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공주시 원도심의 지형을 두고 '배(舟)의 형국을 하고 있다'라고 일컫습니다. 북쪽에 배의 머리에 해당하는 정지산(艇止山)이 있고, 배 꼬리에 해당하는 주미산(舟尾山)이 남쪽에 있으며, 정지산과 주미산의 중간 위치에 배의 돛 모양을 한 '공주 반죽동 당간지주'가 서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주 원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를 '공주대간'이라고 합니다.
▲ 공주시 옥룡정수장
공주대간은 공주시 옥룡정수장(옥룡동 상수도관리사업소)에서 시작해서 월성산(봉화대), 주미산, 우금치, 두리봉, 공주경찰서로 이어집니다. 요즘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하지만, 아직은 해충이 적고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산에 오르기 좋은 때라 모처럼 공주대간의 일부 코스를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공주대간은 총 4개 코스가 있는데요, 산행은 1코스의 일부 구간인 공주시 옥룡정수장에서 월성산(봉화대)까지로 정해졌어요.
▲ 공주시 옥룡정수장에서 월성산으로 오르는 길
▲ 공주대간 코스 안내도
【공주대간】
1코스: 상수도관리사업소~공주경찰서(13.7km)-(옥룡동사무소→정수장→봉화대(313m)→주미산(381m)→우금치→두리봉(272m)→공주경찰서)
2코스: 봉화대코스(5.7km)-상수도관리사업소~충령탑
3코스: 주미산코스(6.8km)-금학생태공원~상수도유원지
4코스: 두리봉코스(5.5km)-단군신전~공주경찰서
▲ 소나무숲과 일본잎갈나무숲
▲ 공주시 옥룡정수장에서 월성산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첫 번째 정자
높이 312m의 월성산은 동서방향으로 비교적 높은 산지를 이루고 있다고는 하나 평상복 차림에 휴대전화만 한 손에 들고 가볍게 달리며 옆을 지나는 분이 계실 만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진달래도 산벚꽃도 이미 진 시기라 딴청을 피우지 않고 걷기만 했더니, 첫 번째 정자가 위치한 곳에 금방 닿았습니다. 산림청에서 추진하는 대국민 산림행정서비스의 일환으로 2002년 통나무 의자 등이 갖춰진 등산객 쉼터, 나무계단, 이정표, 체육시설 등이 곳곳에 설치돼 산행도 수월하고 쉬엄쉬엄 오르기에 '딱'이었어요.
▲ 전망대로 가는 길
▲ 월성산 전망대 인근에는 공주 수원사지(公州 水源寺址)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30~40분 정도 오르니,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월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 한 곳인 수원사지 입구에서 산행길에 올랐을 때도 들렀던 곳이라 전망대가 보이자 이번에는 어떤 풍경을 조망하게 될까 거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주시 신기동 전경
▲ 월성산 봉수대로 가는 길
▲월성산 봉수대(봉화대)는 공주시향토문화유적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봉수대는 월성산 정상부를 평탄하게 조성하고 시설했는데, 남북이 긴 타원형의 형태를 하고 있다.
한 시간이 채 안 걸려 월성산 봉화대에 도착했습니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경우엔 30분이면 정상을 밟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상 석판 옆에는 봉수대가 보이는데요, 이 시설물은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임시로 설치한 것으로 조선시대에 남아 있는 봉수대를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공주시에는 월성산 봉수대 외에 정안면 북계리에 고등산 봉수대와 정안면 인풍리의 쌍령산 봉수대가 남아 있다고 하는데, 월성산 봉수대가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석축은 대부분 붕괴되었으며,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남쪽에는 봉수대로 출입하기 위한 문지가 남아 있다고 하네요.
▲ 공주시 옥룡정수장에서 본 금강변 전경
▲ 월성산 정상부에 조성된 체육공원
월성산 봉수대를 보고 나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이른 봄꽃은 다 졌다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붉은색 겹벚꽃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산하는 길은 낮은 운동강도로 큰 무리는 없다고 하지만 근육의 피로로 인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어 천천히 하산하며 1~2회 정도의 휴식을 취하라는 친절한 안내문도 세워져 있었습니다. 정상을 밟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었어요.
▲ 바위 위에 쌓은 돌탑
▲ 하산길에 들러본 월성산 약수터
주미산 쪽으로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난 길로만 접어드니 월성정(月城亭)이 나타났습니다. 정상부 안내문에서 읽었던 것처럼 무리하지 않고 정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내려오다 약수터에도 들러봤습니다. 월성산을 처음 찾는 분이나 수원사지 등산로 입구에서 출발하지 않을 경우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철분 성분이 함유된 약수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 수원사지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