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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시베리아로 떠나는 흑두루미 만여 마리 천수만에 집결

천수만이 흑두루미 낙원이 되기까지 ‘철새 지킴이’ 김신환 원장이 있다

2023.03.06(월) 18:33:26 | 자유새 (이메일주소:noblesse0550@hanmail.net
               	noblesse055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3월 5일 천수만에 집결한 흑두루미 모습

▲ 3월 5일 천수만에 집결한 흑두루미 모습


“뚜루루~ 뚜루루~” 천수만 창공이 흑두루미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일본 이즈미시와 남녘 순천만 일대를 떠난 흑두루미들이 중간기착지 천수만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일본 이즈미시와 순천만 일대에서 올라 온 흑두루미들

▲ 일본 이즈미시와 순천만 일대에서 올라 온 흑두루미들


3월 5일 기온이 부쩍 올라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천수만에 만여 마리의 흑두루미들이 시베리아로 떠날 긴 여행을 앞두고 충분한 휴식과 먹이를 섭취하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보통 10월 기러기와 11월 큰고니의 뒤를 이어 천수만에 도착하는 흑두루미는 시베리아 한파가 시작되는 11월 중 순경 천수만에 들렸다가 12월 초 남쪽으로 떠난다.  

천수만에 집결하는 흑두루미들

▲ 천수만에 집결하는 흑두루미들


그리고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약 한 달 동안 일본과 한반도 남쪽의 흑두루미들이 대부분 천수만으로 집결한다. 올해는 그 수가 만여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무리 중에는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재두루미도 몇 마리 섞여 있다.

무리 중에 간혹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재두루미도 섞여있다.

▲ 무리 중에 간혹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재두루미도 섞여있다.


작년 11월에는 시베리아흰두루미 유조가 홀로 흑두루미 무리를 따라왔었다.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두루미는 부모 개체에게 어디를 가야 한다는 것을 교육받는데, 이동할 때 늦장을 부리던 개체들이 다른 종이 가는 것을 뒤늦게 쫓아와 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흑두루미의 착지 모습

▲ 흑두루미의 착지 모습


흑두루미들이 중간기착지로 이렇게 천수만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광활한 간척지와 간월호, 부남호가 겨울 철새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간월호에는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모래톱이 있고, 서산시는 무논조성 및 볏짚을 수거하지 않고 존치하는 농민과 계약을 체결하는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사업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흑두루미들이 집결하고 있다.

▲ 흑두루미들이 집결하고 있다.


여기에 무엇보다 철새 지킴이 김신환 동물병원장(71세)이 있다. 

흑두루미와 사랑에 빠진 사람
겨울 철새 환경조성과 먹이나눔으로 헌신한 평생

흑두루미의 비상

▲ 흑두루미의 비상


서산 시내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김신환 원장은 95년 우연히 부상당한 새를 치료해주면서 ‘천수만 철새 지킴이’가 됐다.

‘천수만 철새 지킴이’ 김신환 동물병원장이 흑두루미 먹이를 주고 있다.

▲ ‘천수만 철새 지킴이’ 김신환 동물병원장이 흑두루미 먹이를 주고 있다.


김 원장은 농지를 임대해 멸종위기종인 뜸부기나 장다리물떼새의 산란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 비용은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았다. 2009년부터 천수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80여 마리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28년을 사재를 털어 해마다 볍씨 등 철새 먹이 나눠주기를 하고 있다. 올해에는 정육점 부산물을 얻어다가 독수리들 먹이까지 주었다. 최근에는 서산시와 문화재청에서도 흑두루미 먹이나누기에 도움을 주고 있어 훨씬 수월해졌다. 

천수만 흑두루미 먹이나누기 장소에 모인 흑두루미들

▲ 천수만 흑두루미 먹이나누기 장소에 모인 흑두루미들


사랑에 빠지지 않고서야 가능한 일이 아니다. 
“만여 마리가 먹어대는 통에 3월 흑두루미가 모두 떠날 때까지 약 30톤의 볍씨가 더 필요할 듯합니다. 허~허~허.”
도통 돈에는 안중이 없다. 손자 손녀가 먹는 모습만 보아도 배가 부르다는 할아버지 모습 그대로다. 볍씨 4톤을 뿌리고 돌아오는 꾸부정한 모습이 먼발치에서도 손자 손녀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시베리아로 떠나는 흑두루미의 비행

▲ 시베리아로 떠나는 흑두루미의 비행


지금도 매년 10월이 오면 수많은 손자 손녀들이 찾아오리라는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 그가 있기에 오늘의 천수만이 흑두루미 낙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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