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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밤꽃 향기 바람에 날리는 초여름의 부여로 여행을 떠나자

밤꽃 향내 진동하는 부여 여행

2021.06.10(목) 21:32:50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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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는 전국 밤 생산량의 22 %를 차지하는 곳이라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밤나무가 있다.
밤꽃이 필 무렵이면 천지가 누렇고 기다란 밤꽃이 피어나고 밤꽃 향기는 세상을 지배한다.
밤나무는 가시투성이의 열매도 그렇지만 밤꽃도 일반적인 꽃의 모양이 아니라 하얀 구미호의 꼬리처럼 기다란 꽃이 아래로 늘어지며 피어난다. 이 기다란 꽃이 어떻게 동그란 가시뭉치 열매가 되어 그 안에서 매끈한 밤톨이 나오는지 매번 궁금해서 올해는 밤의 생태를 파헤쳐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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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의 꼬리 같은 밤꽃이 피고 있다. 수꽃이 먼저 피어서 향기를 진동시킨다.
밤꽃이 필 무렵에는 밤마다 개구리울음소리도 깊어지고 초여름 시골 마을의 서정도 날로 향기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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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꽃 옆에 암꽃이 나타나 자리 잡았다.
초여름의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꿀벌들이 밤꽃 향기에 모여들면 암꽃과 수꽃의 수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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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꼬리처럼 복슬복슬한 수꽃과 암꽃이 나란히 피어서 바람과 벌이 수정시켜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밤나무의 암꽃과 수꽃을 구분하지 못한다. 사람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사는 동안 밤나무를 비롯한 대자연에서도 순리에 따라 보이지 않게 돌아간다.
밤꽃은 구미호의 꼬리처럼 길고 부드러운 털이 북슬북슬하게 난 수꽃이 먼저 피어난다. 이때 특유의 밤꽃 향기가 진동하게 된다. 일주일 쯤 수꽃이 향기를 천지에 진동시키며 피어있으면 털이 없는 긴 꼬리가 슬쩍 수꽃 옆에 나타난다. 이 것이 바로 암꽃이다. 암꽃과 수꽃이 나란히 피어있는 동안 알밤의 탄생 신화가 써진다. 밤꽃 향기에 벌들이 모여들고 일벌들은 암꽃과 수꽃 사이를 날아다닌다.

꿀벌이 수꽃에서 화분을 묻혀 암꽃에 앉으면 암꽃은 꿀을 내어주고 부지런히 꿀을 모으는 사이 밤꽃이 수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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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꽃의 꽃가루가 암꽃에 수정이 되면 암꽃이 피었던 자리마다 손톱보다 작은 밤송이가 맺힌다.
암꽃 자루에 동글동글한 밤송이가 맺혀있다. 이 작은 밤송이가 가을까지 비바람과 장마, 병해충 등을 견디며 알밤으로 탄생한다.
평범하지 않은 꽃 모양과 특유의 향을 가진 밤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탱글탱글하게 익은 알밤의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암 꽃가루로 풍성했던 수꽃은 어느새 노화해서 징그럽고 기다란 곤충 모양으로 변신을 한다.
그 갈변한 꽃마저 땅에 떨어져 거름으로 산화되고 만다.

암꽃과 수꽃의 결정체인 밤송이가 만들어진 밤나무는 가을까지 100 여 일 간의 비바람과 장마, 태풍, 병해충을 견디며 대장정의 성장 과정에 돌입한다. 가시로 온 몸을 방어하며 계절과 기후를 견뎌야 한 알의 알밤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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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아래에는 작년에 수확했던 밤송이들이 남아있다. 알밤은 사람에게 내어주고 마른 껍질만 남아 있다. 알밤의 일생이 이 밤송이 하나마다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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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뾰족한 부분에서 싹이 올라오는데 오랫동안 밤 껍질이 그대로 달린 채 싹이 자라서 줄기가 된다. 그래서 조상들은 근본을 잊지 않는 나무라고 해서 제례상에 반드시 밤을 올리고 사당이나 위패를 만들 때 밤나무 목재를 써왔다. 밤은 다산과 부귀를 상징해 전통혼례와 폐백상에 올리고 대추와 함께 신부에게 던져준다.

지금 부여는 산 전체에 밤나무를 심은 곳도 많아서 밤꽃 향기에 갇혀버린 것 같다. 바람이 살랑 불 때마다 코끝을 파고드는 밤꽃 향기에 기분마저 향긋해진다. 후각은 사람의 기분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기관이라서 그렇다. 밤꽃이 필 때면 탁란을 하는 뻐꾸기도 힘차게 울고 휘파람새도 휘휘 울며 초여름 시골의 서정을 풍성하게 해 준다.

밤꽃 향기를 따라 부여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부여 여행 정보>
백마강 카누/SUP 체험교실 - 주말 마다 (5.29~ 10.3)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267 백마강 레져파크  
서동연꽃축제 - 7.10~18  궁남지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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