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옥룡동 버드나골 밤나무밭 가운데에는 일본인의 묘와 묘비가 서 있다.
▲ 공주 공산성 금서루 입구에는 공주와 관련된 인물들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47기의 비석들이 있다. 공주시 곳곳에 흩어져 있던 비석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충청감영과 공주목 관아에 부임한 관리들의 송덕비, 제민천교영세비 등이 보인다.
▲ 2019년 공주문화원에서 발행된 월당 윤여헌의 『공주이야기』
▲ 공주시 옥룡동에 위치한 일본인 묘는 1990년 경에 서봉식(徐奉植)씨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향토연구〉 8집(충남향토연구회 1990년)에 그 비와 비문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그곳을 찾게 된 계기는 故 공주대학교 윤여헌 교수의 저서 『월당 윤여헌의 공주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어요. 2019년 발행된 저서에서 선생은 3장여를 할애하여 '옥룡동 소재 일본인 묘 재론-공주 옥룡동 소재 '일본인 묘비'를 통한 주인공 행적 재고-'라는 주제로 공주시 옥룡동에 있는 일본인 묘에 대해 기술하고 있었는데요, 밤나무밭 한가운데 있다는 일본인 묘가 어찌 궁금하지 않겠어요? '언제 한 번 가 봐야지.' 몇 번을 벼르다 결국 실행에 옮기게 되었어요.
▲ 공주시 옥룡동 전경
▲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길에 쌈지주차장이 조성되었고, 이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골목 입구에 비석들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 일본인의 묘비로 가는 길1
▲ 일본인의 묘비로 가는 길2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골 쌈지주차장 인근에는 동네 부잣집으로 소문난 어르신 댁이 있습니다. 어르신은 1949년부터 현재 집터에서 살아오고 계셔서 마을 내력에 대해서도 소상히 알고 계신다는데요, 그 댁 뒤편에 있는 밤나무밭에 오늘 소개할 일본인 묘와 묘비가 자리해 있습니다.
▲ 일본인의 묘비가 있는 두릅밭
▲ 2021년 하반기 도시재생 소규모 주민공모사업(옥룡동, 사람들이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柳村 버드나무마을 그땐 그랬지』에도 일본인 묘에 관한 이야기가 간략히 실려 있다.
▲ 묘비 뒤로 故 칸 신타로(管辰太郞)의 산소가 보인다.
▲ 故 윤여헌 교수는 『월당 윤여헌의 공주 이야기』에서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골에 남아 있는 일본인 묘에 여러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65년 동안 밭 가운데 있는 일본인 묘를 봐왔다는 버드나무골 어르신 댁에서는 함부로 없앨 수가 없어서 그냥 두고는 있다고 하시며, 비선거리에 있던 비석들이 공산성 금서루 입구로 옮겨진 것처럼 밤나무밭 일대가 공산성 둘레길 조성 사업지로 수용될 때 적당한 장소로 옮겨지길 바라셨어요.
▲ 故 칸 신타로(管 辰太郞)의 묘소는 공주 공산성 동쪽에 인접한 곳에 자리해 있으며, 그의 묘비 너머로 보이는 곳은 옥려봉이다.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골 인근 비선거리에 있던 비석들이 공산성 금서루 입구로 옮겨진 후에도 돌보는 이 없이 개인 땅에 남아 있는 일본인의 묘와 묘비를 돌아보고 나니, 금서루 비석들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어 향후 그 거취가 주목됩니다. 아울러 한· 일 매장 풍습의 차이로 볼 때, 조선인들이 세웠을 것으로 추측되는 일본인의 묘와 묘비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시대상이 밝혀질 날도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