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회수를 건넌 귤, 21세기 신기술농법으로 레드향이 되다

부여의 첫 레드향 재배 성공과 출하 이야기

2021.01.05(화) 00:14:13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이런 오렌지와 귤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과일들이 우리 곁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농업기술의 발달은 이국적인 향기를 품은 과일들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 과일들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 같은 이런 과일들이 이제는 기후 변화와 신기술 농법으로 육지에서도 재배를 하고 있다. 더구나 외국에서 수입한 나무들이 아니라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과일나무들이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1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2
  
부여군 양화면 송정리 진성농원 윤석한(68세)님의 농장에서도 지난 4년 간의 노력 끝에 올해 첫 레드향 수확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우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요즘 힙한 트롯 소리가 먼저 반겼다. 우렁찬 오페라 소리는 아니었어도 1천평의 연동 하우스 안에는 귤보다는 크고 색깔도 진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런 수확의 순간에서 느끼는 희열이 농부에게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원동력이 되게 하는 것 아닐까.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3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4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선명한 주홍빛 색감은 농염했고 나무는 튼실해 보였다. 나무마다 실하게 열린 레드향 열매들의 향연에 탄성이 나왔다. 밖은 하얀 겨울인데 하우스 안에는 계절을 실감할 수 없는 싱그러운 열매와 초록색 잎들이 찬란하다. 지금 이곳이 부여인지 제주도인지 알 수 없는 풍경이다. 레드향 나무 사이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지금 제주도에 있다고 해도 믿지 않을 사람이 없을 풍경이다. 겨울이 없는 이국의 땅에 와 있는 것 같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5   
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맛부터 보라고 건네준 레드향은 입에 넣자마자 달콤하고 상큼한 과즙이 톡톡 쏘는 맛으로 반겨주었다. 귤보다는 씹히는 맛이 월등했고 시지 않은 새콤달콤한 맛이었다. 레드향에 맛들리기 시작하면 귤은 먹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렌지보다 껍질도 얇고 쉽게 벗겨져서 과육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 귤의 단점을 보완한 겨울 과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6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가 있다. 중국 회남의 귤나무가 회수를 건너 회북으로 갔더니 탱자가 되었더란 말이다. 이 말은 생태학적으로는 토양과 기후에 따라 열매의 질이 달라진다는 뜻이 되겠지만 인문학적으로는 환경적 요인이 결과를 다르게 한다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이제는 농업기술의 발달로 회북에서도 탱자가 아닌 귤이 자생하게 되었다. 레드향은 탱자나무에 황금향을 접목해서 키운 다음 베어내고 다시 레드향을 접목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레드향은 열과가 적고 당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7
   
부여에는 레드향을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어서 독학으로 공부하고 실험하며 만들어냈다 한다. 황금향의 장점과 레드향의 단점을 보완해서 탄생한 레드향계의 신품종이다. 윤석한 농부의 레드향은 일반적으로 납작한 모양의 레드향에 비해서 한라봉처럼 배가 불룩하고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다고 해서 신 레드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기술은 윤석한 농부의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의 결과다. 탱자나무를 레드향 나무로 만드는 21세기 신기술농법이 귤화위지라는 옛말을 무색케 만든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8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9
 
레드향 재배는 연동하우스와 탱자나무, 한라봉, 레드향의 세 가지 묘목을 모두 마련해야 하는 등 초기 자본투자 비용이 높은 편이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농사는 아니지만 인건비 의존도가 낮은 장점이 있다고 한다.
 
기후 변화와 농법의 발달이 과일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현장에 다녀왔다. 아직도 농업현장에는 새로운 농법과 신품종을 만들고 보급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농업인들이 많다.
 
회수를건넌귤21세기신기술농법으로레드향이되다 10
 

충화댁님의 다른 기사 보기

[충화댁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