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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릴 수 있다면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죠”

[미담] 조혈모 세포 기증한 당진시장애인복지관 박영광 운영지원팀장

2021.02.24(수) 09:33:37 | 당진시대 (이메일주소:d911112@naver.com
               	d911112@naver.com)

?기증 신청 16년 만에 조혈모 세포 기증
기증자에게 받은 감사편지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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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사람 한 명 살릴 기회가 얼마나 되겠어요.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어요. 제가 조혈모 세포를 기증해 누군가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당진시장애인복지관 박영광 운영지원팀장이 조혈모 세포를 기증했다. 박 팀장은 지난 2004년 우연히 조혈모 세포를 기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신청하고 기증까지 장장 16년이 걸렸다. 조혈모 세포는 골수에서 자가 복제 및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및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는 세포다. 만약 조혈 과정 중 장애가 생기면 백혈병 등 각종 혈액질환이 발병하게 된다. 

조혈모 세포는 성인의 골수에서 약 1%로 아주 적은 양을 차지한다. 심지어 이식하려면 환자와 기증자의 유전자형이 맞아야 하는데, 가족의 경우 부모는 5%, 형제·자매는 25% 확률이지만 타인과의 일치율은 수만 분의 1 수준이다. 

극적인 확률 뚫고 ‘적합’
박 팀장도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조혈모 세포 기증 신청을 한 16년이 지나서야 혈액암을 앓고 있는 환자와 유전자형이 맞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정밀검사를 실시했고, 이 검사에서도 극적인 확률을 뚫고 최종 적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 미뤄지길 반복, 결국 12월 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기증 절차가 이뤄졌다. 헌혈과는 달랐다. 계속해서 피를 뽑아내는 수십가지의 검사가 이어졌다.

심지어 기증을 위해 2박3일 동안 입원했다고. 이 과정에서 근무하고 있는 당진시장애인복지관(관장 정춘진)의 협조가 필요했다. 박 팀장은 “알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회사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도 양해해 줘 기증 절차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원하는 동안 조혈모 세포를 원활히 이식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주사를 총 9차례에 걸쳐 양쪽 팔에 맞았다. 박 팀장은 “주사를 맞으면 맞을수록 더 아팠다”며 “약 기운이 축적될수록 마치 온몸을 맞은 것처럼 뻐근했다”고 덧붙였다. 

“희망과 생명 나눔에 고마워”
기증이 이뤄지는 당일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 조혈모 세포를 뽑아냈다. 채혈하면서 그 안에서 조혈모 세포만 추출한 뒤 다시 박 팀장의 몸에 혈액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기증을 모두 마치고는 기절하듯이 잤다”며 “그날은 종일 아팠지만, 다음날이 되자 바로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기증을 끝내고 난 뒤 그에게 편지 하나가 도착했다. 기증받은 환자의 아내에게서 온 편지로, 그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기증자에게”라는 말을 시작으로 “희망과 생명을 줘 감사하다”며 “평생 잊지 않겠다”는 긴 편지를 박 팀장에게 남겼다. 박 팀장 역시 “꼭 남편이 완쾌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란다”는 답장을 전했다.

“편지를 받고 뿌듯했어요. 저도 아이가 둘이 있어 기증 전 아내의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다행히 기증을 허락해줬죠. 아마 허락해준 아내도 힘들었을 거예요. 가족과 회사에 고마워요. 올해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모두에게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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