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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어서와, 문화재 발굴현장은 처음이지?"

공개된 부여 부소산성 문화재발굴현장 답사기

2020.12.15(화) 10:35:33 | 임중선 (이메일주소:dsllew87@hanmail.net
               	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와 부여는 백제시대의 융성했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왕도(王都)이다. 파기만 하면 문화재가 쏟아져 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공주와 부여에서는 유물의 흔적이 있거나, 유물 발굴 가능성이 있는 산자락 등을 조사해 문화재를 발굴하게 되는데, 우리 같은 시민들은 문화재 발굴 방식이나 과정, 그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잘 모른다.

백제시대 왕도인 공주와 부여에서 흔하게 보는 문화재 발굴현장. 얼마전에 부여의 재단법인 백제고도문화재단에서 이 발굴현장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도민리포터가 발굴현장을 다녀왔다. 도민리포터도 공개된 문화재 발굴현장을 직접 눈앞에서 가까이 보기는 처음이었다.
 
백마강과 인접한 부소산 전경(부여군청 제공)
▲백마강과 인접한 부소산 전경(부여군청 제공)
 
부소산 전경. 원안이 발굴 예정지(부여군청 제공)
▲부소산 전경. 원안이 발굴 예정지(부여군청 제공)
 
모습
▲발굴지 답사팀 모습(부여군청 제공)

그 전에 먼저 문화재 발굴사업 내용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올해 4월 부여군은 문화재청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이 함께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 관리사업의 일환으로 백제 사비시대 왕궁의 배후산성으로 알려진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 발굴조사를 착수했다. 발굴현장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10-1번지 일원이었다.
  
부여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로 알려진 사비(부여)의 추정 왕궁지인 부여 관북리 유적(사적 제428호)의 배후에 위치하고 있는 산성으로 왕실의 후원 역할도 겸하던 유적이다.
  
부소산을 향해 가는 길. 바닥에는 시대적 연표가 새겨져 있다.
▲부소산을 향해 가는 길, 바닥에는 시대적 연표가 새겨져 있다
 
quot어서와문화재발굴현장은처음이지quot 1
 
발굴지를 향해 올라가는 길
▲발굴지를 향해 올라가는 길
 
부여 부소산성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조사를 통해 백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산성의 구간별 축조방법과 축조시기를 밝혀낸 바 있다.
 
백제시대에는 포곡식 산성으로 만들어졌다가 통일신라시대에는 테뫼식 산성 2개소로, 조선시대에는 테뫼식 산성 1개소로 점차 축소 운용되어졌음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또한 성벽 내부에서는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성내 시설물(건물지·저장구덩이·우물지 등)이 발견되었다.

포곡식 산성은 산 정상부에서 계곡을 포용하고 내려온 능선부에 성벽을 축조한 산성을 말한다. 테뫼식 산성은 산 정상부를 둘러서 쌓은 산성이다.
 
이후 약 20여 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이번 부소산성 발굴조사는 백제시대 축조된 성과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성이 만나는 지점과 서문지로 추정되는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발굴예정지 표시(부여군청 제공)
▲발굴예정지 표시(부여군청 제공)

드디어 만난 발굴지. 공개된 현장이다.
▲드디어 만난 발굴지 공개 현장
 
발굴 전에는 이렇게 트렌치(구역설정)를 긋는다.
▲발굴 전 구역설정을 위해 그어놓은 트렌치
 
이번 조사를 하면서 부여군은 10월~11월 두 달 동안 총 6차례에 걸쳐 발굴현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해 현장 답사 기회를 주었다.

(재)백제고도문화재단과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현장 활용사업을 ‘걸어서 백제 속으로-사비도성의 사찰’이라는 주제로 답사를 한 것이다.
  
문화재발굴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유산이자 세계의 유산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문화행위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아프리카 쪽의 금은보화와 거대한 석조물 등 영화 속에 나오는 스펙타클한 보물들을 발굴하는 규모는 안 되지만 전국 곳곳에서 크고작은 유물은 꾸준히 발굴되고 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하고 나무와 흙만 있는 곳에서 조심스럽게 붓으로 유물을 털어내며 수첩에 필기하는 고고학자의 모습. 그렇다면 그런 신비스러운 발굴은 어떻게 하는 걸까?
  
시굴조사중
▲시굴조사 중
 
트렌치를 토대로 파내면 땅밑은 지표와 딴판이다.
▲트렌치를 토대로 파낸 땅밑
 
땅을 파보면 지표와 딴판이다.
▲땅을 파보면 지표와 딴판이다
 
트렌치와 그 밑 땅속의 비교.
▲트렌치와 땅속 비교
 
시굴조사는 유적으로 추정되는 지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피트와 트렌치(참호)를 팔 구역을 설정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흰 선이 해당 지역을 파낸 뒤 지표 아래에 있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세부적인 조사를 하기 위해 설정한 구역이다.
  
이곳은 조사된 트렌치의 토층단면이다. 발굴조사 과정에는 층위에 대한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땅은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또는 일시적으로 퇴적이 일어난다. 때문에 지형마다 땅에 퇴적되는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는데, 여러 겹의 토층(서로 각기 다른 토양성질을 가진 토양결)이 나타는 것을 알 수 있다.
  
발굴 전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텃밭이었지만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땅속 상황은 전혀 딴판인 것이 문화재 발굴 현장이다. 고고학자는 이러한 조사과정에서 유구와 유물들을 찾아 밝혀내는 것이다.
 
이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현장 공개 프로그램은 매장문화재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을 개선하고 매장문화재의 고유한 가치를 널리 홍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공주와 부여 지역민에게는 본인들이 사는 고장의 백제왕도 핵심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문화유산 관련 진로체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장점이 그것이다.
 
트렌치와 발굴한 땅밑 상황이 드러나 있다.
▲복잡한 구획설정을 위해 그어 놓은 트렌치
 
트렌치를 바탕으로 발굴한 땅밑 흔적
▲트렌치를 바탕으로 발굴한 땅밑 흔적
 
장구한 세월, 소나무가 문화재를 지켜주었나보다.
▲장구한 세월을 버티고 선 소나무
 
발굴한 땅 속은 지
▲땅속 토층 단면을 통해 문화재의 다양한 연대 측정이 가능하다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1)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발굴현장 견학과 사진촬영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현장 속으로’, (2)부여지역의 백제유적에 대하여 전문가와 동행하며 특강과 탐방을 할 수 있는 ‘걸어서 백제 속으로-사비도성의 성곽/사찰’, (3)매장문화재 발굴에 대한 강의와 유물 모형 제작(복원)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고고학 진로체험’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 11월 13일에 첫 현장답사는 부여 용강중학교와 석성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고고학 진로체험을 실시했고, 그전에 7일에는 '걸어서 백제 속으로-사비도성 사찰 답사'를 진행한 뒤 이곳 부소산성에도 다녀갔다.
  
학생들은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며 해설사 선생님과 발굴조사 관계자 및 전문가 선생님들로부터 부소산성의 시기별 성벽 축조 양상의 차이, 서문지 주변의 성벽 구조 등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또한 발굴담당 기관에서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시기별 성벽 축조 양상의 차이, 서문지 주변 성벽 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정밀한 발굴과 조사를 통해 백제시대 소중한 유물들이 햇빛을 봄으로써 우리 충청도민과 국민들 모두에게 자긍심을 갖게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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