
▲ 갤러리마주안 개관1주년 기념 초대전 '여행, 길 위의 풍경들'

갤러리마주안 개관1주년 기념 초대전 '여행, 길 위의 풍경들'
▲ 갤러리마주안 개관1주년 기념 초대전 '여행, 길 위의 풍경들'

갤러리 마주안에서는 9월 15(금)부터 개관 1주년 기념 초대전, '여행, 길 위의 풍경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초대 작가는 2007년 동아일보 올해의 예술가 한국화 부문 1위, 2009년 중앙일보 평론가 50인이 뽑은 3040작가 10인에 선정된 '추니 박'입니다. 한지에 먹과 아크릴을 사용하여 자연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공간의 제약 때문에 많은 작품 수가 전시된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가 다년간에 걸쳐 고민하여 창안했다는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은 흥미로워서 오래 작품 앞에 머물게 했습니다.

갤러리마주안 내부
▲ 갤러리 마주안 전시실 천장

작품을 둘러보던 관람객들은 작품에 못지않게 관심을 갖는 곳이 있었는데요, 갤러리 마주안의 천장이었습니다. 두 곳 전시 공간 모두 천장은 그을음이 가득했는데요, 더 오래전에 지었다는 공간은 통나무를 목재로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지은지 백 년이 안 됐다는 공간은 각목 형태의 목재가 사용되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제재소(베어 낸 나무로 재목을 만드는 곳)가 생기면서 원통형 목재를 깎아서 재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일본의 대패 날은 우리나라의 대패 날과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이 정확한 지 모르겠는데, 일본의 대패는 몸 안쪽으로 당겨서 쓰기 때문에 다루기가 수월해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갤러리 마주 앉을 나오면서 좋은 그림도 보고, 자연이 내어준 것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집 짓기에 이용했던 우리 조상님들의 철학과 태도를 얼핏 느끼고 온 듯했습니다.
  

2. 대통길 작은미술관

8월, 그림 상점로가 열렸던 '대통길 작은미술관'
▲ 8월, 그림 상점로가 열렸던 '대통길 작은미술관'

9월,
▲ 9월, 대통길 작은미술관에서는 2023 공주문화재야행 '100년 전 공주'展이 개최됐다.

다음으로 가 본 곳은 옛 공주경찰서가 있던 골목에 자리한 '대통길 작은미술관'이었어요. 이곳은 2023 공주 문화재야행이 열린 기간에 '100년 전 공주' 展이 열렸는데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전시회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100년 전 공주'展(1)
▲ '100년 전 공주'展(1)

전시장에는 일제강점기의 공주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과거와 오늘날 모습이 오버랩 되는 홀로그램 사진도 여러 점 있었습니다.

'100년 전 공주'展(2)
▲ '100년 전 공주'展(2)

일제강점기의 공주경찰서
▲ 일제강점기의 공주경찰서

흑백 사진 속에는 공주에서 가장 번화했던 중동(中洞; 옛 욱정)의 거리 풍경, 감영길 앞 풍경 등이 담긴 사진이 있었으며, 일본식 건축 형태를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공주경찰서 사진도 한 점 볼 수 있었습니다.

대통사지 발굴을 시작하는 오래된 주택
▲ 대통사지 발굴을 시작하는 오래된 주택

그런데 이날 '대통길 작은미술관' 밖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현장과 마주했습니다. 갤러리 왼쪽에는 구옥 한 채가 있었는데, 대통사지 발굴 조사를 위해 건물 일부가 헐리고 있었습니다. 동네 어르신 말씀을 들으니, 집주인께서 자식에게 물려 주려고 빈집 상태로 20년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발굴이 끝나면 쌈지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전해 주시면서 "김갑순 집 있던데도 없애면서 30가구가 이사 갔다고 하던데, 이 동네는 어떻게 되려나...."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시며 자리를 뜨셨어요. 다음에 대통길 작은미술관을 찾게 될 때는 골목 풍경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 같습니다.


3. 이미정 갤러리

▲ 포정루가 보이는 감영길 전경
▲ 포정사 문루가 보이는 감영길

이미정 갤러리
▲ 일제강점기의 감영길 풍경

대통길을 나와 감영길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래 계속되던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있었습니다. 대통길 작은미술관에서 본 일제강점기 감영길과 비교해 봤는데요, 포정사 문루가 위치한 곳은 동일한데 감영길의 거리 폭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고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인 만큼 변화의 속도가 더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미정 갤러리에서는 9월 12일(화)부터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고 있다.
▲ 이미정 갤러리에서는 9월 12일(화)부터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고 있다.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는 전시장(1)
▲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는 전시장 내부 전경 (1)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는 전시장(2)
▲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展이 열리는 전시장 내부 전경(2)

모처럼 공주시 감영길에 위치한 '이미정 갤러리'에 들러 봤습니다. '조선통신사, 문화의 바람' 展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문화재청과 충청남도, 공주시가 주최하고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주관하는 '2023년 세계유산 활용프로그램'의 하나로 기획된 전시라고 합니다.

작품명, '바람이 불어올 때면' 29.0 71.0
▲ 작품명, '바람이 불어올 때면' (29.0 ×?71.0, 족자, 혼합재료 / 정주원)

9월 25일(월)까지 이어진다는 이번 전시에는 활동 지역, 전공 분야, 연령 등이 다른,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작품명, '조선통신사의 에도막부 기악 공연 포스터' (21.0×29.7, 종이 2023)
▲ 작품명, '조선통신사의 에도막부 기악 공연 포스터' (21.0×29.7, 종이 2023/ 정태홍)

정태홍 작가의 작품은 모 기업 광고에 등장한 두꺼비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조선통신사'를 모티브로 하는 전시에서 이런 유니크한 작품을 만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작가이니까 이러한 발상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작가는 디제잉을 즐기고 있어서 디제잉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는데요, 좋은 볼거리를 놓친 게 어찌나 아쉽던지요.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의 골목을 지나다 보면, 불쑥불쑥 비하인드 스토리가 튀어나옵니다. 그림 구경을 나왔다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만큼이나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너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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