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사

평정 1

벽보다 무서운 철조망을
덩굴장미가 타고 오른다
저것이 처음에는 주저앉을 것 같더니만
무슨 결심이 선 듯
이리저리 새순을 내며
날카로운 쇠끝을 넘어간다
어느 곳도 찔린 데가 없는데
피를 토하는 얼굴
아픔이란 찔리는 것만이 아니라
힘들여 넘는 각혈인가 보다
그래 넘어야 할 가시밭이 얼마나 많은데
철조망은 없어지고
누구의 가슴인들
빨간 아름다움이 물들지 않으랴
화려한 봄이 오는 것도
큰 시련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평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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