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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싱싱한 눈빛과 선명한 비늘, 요동치는 지느러미의 목어가 올라간 곳은?

유홍준 교수의 기증 유물 전시회: 민예품 "삶의 흔적, 생활의 향기"

2023.02.16(목) 00:33:56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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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쟝르를 개척한 유홍준 교수는 미술 작품과 민예품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다. 미학 전문가로서 사물을 보는 안목이 단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해석하고 집중하게 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는 분이다. 그런 안목으로 평생 수집한 민예품들을 모아서 부여 문화원 기증하는 것과 동시에 '생활의 흔적, 삶의 향기'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말로 끝난 전시회였으나 인기에 힘입어 작품을 추가하여 3월 말까지 연장 전시를 하고 있다.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팬덤을 지닌 유홍준 교수는 부여에 작은 주말 주택을 마련하여 5도 2촌 생활을 즐기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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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출신 임옥상 화백의 그림으로 유홍준 교수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성공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이다. 남도의 지도 위에 남도를 상징하는 동백꽃을 그려 넣어서 남도 답사 일번지가 동백꽃처럼 남도에서 활짝 피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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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운주사의 와불을 양탄자 삼아서 날아다니며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러 다니는 유홍준 교수를 그린 작품이다. 탐험 모자를 쓰고 지휘봉을 든 유홍준 교수의 모습이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럽고 탐구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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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매장되어 있는 백토로 빚은 백자 달항아리들.

소박하고 단아한 미를 한국의 미를 상징하는 백자 달항아리는 위와 아래의 비율이 1:1의 균형미까지 더해져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백자 항아리에 대한 예찬은  화가의 그림과 수필가의 문장으로 수도 없이 그려지고 묘사되어 왔다. 유홍준 교수 역시 백자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수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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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물고기를 나무로 다듬어 '목어'를 만든 뜻은 생선을 구할 수 없는 산골에서 제사상에 대신 올리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싱싱한 눈빛과 선명한 비늘, 요동치는 지느러미가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서 물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사라질 것처럼 잘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 제사상에 올린 목어라면 조상님들도 흠향한 듯 그 정성에 감응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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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식 휴대용 목침이라는 현대 용어가 붙어있었더라면 용도를 쉽게 알았으련만 ....

문화원 관계자가 사용법을 설명해주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우리 선대 어르신들이 즐겨 사용했던 물건의 용도와 이름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계기가 된 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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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준 교수의 애장품들 중에 하나인 벼루들.

뚜껑의 무늬가 화려한 벼루들 외에 작고 앙증맞은 벼루들은 휴대용이다. 옛날 선비들의 괴나리 봇짐 속에 하나씩 지니고 다녔음 직하다. 경치 좋은 정자나 누각을 발견하면 벼루를 꺼내 먹을 갈아 붓으로 시 한 편을 써서 읊으면서 다시 먼 길을 떠났을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싱싱한눈빛과선명한비늘요동치는지느러미의목어가올라간곳은 8▲ 유홍준 교수가 텀블러의 원조라고 칭했다는 표주박들.

조롱박을 가공해서 만든 표주박의 용도는 휴대용 그릇이다. 고리가 달린 것이 가지고 다니면서 개울이나 주막에서 물이나 막걸리 한잔하기에 알맞다. 작은 박을 다양하게 가공하고 무늬를 새겨 넣은 정성이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미적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조상들의 안목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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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주 가마 철화어문 항아리

이렇게 예쁘고 고급스러운 항아리가 주방에 하나쯤 있다면 살림하는 맛이 날 것 같다. 이 고급스러운 항아리에 어떻게 소금이나 젓갈을 담아서 부엌에 두고 쓸 수 있었을까? 현대판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물고기 문양은 너무 생생하다.


싱싱한눈빛과선명한비늘요동치는지느러미의목어가올라간곳은 10소반들

크기는 용도를 결정하고 다리 모양이 이름을 정하는 다양한 소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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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에 새긴 무늬를 통해 떡의 언어를 읽을 수 있다는 떡살들.

유홍준 교수는 떡을 빚어 문양을 찍어도 같은 문양이 하나도 없다고 극찬한 떡살 수집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경사스러운 날에는 화려한 화조 문양을, 무병장수를 기릴 때는 국수처럼 긴줄무늬를, 혼례식 떡에는 다산과 복을 상징하는 포도문이나 석류문을, 제사 떡에는 수레차나 연꽃문을 찍었다고 한다. 살림살이가 어지간했던 가문에는 용도별로 다양한 떡살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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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들의 시그니처 편지지

조선의 선비들은 하얀 한지에만 편지를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나를 상징하는 문양'을 새긴 지판이 있었다. 납작한 나무에 문양을 새겨서 먹으로 찍어서 수제 편지지를 만들었다. 그 나무 판을 지판이라고 했다. 먹이 입혀진 채 남아있는 지판이 어느 선비의 편지지로 쓰였을지 궁금증을 안은 채 전시되고 있다. 


용도에 대한 설명이 없었더라면 전시회를 찾은 의미를 느끼지 못할 뻔 했다. 전시실 옆 사무실에 전시품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면 담당 직원의 친절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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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의 방

병풍과 책상, 지통, 문방사우 등으로 꾸민 옛 선비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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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두들.

꼭두는 상여의 나간을 장식하는 부속물로 인물상, 동식물 상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목우라고 하기도 한다. 꼭두는 죽은 자를 안전하게 저승길로 인도하는 상징물이며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의미를 부여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전시에서도 가장 인상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꼭두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망자들의 혼을 달래는 의식들이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꼭두들은 처음 저승길을 열고 들어가며 만나는 망자들을 위한 것들이다.


옛사람들의 오랜 손길이 닿은 것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민예품들이다. 손때가 묻어 있어서 정겹고 흔적이 남아 있어서 반가운 것들이 천리향의 향기처럼 은은하게 남아 있는 전시이다. 우리나라 문화재와 미술 작품의 미학을 제대로 읽어낸 유홍준 교수가 선택한 것들이라 더욱 빛이 난다.

부여를 방문하는 분들은 꼭 들러서 옛사람들의 삶의 향기를 느껴보기 바란다.


부여문화원 전시실

시간: 2022년 10월 22일 ~ 2023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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