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고 시끌벅적한 전주한옥마을과 다르게 공주한옥마을은 오직 한옥체험이라는 테마 하나로 조용하게 형성된 곳이다. 한옥이라는 특징답게 느리고, 고요하게 머물다 돌아가는 것이 공주한옥마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점이다. 가령 숙박 손님이 없는 평일에 찾아가면 한적하게 걷기 좋은 길로 변한다. 사람이 없는 곳을 혼자 걷고 있다 보면 마치 내가 한옥마을을 통째로 빌린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아웅다웅 모여있는 한옥들 사이로 골목길을 걸어본다.




한옥이라는 통일성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처마 밑을 내려다보게 된다. 이런 곳에서 꼭 자고 싶다는 생각은 나뿐 아니라 한옥마을을 찾는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주말에 한옥 집에 손님이 들어온 날에는 마루 밑에 신발이 여러 켤레 놓여있다.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훈훈한지 모른다. 가족들이 한 곳에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 아닐까?






좁은 골목길 사이로 한옥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한옥 나무 틈에서 나오는 나뭇내로 한옥의 정취를 더욱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마침 내가 방문한 이 날에는 하늘에서 비가 올 즈음이었다.





예쁜 한옥을 찾는 것도 매력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걸 좋아한다. 예쁜 것을 보고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가 마찬가지다. 공주한옥마을에서도 예쁜 공간을 찾아 나선다.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수박이다. 시원한 수박이 있다면 가족들과 함께 올라가 수박을 썰어 먹고 싶더라. 그다음으로는 맛있는 백숙이 생각난다. 왜 백숙이 생각 난지는 모르겠다.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걸까? 시골집 앞밭에는 정자가 하나 놓여있다. 어릴 적부터 그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과일이나 음식을 함께 먹곤 했다. 그래서 그런 걸 거다. 아마…








혹시라도 누군가가 있을까 봐 몰래 들여다본다. 공주한옥마을은 사진 찍기에도 참 좋은 공간이다. 다양한 피사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계절 내내 방문해도 좋은 몇 안되는 곳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나름대로, 눈이 오는 날이면 아주 멋지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이면 한옥 속으로 숨어 들어가면 된다. 사람도 적고 조용해서 더 많이 생각나는 곳이 아닐까 한다.






점점 공주와 인연이 깊어진다. 처음에는 동생 학교를 데려다 주기 위해서 몇 번 방문했을 뿐인데, 요즘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찾아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공주의 지리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심지어 내 입맛에 맞는 맛 집들도 찾게 되었고, 공주 사람도 알게 되었다. 참 재미있다. 이런 과정들은 여행이 갖고 있는 마력이 아닐까?






공주한옥마을 내부에 있는 음식점들은 대부분 맛 집이라고 보면 된다. 대신 가격이 좀 비싸다. 나처럼 혼자 방문하는 사람을 위해서 조금 저렴한 식사가 있으면 좋겠다. 공주에서 유명한 '공주국밥'마저도 한옥마을에서는 꽤나 비싼 편이다. 그래도 공주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꼭 '공주국밥'을 추천하고 싶다. 고깃국물이 상당히 맛있다.

가을 빛으로 물들 때 다시 한 번 공주한옥마을을 찾아야겠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END



■ 겨울에 다녀왔던 공주한옥마을의 모습
http://loansnaps.com/220627876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