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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징어 내장 통구이, 먹어 봐야 맛을 알지!!

2020.09.16(수) 01:10:10 | 권순도 (이메일주소:djshsjshsywy@hanmail.net
               	djshsjshsywy@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징어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회가 대표적이고, 반만 말린 피대기를 구운 것, 완전히 말린 것, 삶아 먹는 숙회, 무침, 순대 등 다양하다.

각각의 먹는 방식에 따라 맛과 느낌은 사뭇 다르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먹는 방식이 다를 듯하다.
  
오늘 도민리포터가 추천하는 오징어 먹는 방법은 통구이다. 통구이도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물오징어를 양념해서 석쇠에 굽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진한 양념맛으로 오징어를 먹는 것인데, 그야말로 '오징어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두 번째 방법이 중요한데, 이 방법이 오늘 도민리포터가 포스팅하는 글의 주제다. 물오징어 '내장 직화 통구이가 오늘의 핵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내장째 버리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싱싱한 활오징어, 즉 수족관에서 힘차게 물 뿌리며 성질 부리는 녀석만이 내장 직화 통구이를 할 수 있다. 선어, 즉 죽어서 냉장고에 있는 오징어는 내장 통구이에 부적합하다. 내장의 신선도가 살아있을 때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징어의 내장 통구이는 가장 신선한 오징어를 써야 하고, 오징어가 잡히는 계절인 6월초부터 10월초까지만 가능하다.
  
그런데 왜 굳이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구워먹는 걸까? 그건 내장이 '맛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원에서 초식동물을 잡아 먹는 육식성 포식자가 먹잇감을 잡아서 가장 먼저 먹는 부위가 바로 내장이다. 부드럽고, 영양 많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도 소와 돼지를 잡으면 내장을 모두 먹는 것처럼.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게 오징어 내장 통구이다. 그래서 오징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오징어를 살아 있는 상태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을 기다리는 마니아들이다. 오징어를 내장째 구워먹기 위해서다.
 
오징어 내장 통구이는 석쇠를 이용해 숯불구이를 하는 게 기본이다. 연탄불도 좋고, 장작불도 좋고, 요즘은 번개탄이라 부르는 착화탄도 있으니 오징어 구이는 어려울 게 없다.
 
다만, 살아 있는 오징어를 사다가 집에 돌아와 이런 식으로 구워 먹는 게 쉽지 않으니 현지에 가서 수족관에서 막 꺼낸 팔딱거리며 '승질' 부리며 먹물 쏴대는 그 놈을 직접 잡아 바로 구워먹는 내장 통구이. 그게 진짜다.
  
날이 추워져 오징어잡이가 끝나기 전, 내장 통구이 오징어를 먹으러 충청남도 서해 태안반도 신진도항으로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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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오징어잡이를 나갔던 어선 한 척이 만선의 기쁨을 안고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7~8월 한여름 신진도항에서는 하루 100여 척 가량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출항한다고 한다. 어획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30~40톤 정도였다는데, 이제는 날이 선선해지면서 오징어잡이도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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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에 정박해 배안의 살아 있는 오징어를 하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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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떡펄떡 뛰는 오징어를 배 밑창에 가득 담아 산 채로 싣고온 뒤 이렇게 뜰채로 마릿수를 세어가며 건져내 육지로 올린다. 이것을 거대한 수조차에 싣고 전국 각지로 흩어진다.
 
태안의 오징어는 쫄깃한 식감이 강하고 맛이 좋은데다 수도권까지 거리가 가까워 빠른 운송으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태안 일원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의 수산물 판매점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위판가격은 당일 수확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나 보통 박스(20마리)당 45,000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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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비가 많이 와서 장사를 못하는 날이 적잖았지만 그래도 주말과 날이 좋을 때는 손님들이 좀 찾아와 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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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를 원산지에서 맛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특히 7~8월 오징어 채낚기가 본격 시작될 때에는 산 오징어(활어) 어획이 늘어 근흥면 안흥항과 신진도항 일대가 활기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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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에선 활오징어들이 가득하다. 이 친구들이야말로 수조차에 실려 몇 시간씩 달린 뒤 전국으로 가느라 스트레스 좀 받은 녀석들과 다르다. 즉 10분 전 배 안에서 막 나온 생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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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씽씽 헤엄치며 좋아라 놀고 있는 오징어를 횟집 사장님이 뜰채로 포획, 오늘 네가 우리의 입맛을 돋궈줘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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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놈들을 은박지 랩으로 싸서 즉시 직화 위로 올려놓으면 모든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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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은박지 랩 빈 공간 사이로 오징어 구워지는 향기와 김이 모락모락 오르며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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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꺼내보면 바로 이 모양이 나온다. 그리고 접시에 올려보니 비주얼이 솔직히 그다지 ‘뷰티풀’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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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숯불 통구이를 먹기 위해 칼로 잘라 접시에 냈다. 역시 비주얼이 아름답지는 않다. 그러나 뭔가 끌리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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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봐야 맛을 알 수 있는 법,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 보니, 앗, 이 맛은 대체 뭐지, 이 환상적인 고소함은 뭐란 말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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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과 함께 구워져 구수하면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리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찐득하게 씹히는 오징어 육질의 이 맛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굳이 ‘내장’이라는 표현보다, 오징어 통구이 그 맛이 오묘하다. 은박지로 싸기는 했지만 불위에 바로 구운 것이어서 화기(火氣), 즉 불맛이 죽여준다. 훈제의 느낌 그것이다. 또한 바다에서 갓 잡아온 녀석이라 별도의 소금양념도 필요없이 그 자체가 짭쪼름하다.
 
이 별미, 충남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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