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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다가 내어주는 우윳빛 금, 태안 염전의 풍경

태안반도 북쪽 만대항 염전

2021.06.21(월) 18:16:41 | 임중선 (이메일주소:dsllew87@hanmail.net
               	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소금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 소금이 우리 서해에서는 태안 천일염을 최고로 쳐준다. 세계적으로도 성분이나 영양 면에서 뒤지지 않는 태안 천일염은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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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내어주는 우윳빛 금, 충남 서해 태안의 거대한 염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태안 천일염을 만나기 위해 간 곳은 소금 염전이 잘 발달된 만대항 인근의 한 소금염전이다.
소금은 대개 4월 말부터 9월 전후까지 연중 생산한다. 태양빛이 따갑게 내리쬐어야 바닷물의 수분이 날아가면서 소금 알갱이를 남겨주기 때문이다.

태안 만대항은 태안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포구다. 태안반도 남쪽 끝 남쪽에 영목항이 있다면 태안반도 북쪽 끝에 만대항이 있다고 보면 되는데 그곳 만대에 이런 큰 천일염 염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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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로 치자면 태양볕에 ‘잘 익어가는’ 염전.

만대항은 하도 멀어서 ‘가다 가다 만대!’라는 말의 유례에서 보듯, 사람의 발길도 적고 호젓한 맛이 있어서 상념에 젖기에도 좋은 곳으로 꼽힌다. 
  
지금은 때가 지나기는 했지만 특히 소나무 꽃이 송화가루가 날릴 때는 송화(松花) 소금도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들이 온통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솔 항아리 안에 들어 있는 염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곳은 5월과 6월 송화 가루가 노랗게 내려 앉는다. 바다와 햇볕, 바람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선물에 솔향기 품은 송화 가루까지 머금어 바다의 작은 금 소금은 바다의 진짜 ‘황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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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위의 바닷물이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 알갱이로 변해가고 있다.

해수 위의 희끗희끗한 거품은 수분이 증발하면서 물 아래에서 소금 알갱이가 영글어 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바닥도 회색 무늬들이 구름처럼 드러나고 있다.
바닷물을 가둔 함수가 1차에서 5차까지의 증발지를 거치며 염도 7%가 된다. 1%씩 올라가서 25% 까지 증발되면 타일판에서 아침 5~6시부터 12시간을 놔둔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소금 꽃이 피기 시작해 4시가 되면 확 영글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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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가 증발해 천일염 소금 알갱이가 남은 모습.

이제 천일염이 완성된 단계다. 물론 간수가 빠지지 않은 상태라 무척 짠데 사실상 쓰다는 느낌에 가까울만큼 정말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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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내어준 금, 천일염소금.

인공적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소금, 천일염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에서 내어준 영양분을 머금은 소금이라 미네랄과 영양분이 풍부해 국내외에서 최고로 인정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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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의 직원이 도구를 이용해 소금을 모으고 있다.

천일염이 만들어지며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일단 바닷물을 수문을 통해 염전의 저수지로 유입시켜 1차증발을 거친다. 이 과정을 일컬어 난치라고 부른다.
그리고 2차 작업은 1차 증발지에서 정화 및 여과된 소금을 다시 한번 여과와 증발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누테'라고 부른다.
이어서 2차 증발을 거친 소금 결정체를 모으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은 '채염'이라 한다. 이런 과정 중 이물질을 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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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모아진 소금.

이것은 들것으로 날라 창고에 쌓이게 되는데 이때까지의 과정이 햇빛이 좋을 때는 빠른 시간 내에 소금이 완성된다.
이런 천일염 제조법은 타일염이라 하는데 1900년대 초반에 들어온 것이라 한다. 그전에 우리 조상들은 솥에 함수(바닷물)를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 이를 자염이라 했다.
그러나 자염은 함수를 끓이는 데 드는 연료비용과 인건비, 시간 등이 많이 걸려 천일염 체제로 바뀌었다.
우리 서해는 천일염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갯벌을 가지고 있어서 태안에는 현재 10여 곳의 염전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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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것에 가득 실린 천일염. 염전에서 창고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다.

예전에는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만들었고 그런 것은 제재염이라 부른다. 물론 지금도 일부 그렇게 소금을 만들기는 하지만 태안 염전은 타일 염전으로서 가공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천일염이라 부른다.
즉 매끈하게 구운 타일(염판)을 바닥에 깔아 해수가 바닥으로 스미지 않게 막고, 그 염판에서 막 거두어낸 천일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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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가득 쌓인 천일염

염판에서 거둔 소금은 이렇게 창고에 쌓아 간수를 뺀다. 간수는 염화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있어 쓴맛이 난다. 그래서 간수를 충분히 뺀 묵은 천일염이 맛있다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천일염을 생산하지만 대체로 맛있는 소금은 4~6월 사이에 나온 것이라 한다. 일교차가 적기 때문이다.
또 7월 넘어 무더위가 심할 때에는 소금이 짜다고 한다. 염부들은 소금을 “바다에서 나는 금”이라고 말한다. 그 가격이야 어처구니없이 싸지만 소금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으니 귀하기로는 금을 넘어서는 것일 수도 있다. 4~6월의 천일염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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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를 뺀 뒤 20kg들이 자루에 담겨져 있는 천일염.

이제는 상품화가 모두 끝났다. 이대로 주문을 받아 전국 각지에 팔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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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창고에서 바라본 염전의 모습. 나른한 휴식을 즐길 시간이다.

너른 염전과 저 멀리 보이는 태안반도 해송이 우거진 산자락과 그 아래 촌락의 모습까지, 인상적인 풍경이다.
태안은 천혜의 해안경관을 감상하고 솔향과 바다내음, 파도소리를 들으며 탐방하는 길이 북적이지 않아 더욱 정감이 간다.
그 과정에서 길가에서 만나는 이런 염전의 풍경은 가끔 이국적인 느낌도 주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염전이 반겨주는 만대항 주변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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