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에 가든지 그곳의 기후조건과 토질, 지역민들의 정서와 특징에 맞는 농수특산물들이 있게 마련이다. 충청남도 각 지역들도 다 마찬가지인데 그중에서 당진은 '당진 9미'가 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해나루 쌀, 꽈리 풋고추, 실치회, 해나루 한우, 면천 두견주, 가화 포도, 당진 사과, 간자미회 무침, 우렁 쌈밥이 바로 당진 9미다.





그중에서도 해나루 한우는 합덕전통시장(버그네 장터)에 한우 특화거리를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정성을 쏟는 특산물이다.
한우는 가격도 가격인데다 일반 음식처럼 쉽게 접하기는 어려운 특징이 있어 나름 ‘마음 먹고’ 즐겨야 하는 고급진 음식이다. 그래서 맛있어야 후회하지 않는다. 즉, 비싼만큼 소비자로 하여금 ‘먹을 것을 먹었다’는 생각을 갖게 해 후회하지 않은 선택임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
당진 해나루 한우는 그런 걱정을 싹 없애주는 특산물이다.



해나루한우 특화거리에 가면 양쪽으로 한우 전문 식당들이 줄지어 서 있다.
당진 김대건 신부 생가지, 해미 순교성지, 합덕제, 두견주, 신평양조장 등 많이 알려진 곳을 보거나 관광을 오신 분들은 이곳 해나루한우 특화거리에 언제든지 찾아가면 질 좋고 맛있는 고급 한우를 즐길수 있다.



식당에 들어가서 한우 등심을 주문했다. 선홍빛 때깔도 고운 당진 해나루 한우 등심이 준비돼 나왔다. 가운데 노란 빛깔의 떡심(일명 힘줄)이 한눈에 봐도 등심인 것을 알게 해준다.
 
여기서 잠깐, 마블링을 중요시하는 분들이 계신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중요할 수도 있다.
마블링이란 소고기 특유의 기름(고소한 감칠맛과 육즙을 내주는)이 고루 잘 퍼져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게 우리 건강에 반드시 이롭지 않을 수도 있다,
즉, 마블링이 잘 돼있다는 의미는 기름이 많다는 것일 수도 있어서다.





해나루한우는 보시다시피 마블링이 많지 않고, 매우 적당히 있다. 그러면서도 맛있기만 하다면 정말 ‘찐’ 한우다. 더구나 기름기 있는 마블링 대신 살코기가 가득한데도 육즙이 넘친다면 금상첨화다.

당진시는 그동안 1년에 36억원씩 투입해 해나루 한우 브랜드 육성과 고급육 출하 장려금 지원, 한우 우량정액사업, 한우사료 생산성 극대화 사업 등 다양한 한우육성정책을 펴왔다.
또한 악취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와 민원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름다운 축산농장 만들기 사업과 축산환경 개선사업, 축분 수분조절제사업도 추진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근친교배 우려가 있는 소 자연교배를 차단하고 당진축산업협동조합과 함께 한우 우량 혈통송아지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에도 약 37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한우 ICT번식과 질병관리시스템 지원 등 한우산업 육성 20개 사업을 추진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는 해나루 한우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초유 은행'도 운영중이다.
한우는 젖소보다 초유량이 적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우유를 먹이는 것이 대부분인데, 젖소 농장에서 풍부하게 나오는 초유를 받아다가 한우에게 공급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초유는 그 성분이 워낙 뛰어나서 송아지 폐사를 획기적으로 막아주고 송아지가 성장 발육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지성이면 감천. 그런 노력 덕분에 해나루한우는 지난 2014~2015년 2년연속 고급육 출현율 충남도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저력이 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해나루 한우의 고기 향기는 젓가락을 집어든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게 만든다. 하지만 진정 한우를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한우 소고기는 불판 위에서 핏기만 가셔도 먹을 수 있다. 불 위에 올리자마자 곧바로 입으로 직행해도 된다는 말씀. 육회도 먹는게 한우 아닌가.



그런데 정말...
기름기 있는 마블링이 적어도 이게 맛이 예술이다. 고기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며 목 안으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다.

감칠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아, 그래서 "한우 한우" 그러는가 보다.
더구나 당진이 정책적으로 키워나가는 대표브랜드 해나루 한우다.







숯불에 잘 익힌 한우를 소금장에, 맨소금에, 김치에, 쌈장에...
취향대로 찍어 골고루 먹어보는 맛. 이건 즐겨본 사람만이 안다.



그리고 궁극에는 공기밥에 올려 된장찌개와 함께 즐기는 최후의 맛.



특히 한우 집에서 내어주는 된장찌개는 왜 그렇게도 맛 있는지...

이유를 가르쳐 드린다.
대개 된장찌개는 특별한 재료 없이 된장과 호박 정도를 넣고 끓인다.
하지만 한우집 된장찌개는 식탁에 오르자마자 고객들이 알아서 그 안에 그때까지 먹던 한우 고기를 몇점 투하하기 때문.

소고기는 감찰맛이 뛰어나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양념이 되는데 그것을 된장찌개에 아낌없이 넣었으니 그게 맛있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한우를 먹으면서 빼놓을수 없는 또 하나의 별미, 마늘. 은박지에 싸서 기름과 함께 올려놓으면 맛있고 고소한 마늘익힘이 된다. 그냥 숯불에 구워먹어도 그만이다. 마늘 역시 평소에는 잘 안먹어도 한우와 먹을때는 이것도 그렇게 달다.





당진 해나루한우는 특화거리에 가면 이렇게 상품화 돼서 나온 것을 포장해서 사들고 올 수 있다.
등심, 갈빗살, 부챗살, 치맛살 등...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특수부위들 어느것이든 취향대로 살 수 있으니 언제든지 가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