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를 가나 벽화마을은 하나씩 꼭 있는 것 같습니다. 낡고 오래된 골목에 알록달록한 그림이 채워지면 마치 조명을 켠 듯 환하게 빛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보통은 트릭아트나 아기자기한 그림의 벽화마을이 대부분인데, 공주 유구 벽화마을은 모자이크 조각으로 입체적인 벽화가 있고,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멋진 그림들이 동네 전체 곳곳에 있어 걷는 내내 힐링이 되는 곳입니다.
유구시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요.
일부러 조성해서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서 동네를 슬슬 산책하면서 걷다 보면 아름다운 벽화를 만나는 것이 묘미입니다. 

공주 유구는 예로부터 '인견'이 유명합니다. 물이 좋아서 인견 염색이 아주 선명하고 아름답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예전에는 중국이든 어디든 공주 유구에서 인견 염색 기술도 배우고, 수입도 해갔다고 합니다. 지금은 값싼 중국산과 공장 제품에 밀리는 듯 하지만 여전히 공주 유구 인견은 그 품질을 인정받는 공주 특산품입니다. 
그래서 공주 유구 일대의 벽화마을에는 옛날 유구 인견이 가장 번성했을 시기의 풍경을 그려놓았는데요. 아낙들이 물레를 짜는 모습이 옛 인견 공장 벽면에 그려져 있는데 예쁜 하늘과 어우러지니 정말 하나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유구로 내려온 이북민들이 시작한 인견이 이제는 공주의 특산품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공주 인견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유구시장 뒤쪽에 위치한 유구 섬유역사박물관에 방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딱히 정해진 벽화골목이 있는게 아니라서 정처없이 걸으며 골목 여행을 했는데요.
요즘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1~2층짜리 집들이 모여진 골목들을 걷다보니 추억이 떠오릅니다.
예전엔 이 골목을 뛰어다니며 삽치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도 하며 뛰어놀고, '누구야~노올자~'하면서 친구도 불러내고는 했었는데 말이죠. 
공주 유구 벽화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이런 추억여행도 됩니다. 

동네 자체가 참 아기자기하고 예쁩니다. 유구하면 수국만 있는 줄 알았는데 벽화마을도 상당히 수준이 높고 또 인견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섬유박물관도 있어서 좋습니다. 

핑크빛 벽이 양쪽으로 늘어진 이곳도 인견 공장으로 이어지는데요. 가동되고 있는 공장이 있어 신기했습니다. 수십 개에 달하던 인견 공장이 지금은 5개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고품질의 유구인견의 가치가 좀 더 알려지길 바랍니다. 

정말 수준 높은 벽화 예술에 놀라게 되는 유구벽화마을!
페인트칠이 아닌 각종 타일을 붙여 모자이크 벽화를 만들어 예술 작품을 표현했는데요.
동물과 백제문화유산 등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습니다. 

골목길에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둘러보다 보면 이 동네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작고 조용한 동네지만 왜인지 정이 가고 또 오고 싶어지는 그런 곳입니다. 유구 수국 축제가 아니더라도 유구에 올 이유는 충분한 듯합니다. 

요즘은 그래도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 산책하기 좋은데요. 유구시장 주변으로 조성되어 있는 유구 벽화마을에서 예쁘고 감성 넘치는 인생샷도 찍으시고 유구인견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보시면 즐거운 여행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