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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배방산 일출 보며 마음을 다잡아보기

2020.10.16(금) 00:55:22 | 랄랄라아줌마 (이메일주소:orangebabo84@naver.com
               	orangebabo8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참 무상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2020년 1월 19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 보고가 처음으로 이루어졌고, 어느덧 벌써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다시 가을, 그리고 10월입니다. 초반까지만 해도 전염병이 쉽게 진정될 줄 알았던 상황은 여러 번의 고비를 맞으면서도 슬프지만 아직까지 진행 중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의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어린이집은 휴원을 합니다. 서로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모두가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활동성이 떨어지니 무기력증도 같이 와서 자칫하면 우울해지기 십상인 상황에 놓이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들이 인적이 드문 곳을 찾다 보니 산을 찾고, 또한 요즘의 가을 날씨는 정말이지 너무나 아깝도록 좋습니다. 비록 일교차는 크지만 낮에도 시원선선하니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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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니 나이에 따라 입맛도 변해가듯 취향에도 변화가 따라오나 봅니다.
 
등산이라면 질색을 하던 남편이 가족 등산을 꾸준히 외쳐 아산·천안 근처의 산을 몇 번 오르기는 해 봤으나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 힘들어해서 정상까지 성공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배방산은 집에서 아침 5시에 출발하여 어둠과 추위를 뚫고 우여곡절 끝에 정상까지 오르는 것도 성공, 예쁜 일출을 보는 것까지 성공한 우리 가족 등산의 첫 산으로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숨이 턱턱 막혀 힘들어서 포기할 뻔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성공해서 참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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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사에 주차를 하고 아직은 어둑어둑한 시간, 서로에게 의지해 올라가 봅니다. 윤정사에서 배방산 정상까지 오르고 내려오는 데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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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방산길 따라 오르다 보면 평상과 벤치, 운동기구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등산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칠 수 있었는데, 두 아이를 데리고 산을 힘겹게 오르고 있는 우리 부부를 보고 긍정에너지 가득한 화이팅 넘치는 아침 인사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아이들에게 힘내라고, 대단하다며 다정하게 말도 건네 주셔서 저마저도 힘이 났던 아침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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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노파가 성배·성방이라는 쌍둥이 남매와 함께 살았는데, 둘은 힘과 무예가 뛰어나 늘 다투었다고 합니다. 노파는 둘 중 하나를 없애기 위해 내기를 시켰습니다. 배는 돌로 성을 쌓고, 방은 80근 쇠신을 신고 서울에 가서 검은 황소와 500근 쇠솥을 구해 오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달 기한을 주었는데 배가 먼저 성을 거의 완성해 가자, 방이 이기기를 기대했던 노파는 수를 써서 배에게 콩을 먹게 했고, 콩을 먹은 배는 배탈이 남으로써 성쌓기에 차질을 빚었다고 하네요. 그 틈을 타 방이 이기게 되었고, 배는 화가 나서 쌓던 돌을 하늘로 던져 그 돌에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백제 개로왕 원년 때의 전설이라 하니 후일 있을 형제국 고구려와 백제 간 공방으로 개로왕이 전사하는 비극을 암시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두 남매 이름을 따 '배방산(361m)'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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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경건하게 바라보고 있는 둘째의 뒷모습이 귀엽습니다. 엄마랑 같이 정상까지 말고 여기도 일출 보는 것도 충분히 예쁘다고 속닥거리다 다시금 정상으로 올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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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집콕생활'로 인해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배방산이 은근 경사가 높아 가다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정상을 눈앞에 두고 일출을 맞이하고야 말았네요. 

경치가 아름다운 높은 곳에서의 일출은 단연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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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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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서 추운 날씨 탓에 혹시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이 앞섰지만 모든 일에 앞서 걱정만 하다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겠다 싶어 따라나선 이번 등산,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하였지만 그때마다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준 남편 덕에 무사히 예쁜 일출을 눈에 담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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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노란 들판에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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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도 서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명의 노력보다 가족 모두의 노력이 조금씩 보태진다면 더 큰 행복을 누리고, 평범한 순간들을 더욱 의미있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올 한해, 있는 듯 없는 듯한 2020년인 것 같아 약간은 허무하지만 다시금 정신 차리고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를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배방산 
-충남 아산시 배방읍 회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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