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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코로나 역신이여 물렀거라' 가 화두가 된 은산별신제

코로나 시국에 축소된 2021년 은산별신제에서 치성을 드리며 평범한 일상을 기원하다.

2021.04.14(수) 21:25:09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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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은산면에서 해마다 펼쳐지는 은산 별신제는 국가 무형문화재 제 9호로 지정된 행사이다.
올해는 4월 8일부터 13일 까지 6일간 공개 행사가 있었다. 작년부터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은산별신제도  외부 인사들도 초청하지 않고 축소하여 제례만 지내기로 했다.  위의 사진은 재작년 벚꽃 피는 계절에 행해졌던 은산 별신제의 화려한 개막을 추억한 사진으로 대체해보았다.
홀수 해에는 제례위주의 소제라고 해서 별도의 큰 행사를 하지 않고 간소하게 지낸다. 코로나 시국과 맞물린 은산별신제 역시 초청 행사 등은 하지 않았다. 제관들과 행사 요원들 위주의 간략한 제의에 정성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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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 별신당. 백제의 부흥군의 복신 장군과 도침 대사의 영정을 모시고 백제 군사들의 영혼을 달래고 산신을 모시는 곳이다. 은산별신제의 근원이 집약된 곳이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라면 장장 일주일 간 이어지는 은산별신제의 신명나는 굿판으로 부여가 들썩거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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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신제를 위해 장승을 깍고 있다. 별신제 때마다 장승을 새로 깍아서 세우고 제를 지낸다. 이런 의식과 제례를 통해 선인들은 농경사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마을의 결집력을 강화해왔다. 은산 별신제는 다른 지역과 달리 토속 신앙과 군대 의식이 결합된 장군제적 성격이 짙다고 한다. 장승제 역시 '장승세우기' 등의 퍼포먼스를 생략하고 제의만 갖추었다.

장승은 소나무로 제작하며 잡귀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마을 입구에 세운다. 은산별신제에서 장승을 세우는 것은  은산으로 들어오는 동서남북 입구에 세워서 부정한 것을 미리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즘은 장승을 예술적인 감각으로 디자인 해서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편이라 기능적인 면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홀수 해에는 제례 위주로 간소하게 지내는 소제라서 별도의 큰 행사를 치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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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의 제관들과 소수의 행사 요원들만으로 치러진 본제. 
산신에게 올렸던 생돼지와 닭을 삶아서 올린다. 별신제는 유교식으로 치러지며 제의를 마치면 제관들과 주민들이 모여 풍물패들의 가락에 맞춰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다.
개인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 이런 행사에서 잡았던 돼지와 닭고기는 온동네 사람들의 주요 영양소 공급원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 은산 출신의 어른들은 별신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삶은 돼지고기와 제사 음식을 먹기 위해 기다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담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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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과 군민들이 무사태평하기를 기원하는 상당굿. 은산별신제의 하이라이트 행사로 무녀들의 흥겹과 왁자지껄하고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진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에 찍어둔 사진을 사용했으며 올해는 모든 행사가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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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는 원래 괴질을 쫓기 위해 비롯된 제의이다. 변변한 치료법이 없었던 고대에는 역병조차 인간 위의 존재인 신으로 해석하여 제의를 통해서 신의 노여움을 달래고자 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역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달래고 위협하는 방법을 통해 전염병을 막고자하는 간절한 바램이 집약된 굿이었다.

그 시절에는 제대로 섭취를 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져 전염병을 이겨낼만한 체력들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의식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놀면서 한바탕 스트레스를 풀고 나면 어떤 질병이라도 물리칠 근력이 생겨났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전에 이런 의식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결속을 다지고 기초 체력을 갖추는 일은 중요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사람들이 모여서 직접 정보를 교환하며 농경 문화를 전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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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의 마지막 의식으로 소지를 태우고 날려보냈다.
전염병의 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시 사람들이 모여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굿판을 벌일 날을 기원한다.
현대 의학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감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도 정보 교환이 가능하게 했다. 예전과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경제 활동이 일어나는 것은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제관의 정성어린 제례와 사람들의 치성을 통해 코로나 역신의 노여움을 달래는 의식이었던
은산별신제도 조용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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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 전수회관.
하루빨리 전염병의 시국이 물러가 별신제 전수회관이 들썩들썩하게 사람들이 모여들게 될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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