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고 투숙객 맞이 분주… 옛 추억의 공간 고스란히
드디어 공주의 원도심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주하숙마을'이 오픈했습니다. 공주에는 '공주한옥마을'과 주미산 '공주산림휴양마을’ 등 널리 알려진 숙박 및 휴양 시설이 있지만, '공주하숙마을' 은 요상하게 어릴 적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 매력의 장소입니다.
고기를 낚는 솜씨 좋은 강태공일까요? 시간을 낚는 숨은 고수일까요? 중동교 다리 위의 강태공 조형물이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꽁꽁 붙잡습니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지류천이 많지만, 어릴 적 제민천은 맑은 물이 항상 넘실넘실 넘쳐대던 곳이었습니다. 홍수에 불어난 물이 무섭지도 않았었는지 선머슴처럼 개구진 단짝과 제민천변의 여염집 냄비를 물에 띄우며 "하하호호" 철없이 장난치고 놀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샘솟습니다.그땐 그랬습니다.
▲ 공주하숙마을 맞은편 벽화와 시와 사진이 있는 전경
▲ 벽장과 화장실
▲ 물펌프가 있는 안채 마당
숙소 내부 컷입니다. 샤워실과 화장실을 겸하고 있습니다. 침구류는 작은 장이 있는 방은 장 위에 얹을 수 있고, 벽장이 있는 방은 벽장 안에 다소곳이 개켜 정리할 수 있습니다. TV,인터넷 ,냉·난방 시스템도 완벽합니다. 2인실과 3인실 예약이 가능합니다. 한옥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생활함에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아이디어들이 총동원되었지요?
옛날식 물펌프가 정겹습니다. 멧돌과 작은 화분들도 이곳만의 정취를 만들어 나가는 분위기 메이커로 한 몫 합니다. 여름철 잘 익은 수박, 참외를 얼음처럼 찬 펌프물에 담가 놓고 이제나 저제나 후식 먹을 시간을 기다렸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가요? 저녁 밥상을 물리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과일 한 조각씩을 차지하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밤을 지새우던 우리네 어릴 적 고향의 모습을 틀림없이 투숙객들에게 선사할 것입니다.
▲ 정주간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엌입니다.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물이다 보니 취사를 할 수 없습니다. 가마솥과 손 때 묻은 옛날식 찬장이 '아!우리집에도 있었는데...' 반가움이 몰려옵니다.
▲ 역사를 담은 담벼락
'공주하숙마을'은 원래 약국이 딸린 일반 가정집이었습니다. 1년 전,개축할 때 담벼락의 일부분을 잘 보관하여 역사의 한 장을 들추게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맘 편히 쉬었다가 갈 수 있고, 뜻 맞춰 놀 자리를 깔아 주기도 합니다. 나그네가 말 없이 떠나가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다시 찾아올 그 날을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차근차근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 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놀러 오세요!'공주하숙마을'은 추억의 기억 저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