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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

한 연구원의 집념이 ‘한여름의 황금 들판’을 만들었다

2021.10.05(화) 10:06:3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지난 여름 빠르미를 수확하는 모습

▲ 지난 여름 빠르미를 수확하는 모습


윤여태 박사가 지난달 9일 충남농업기술원 내 재배되는 쌀 ‘여르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윤여태 박사가 지난달 9일 충남농업기술원 내 재배되는 쌀 ‘여르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충남도 극조생종 쌀 ‘빠르미’

▲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충남도 극조생종 쌀 ‘빠르미’



빠르미 개발자 윤여태 박사
사업비 지원 없이 남몰래 연구
하우스 귀퉁이서 10년 만에 결실
 
재배기간 70일 이기작, 3모작
가능케한 빠르미 탄생시켜
“식감까지 뛰어난 빠른 벼 목표”

 
“농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요. 그 중심에 농가 수익 창출 노력의 결과물인 ‘빠르미’가 있습니다.”
재배기간이 70~90일에 불과한 쌀 ‘빠르미’ 개발자인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윤여태(42) 박사는 극조생종 벼 개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박사는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농민의 소득을 보전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빠른 벼 개발에 나섰다. 남들이 모두 늦게 수확하는 고품질 벼 개발에 여념이 없을 때 그는 틈새시장을 노렸다. 빠르미가 소개된 뒤 단기간에 국내 햅쌀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지만, 그 개발 과정은 어두운 터널을 걷는 일과 같았다.

윤여태 박사는 “빠른 벼(극조생종) 개발을 마음먹었을 땐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사업비 조차 없었다. 주어진 업무를 끝내고 나서야 남몰래 벼 개발을 위한 시간을 냈다”며 “남들은 빠르미가 최첨단 시설에서 탄생한 줄 알지만, 비닐하우스와 작은 라디에이터(난방장치)가 전부였다”고 지난 일을 더듬었다.

주변 사람들조차 ‘그게 되겠어?’, ‘빠른 벼 개발해서 뭐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빠른 벼는 맛이 떨어진다는 선입견 탓에 대부분 충분한 재배기간을 요구하는 ‘느린 쌀’에 주목하는 사회분위기도 한몫했다.

열악한 연구 환경 속에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도 있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마음을 다잡았다. 극조생 벼는 수익성이 뛰어난 원예작물 재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9월 이후 집중된 쌀 수급 조정 측면에서도 꼭 필요했다.

국내외 다양한 쌀 품종의 유전자원을 교배, 시험 재배하기를 4000여 일.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를 뚫고 2018년 드디어 빠르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윤 박사는 “첫 빠르미를 마주하기까지 10여 년. 수도 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가장 빠른 햅쌀’이라는 독창적인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충남 고유의 차별화된 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윤 박사는 ‘빠른 벼는 맛이 없다’라는 편견에 맞서 남다른 입맛을 자랑하는 충남 쌀 개발에 뛰어들 계획이다. 그는 “빠르미가 신선하지만 맛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식감을 높이는 벼 개발이 최대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이미 빠르미보다 찰진 ‘여르미’와 ‘빠르미 찰’을 개발했으며, 또 다른 후보군들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윤여태 박사는 “논의 주인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미 개발이 농업 종사자들에게 사고 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벼가 보조수단이 될 수 있다”며 “벼를 수확한 뒤 논의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토마토, 수박등 수익성 높은 원예작물 재배를 통해 농가 수익 창출에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재현 scottju@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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