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농업정책

가뭄 잡은 `부력식 자동 제수문'… “물꼬싸움 이제 걱정 없어요”

송준영 ㈜한길 대표

2021.10.05(화) 10:00:4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용수로 수위가 보통 20㎝ 위로 올라와야 급수봉을 통해서 논으로 물이 들어간다. 20~25㎝이상 오지 않으면 물은 그냥 배수로를 흘러 하천으로 버려진다. (붉은 점선)

▲ 용수로 수위가 보통 20㎝ 위로 올라와야 급수봉을 통해서 논으로 물이 들어간다. 20~25㎝이상 오지 않으면 물은 그냥 배수로를 흘러 하천으로 버려진다. (붉은 점선)


부력식 자동제수문을 설치하면 기존 급수량의 70%씩만 내려줘도 지거 끝에 가까운 논에도 물이 공급될 수 있다.

▲ 부력식 자동제수문을 설치하면 기존 급수량의 70%씩만 내려줘도 지거 끝에 가까운 논에도 물이 공급될 수 있다.
 

송준영 ㈜한길 대표
▲ 송준영 ㈜한길 대표



농수로 끝에서 하천으로 버려지는
물살리기 위해 자동제수문 개발
“농민 시름 덜 수 있어 행복해요”

 
‘탈탈탈탈탈탈~~~ 털털털털털~~’
한여름 논 주변에서 물을 힘차게 끌어 올리는 경운기 소리. 누군가에게는 시골 풍경을 떠올리는 정겨운 소리지만 그 안에는 농촌의 시름과 애환이 숨어 있다.

이는 농수로의 물줄기가 ‘얕게’ 흐르는 데서 비롯된다. 저수지에서 개방된 물이 용수간선을 거쳐 용수지거에 이르면서 양이 줄어, 농수로 바닥에서 20~25㎝ 위에 붙은 급수봉에 닿지 않고 흘러 버려지기 때문이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해선 경운기를 이용해 물을 끌어다 쓰거나, 수로 중간을 무거운 비료 포대나 벽돌로 막아 물을 가둬야 한다. 이로 인해 생기는 ‘물꼬 싸움’은 농촌을 표현하는 수식어 중 하나였다. 

최근 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농민들의 답답한 가슴에 물꼬를 튼 해결책이 농촌 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송준영 ㈜한길 대표가 개발한 ‘부력식 자동제수문’이다. 송 대표가 개발한 부력제수문은 농업용수 낭비를 최소화하고, 이를 전답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한 줄기 빛’이다.

그는 “농수로를 비료 포대나 벽돌로 막는 방식은 퇴적물이 쌓여 결과적으로 물의 흐름을 끊는다”며 “농어촌공사 한 개 지사에서 매년 8000만~1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농수로 준설공사에 쓰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권양기식 제수문을 설치해봤지만 결국 사람이 수동으로 작동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문은 사람이 직접 열고, 닫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송 대표가 주목한 건 부력이었다. 그는 콘크리트 농수로에 비스듬히 문틀을 설치하고 부력통이 달린 ‘부력식 자동 제수문’을 개발했다.

자동 제수문을 설치하자 낮은 수위에도 제수문이 일정 수준 물을 가둘 수 있었다. 덕분에 급수봉 아래로 버려지던 농업용수가 논으로 흘러들었다. 저수지 배수량이 많거나 홍수로 수위가 높아질 땐 부력에 의해 문이 떠올라 용수와 바닥퇴적물을 배출시켰다. 저수지에서 기존 급수량의 70%만 방출해도 용수지거 끝에 있는 논에도 물이 공급됐다.

송 대표는 “부력식 자동제수문은 설치까지 40만 원 선으로 저렴하다”며 “1개 지거에 5~6개만 설치해도 막대한 준설공사 비용과 버려지는 농업용수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일부 지역에 설치된 부력제수문은 농민과 각 시군의 호응에 힘입어 매년 설치구역을 넓히고 있다. 송준영 대표는 “어르신들이 유독 좋아하신다. 무거운 비료 포대나 벽돌을 힘들게 옮길 필요가 없어 한층 편리해졌기 때문”이라며 “농어촌공사나 시군 관계자들도 ‘물꼬 관련 민원이 현저히 줄었다’고 전하더라. 타시도 지자체에서도 설치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로 농촌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한길은 ‘농민의 어려움 해소’라는 외길을 걸어간다.

송 대표는 “현재 부력제수문은 콘크리트 농수로에만 설치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앞으로 콘트리트 수로가 마련되지 않은 전국 30%의 지역에도 설치가능한 장치를 개발해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재현 scottju@korea.kr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