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마음으로 채워온 90년, 4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사대기름집을 찾았다. 천안에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기름집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잊고 있던 어느 날 아내가 "기름 짜러 가야 하는데 괜찮은 곳 없느냐"고 물었을 때 갑자기 그 사대기름집이 떠올랐다.
 

 
천안에 산지 어언 20여 년이 지났지만 이처럼 좁은 골목을 따라 나 있는 미로 같은 길을 내비게이션에 사대기름집을 찍고 가다가 중앙시장을 지나서야 기름집 앞 골목에 이르렀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자 벽면에는 1983년과 2005년에 방송한 사진으로 가득했다.
 

 

 
TV 프로그램 '6시내고향'과 '생생정보마당'에서 방송 촬영했던 사진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지난 여름에는 긴 장마로 들깨 수확이 줄어 꽤 가격이 비싸졌지만 100% 국산만 사용한다고 한다. 들기름이 집에 떨어지면 낭패라는 말에는 어쩔 수 없다.
  

 
삼대사장님께서 요구르트와 건빵을 주시며 요구르트는 사대가, 건빵은 삼대가 드리는 것이라 한다.
 

  
삼대사장님께 여기 처음 왔다고 했더니, 그러면 방송 못 봤느냐고 물어보신다. 방송을 보긴 했지만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더니 생생정보통 최근 방송을 틀어주신다.
 

 
사대를 이어오기까지 역사와 세월이 묻어나는 내용으로 4대사장이신 아드님은 초등학교 교직생활을 그만두고 기름집을 물려받기로 했단다. 한쪽 벽면에 걸린 사대기름집이란 상호는 상표등록 특허까지 출원했다며 삼대사장님의 칭찬이 자자하다.
 

 
또한 최상의 원재료를 선별하여 제품을 생산하고자 노력한다는 슬로건과 함께 떡을 만들기 위한 쌀도 주문생산으로 직접배달을 시켜 떡을 만든다며 마침 작은 용달차로 배달돼 온 이맛쌀을 자랑하신다.
 

 
여기서는 삼대(부모)사장과 사대사장(아들)의 일이 분할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삼대사장님은 모든 과정이 준비 위주였던 것 같았고, 여사장님은 옆에서 맛있는 가래떡을 뽑고 있었다. 가래떡을 조금 떼어주며 맛을 보라고 하시는데 부드럽고 촉촉한 가래떡 맛이 일품이다.
  

 
마침 우리가 주문했던 들기름이 다 되었는지 사대사장님은 병에 담을 준비를 한다. 사대사장님은 황금색으로 주르르 흘러내리는 들기름을 작은 병에 기술적으로 넘치지 않도록 가득 채운다. 관록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1930년부터 천안에서 90년간 기업을 이어온 '사대(四代)기름'은 4대에 걸쳐 기업을 잇는 동안 세대가 바뀌고 간판명도 바뀌고 방앗간 기계도 시대에 맞게 현대화됐지만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4대를 이어온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성실하게 기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기름집 입구 벽면에 삼대사장님 사진과 함께 쓰여 있었다. 

천안사대기름집
-천안시 동남구 중앙시장길 2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