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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위풍당당! 천년 은행나무 행단제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 천년 은행나무 행단제

2020.01.30(목) 20:56:58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에는 수령이 800여 년 정도로 추정되는 웅장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마을의 한가운데서 마을을 굽어보는 풍모가 예사롭지 않은 은행나무입니다.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나 바위 등의 사물에는 신이 깃든다는 우리 고유의 신앙심이 절로 생길 것 같은 나무이지요. 매년 정월 초 이튿날에는 주암리 마을에서 이 은행나무를 기리는 행단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 천년 은행나무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 천년 은행나무
 
예전부터 이 내산면 주암리 녹간 마을의 천년 은행나무에 대해 취재를 하고 싶었는데요, 오늘 마침 행단제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은행나무의 위풍당당한 풍채가 나무의 정령이 곧 튀어나올 것만 같네요. 은행나무의 가지가 너무 늘어져서 철기둥을 땅에 박아서 고정해 놓은 것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합니다.
  
천년 은행 나무 아래에서 엄숙한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은행나무의 정령이 있다면  인간의 예를 갖춘 의식에 감읍할 것 같다.
▲천년 은행나무 아래에서 진행된 식, 은행나무 정령이 있다면 인간의 예를 갖춘 의식에 감읍하지 않을지
 
오늘의 행단제를 위해 마을 어르신들과 군의 어르신들까지 모였습니다. 온갖 풍상을 겪으며 천년을 살아 온 나무에게 인간들이 예를 갖추는 행위와 의식은 당연한 것입니다. 큰바위얼굴을 보며 자란 어린아이가 세월이 흘러 어느새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이 마을에서 자란 사람들은 은행나무의 큰 덕을 지닌 사람들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잎이 떨어져 헐벗은 모습이지만 나무의 정령이 굽어보고 있을 것 같은 풍모입니다. 헤라클레스처럼 역동적이면서도 예술가처럼 선이 아름답게 자란 주암리 은행나무는 전국의 어느 노거수들 앞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천년 은행나무의 후손 나무를 기증받아서 공원을 조성하고 마을 사람들이 잘 보존하고 있다.
▲천년 은행나무의 후손 나무를 기증받아 마을 사람들이 잘 보존하고 있다
  
은행나무 주변에는 공원으로 잘 조성에 놓았는데요, 주암리 은행나무의 후손 나무까지 보존을 해놓았습니다. 이 후손 나무는 마을 주민인 박명용(69)님께서 심고 가꾼 나무를 기증받아서 잘 식재를 해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박명용(69)님의 주암리 은행나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대단했습니다. 어릴 적 은행나무 아래에서 마을 친구들과 놀았던 추억이 생생한 나무라고 합니다. 나무에 올라가서 까치집을 내리는 장난을 하기도 하고 은행을 몇 가마니씩 주워서 장에 내다 팔기도 했다고 합니다. 큰바위얼굴의 주인공인 어니스트 같은 분이 바로 주암리에는 박명용(69)님 같았습니다. 행단제를 지내는 내내 내빈들에게 은행나무의 내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위풍당당천년은행나무행단제 1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노거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들은 검색을 하면 더 정확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만 전문으로 찾아다니는 사진가들은 물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부여 답사코스에서도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산면 주암마을의 은행나무가 천년을 살아온 비결은 마을 사람들의 해마다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도 해주고 주변 정리를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기도 합니다. 이 천년 은행나무는 녹간마을 사람들이 우러르고 가꾸는 동안 어느새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이지요.
 
설날 바로 다음 날에 행단제를 지내기 위해서 마을 분들은 마음적으로 부담스럽고 분주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행단제를 이어오는 데에는 마을 사람들의 은행나무가 딱 버티고 있는 마을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다시 천년을 살아가는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와 녹간 마을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위풍당당천년은행나무행단제 2
 
위풍당당천년은행나무행단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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