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대흥면에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관아건물인 예산 대흥동헌 및 아문이 있다. 이곳 뒤뜰은 흥선대원군의 척화비와 화령옹주 태실이 모셔진 곳이기도 하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게 큰 느티나무 보호수는 218년의 수령만큼이나 듬직하게 동헌을 지키고 서 있는 듯싶다. 단풍이 제법 보기 좋게 물든 때였다.
 

 
1407년(태종 7)에 창건하였고, 1914년에 대흥면사무소로 개조하여 사용하다가 1979년 해체하여 복원하였다. 조선시대 대흥군의 현청으로서 '여지도서' 대흥군 공해조에 의하면 객사에는 3칸의 정청·12칸의 동대청·14칸의 은사정·16칸의 서헌방·4칸의 하마대가 있었고, 아사에는 9칸의 구동헌·16칸의 신동헌·4칸의 남상방·5칸의 북상방·6칸의 대청·5칸의 초당·7칸의 행랑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는 동헌과 아문만이 남아 있다.
 

 
아문은 대흥동헌으로 들어서는 문이다. 지붕을 높게 올린 솟을대문 형태로 임성아문(任城衙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임성'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 대흥현의 임존성(任存城)을 고친 이름으로 고려 초에 대흥군(大興郡)으로 개칭하였다.
 

 
동헌은 역대 군수들이 집무를 보던 정청으로 정면 6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목조 기와집이다. 중앙에 정청인 대청이 있고, 좌우에 온돌방이 있다. 전면으로 툇마루가 이어져 있고, 북쪽에는 2칸 규모의 대청이 있다. 4벌대로 높게 쌓은 장대석 기단 위체 전명에는 방형의 초석을, 후면으로는 덤벙주초석을 혼합하여 놓았다.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관아건물로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를 평가해 충청남도유형문화재 제174호로 지정하였다. 동헌의 뒤뜰에는 흥선대원군의 척화비와 화령옹주의 태실이 있다.
 

 
척화비는 두 차례의 양요 이후 당시 왕이었던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척화 교시를 내려 전국 각지에 세우게 한 비석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서양 오랑캐가 침범했을때, 싸우지 않는 것은 곧 화의하는 것이오, 화의를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내가 이를 자손만대에 경계토록 하기 위해, 병인년에 글을 짓고, 신미년에 비를 세우노라." 되어 있다.
 
서양 세력과의 통상을 철저히 거부함으로써 외세의 침략을 막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 척화비 건립은 반외세 자주운동으로 해석되어 민족의 자주권을 지켰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서양 세력과의 무조건적인 통상 거부로 인해 조선이 국제정세 흐름에 둔감해져서 근대화가 정체되거나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외세의 침략을 막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태실은 왕손 대군, 공주, 옹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명산에 탯줄을 보관했던 곳이며, 왕가에서는 이를 법으로 정했다. 이 태실은 조선 21대 영조대왕의 11녀 화령옹주의 태실로 화령옹주는 영조와 숙의 문씨 소생으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증조부인 김한신의 조카 며느리이다. 정조 즉위 직후 어머니 숙의문씨의 죄와 연좌되어 대신들이 화령옹주를 한성 밖으로 쫓아내 평민으로 강등시킬 것을 여러 차례 청하였으나 정조는 화령옹주가 너무 어려 죄가 없다며 윤허하지 않았다고 한다.
 
예로부터 태실은 왕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태실을 파괴하는 것은 곧 왕가의 상징물을 파괴시킨다는 의미였다. 화령옹주 태실은 일제강점기에 이왕직이 친일파를 시켜 파괴하였으며, 안에 있던 도자기는 일본인이 가져갔다. 현재 예산군에는 현종, 헌종, 화령옹주, 숙종의 3남 연령군 등 4개의 태봉(태실이 묻혀있는 방향에 있는 산)이 있다.
 

 
동헌 뒤뜰 장독대가 있는 풍경은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에서 종가집으로 촬영된 곳이다. 또한 봄날에 벚꽃이 피면 벚꽃과 장독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기 위해 사진애호가들이 즐겨찾는 사진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봄날에는 벚꽃, 가을에는 벚나무에도 단풍이 반쯤 물들었을 무렵이었다. 현재는 더욱 짙은 가을색으로 빛날 예산 대흥동헌으로 문화재를 찾아 떠나는 의미있는 가을 여행도 좋을 듯싶다.

예산 대흥동헌 및 아문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37 (구)대흥보건지소

*이 글은 '예산 대흥동헌 및 아문'의 안내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