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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아버지 농사, 딸 마케팅 <논밭상점> - 1화

제품력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2021.04.28(수) 14:22:59 | 로컬스토리 (이메일주소:nadiaseo@naver.com
               	nadiaseo@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구마 농사에 도전해본 적이 있었다. 거름을 너무 많이 주거나, 두더지의 습격을 받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실패했다. 얼마 안 되는 고구마를 수확해서 보관하다 보니 상처 난 부분이 썩기도 했고, 수확하자마자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이 없기도 했다. 오래오래 보관해 둔 고구마에서는 싹이 잔뜩 나서 화분처럼 변하기도 했다. 작은 경험이지만 약은 약사에게 농사는 농부에게 맡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었다.

그런데 막상 입맛에 맞는 고구마를 생산하는 농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박푸른들씨를 처음 만난 것은 2016년이었다. 홍성에 이주해서 친구를 찾고 있었는데, 긴 머리에 열정 넘치는 농부를 만나 설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논밭상점’이라는 간판으로,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지은 고구마를 판매한다고 했고 푸른들씨와 크루들이 직접 짓는 허브도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후 서로 바쁘다 보니 고구마만 몇 번 사 먹고는 자세한 소식을 듣지 못해 궁금하던 차에 인터뷰를 핑계로 그가 운영하는 ‘논밭상점’을 찾아가 보았다.

박푸른들씨가 허브를 들고 포즈를 취해주었다
▲ 박푸른들씨가 허브를 들고 포즈를 취해주었다


“제품력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최근 논밭상점은 농부 아버지의 이름을 딴 ‘박종권 고구마’를 완판했다. 몇십 톤에 이르는 고구마를 물류를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물량을 직접 판매로 모두 판매했다니 놀라웠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저희는 물류가 없는 농장이에요. 논밭상점의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류가 없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없는 점 외에도 단점이 많죠. 그래서 저희는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물류가 없기 때문에 압도적인 신선도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결국, 농작물은 생물이기 때문에 선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고맙게도 고객들에게 품질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죠. 지금은 논밭상점의 소비자들은 저희 제품력을 신뢰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아빠가 키운 고구마
▲ 아빠가 키운 고구마

신선도라는 강점 외에도 물류창고가 아닌 자체 창고를 운영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농산물별로 적절한 보관 환경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구마의 경우 수확 직후보다는 전문적인 큐어링(후숙 과정)을 거치면 맛이 좋아진다. 논밭상점의 고구마는 자체 창고에서 큐어링을 거치기 때문에 당도가 높고, 당연히 시장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제품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이다 보니 고객 응대 때문에 힘든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번은 잘못 배송을 보냈어요. 어떤 할아버지가 주문하지도 않은 고구마를 받게 되신 거죠. 저희가 실수했으니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럴 수 없다는 거예요.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고구마가 너무 예쁘고 좋아 보이니 당신이 직접 드시겠다며 고구마 값을 보내주셨어요. (웃음) 저희가 하는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

nonbaat.com

배송준비중인 허브들
▲ 배송준비중인 허브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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