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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그도’가 질났다

이명재의충청말이야기

2021.07.26(월) 10:24: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그도’ 표준어로 ‘거도’
한쪽 면 날이 이어진 칼

 
“그도(鋸刀)가 질나서 쓸 만허다.”
“괭이루 땅 파넌 일허구 그도루 나무 짤르넌 게 그중 심든 일인 중이나 알어.”

지난주 청양에 다녀왔다. 충청말 이야기를 나누는데 5~60대 분들이 그도를 모른다. 청양에 살면서 그도를 쓴 기억이 없단다. 나무하던 시절을 살지 않은 탓일까?

‘그도’는 ‘거도’의 충남말이다. 충남지역에서는 표준어 ‘어’를 대개 ‘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표준어 ‘거도’는 충남에 이르러 ‘그도’가 되었다. ‘그도’는 한자말이다. ‘톱’을 이르는 ‘거(鋸)’에 ‘칼’을 이르는 ‘도(刀)’가 붙은 말이다. 순우리말은 ‘톱칼’이다.

‘그도’는 한쪽 면에만 뾰족한 날이 이어진 칼이고, ‘톱’은 양면에 날이 이어진 것이다. ‘그도’는 자루가 짧고 휘어진 것이 보통인데, 톱은 자루가 ‘그도’에 비해 길고 휘어져 있지 않다. ‘그도’는 오랜 옛날에는 농작물을 베고 자르는 데 많이 이용되었다가 근현대에는 나무를 자르는 데 주로 이용되었다. 이에 ‘톱’과 ‘그도’의 구분이 모호해졌고, 충남에서는 ‘그도’의 쓰임이 확대되면서 톱의 의미도 포함하게 되었다.

새 연장은 날카롭지만 손에 맞지 않는다. 어느 정도 사용한 뒤에야 몸의 일부처럼 손에 잡히게 되는데 이를 충남에서는 ‘질들었다’고 한다. 위 예문이 드러내고 있는 내용이 그것이다. 집을 짓던지 나무를 하던지, 장작을 마련할 때면 ‘그도질’이 필수였다. 특히 겨울철 땔감을 마련하는 데는 ‘그도’가 중요했다. 그런데 나무를 자르는 일은 힘들었다. 둘째 예문은 그 어려움을 드러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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