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여 충남 홍성전통시장에서는 조금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문화가 있는 날' 행사가 전통시장에서 열린 것으로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데요 과연 홍성전통시장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여 어떤 행사가 펼쳐졌는지 함께 구경해보도록 할까요?
홍성전통시장은 끝자리가 1일 또는 6일인 날에 장이 서는 오일장 입니다. 4월 26일은 장날이면서도 '문화가 있는 날'이 겹쳐 특별한 행사들이 펼쳐졌습니다.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추진단, 충남문화재단이 주관하여 진행 하였는데요 오전 11시 보부상 장마당놀이를 시작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이 펼쳐졌습니다.
주무대에서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 결성농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논 농사를 지으며 모내기를 하고 김도 매는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함과 동시에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농요를 들어볼 수 있었던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도시 지역에 위치한 전통시장에서도 이러한 결성농요 같은 공연이 펼쳐진다면 무척이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성농요 공연 외에도 섹소폰 연주 비롯한 오카리나 연주, 통기타 연주, 국악 공연, 시낭송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진행 되었습니다. 따사로운 봄날을 맞이하여 이 보다 더 좋은 장날 구경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메인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 외에도 홍성전통시장 각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지역의 전통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 되었는데요 이 곳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성촌토기, 충청남도무형문화재 제2호 지승제소,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31호 홍성 댕댕이장,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1 2호 홍성 대장간 등 지역의 무형문화재 보유자 또는 전수자 분들이 나오셔서 직접 체험을 진행하는 특별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놀이마당에서는 보부상 옷을 갖춰 입은 스텝들 출동하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떡메치기를 비롯한 죽방울 놀이, 보부상 목각인형 만들기, 풍선아트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행사 덕분에 평소보다 많은 분들이 시장을 찾았다는 시장 관계자의 말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보부상은 보상(褓商) 부상(負商)과 의 두 개의 상단으로 구분 되었다고 합니다. 취급하는 물품도 각각 달라 부상은 나무, 그릇, 토기 등과 같은 일용품을 상품으로 하여, 지게에 지고 다니면서 판매 하였는데 이 때문에 ‘등짐장수'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보상은 비교적 값비싼 필묵, 금, 은, 동 제품 등과 같은 정밀한 세공품을 보자기에 싸서 들고 다니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판매하였고 '봇짐장수'라고 불리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보부상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체험도 진행되고 공연도 펼쳐지며 보부상이 단지 상 행위의 형태가 아닌 하나의 전통문화로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보부상 활동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더 나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보부상이라는 콘텐츠가 어떻게 발전되어 나아갈지 기대가 큽니다.
이날 행사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청년문화 보부상단' 이라는 현대판 보부상들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청년 사업가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들고 나와 그것을 상품화 시키고 판매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활동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전통시장과 청년 사업가들이 만나 어떤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 인지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화사한 봄날을 맞이한 장날, 그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푸릇함'일 것 입니다. 장마당에는 푸릇푸릇한 모종들이 줄을 섰고 또 한쪽에서는 젊은 청년들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름의 푸릇함을 뽐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전통시장의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청년 보부상을 길러내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예술의 장이 되기를 소망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