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여행 중 가을단풍을 만끽할만한 곳을 찾다가 용현자연휴양림을 들리게 되었다. 천천히 여유자적하며 가을 산책을 즐기리라 생각했는데 해질녘이기도 했고 가야산자락에 위치한 휴양림의 날씨는 오래 걷기에는 꽤 추웠다. 예상과 달리 짧은 산책이었지만 늦가을의 정취와 단풍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은 가야산뿐만 아니라 일락산, 상왕산 자락까지 이어진 생각보다 꽤 큰 규모였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석문봉에서 휴양림, 일락산에서 휴양림, 수정봉에서 휴양림, 옥양봉에서 휴양림까지 등산코스와 해미읍성에서 일락사, 휴양림까지, 개심사에서 휴양림, 남연군묘에서 휴양림, 마애삼존불에서 보원사지, 휴양림까지 역사문화탐방코스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야영데크, 산림문화유양관, 숲속의 집과 같은 숙박시설과 숲 탐방로, 맨발체험로, 내포문화숲길과 같은 체험코스, 숲속교실,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생활목공교실, 유아숲체험원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날씨가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의 차량들이 가득 찰 정도였으니 전국의 어느 휴양림이든 그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용현자연휴양림에는 감히 상상이 되지않는 1,000 ha의 천연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용현계곡에는 멸종위기 1급이며 천연기념물 제 호인 황금박쥐가 발견되었으며 가재와 개통벌레, 백암사지로 가는 길에는 붉노랑상사화 군락지가 있어 산림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고. 올 여름 오랫동안 무더웠던 탓인지 계곡은 많이 말라있었지만 이곳에서 쉬이 볼 수 없는 특별한 동식물이 살아 숨쉰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목교를 건너면 숲속체험장이 있고 숲탐방로가 이어진다. 추위가 조금 누그러지면 숲탐방을 나서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곱게 물든 단풍을 찾으러 산책을 나서보았다. 아직 새파란 것도 있고 빨갛게 물든 것도 있고 물도 들기 전에 성급하게 땅에 떨어진 것도 있었다.
조금 더 붉게 물든 것을 찾다가 휴양림에서 가장 붉은 단풍을 만난 것 같다. 새파란 것 하나 없이 빨갛게 불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단풍이었다.
땅에 떨어진 낙엽들에도 시선을 주었다.
분명 시작은 같은 색이었을텐데 마지막에는 제각각의 빛깔로 제 생명을 다하며 가을을 빛내주었다. 물도 들기전에 떨어진 단풍들이 많아 안타까웠다. 올 가을은 유난히 더 짧아진 것 같다. 이 단풍들이 낙엽이 되기 전에 마지막 가을을 서둘러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서산 국립 용현자연휴양림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산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