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산 마애삼존불상을 찾았다. 돌계단과 불이문, 그리고 다시 돌계단을 지나면 드디어 1400년전 백제의 미소를 간직한 서산 마애삼존불상과 마주하게 된다.
해의 방향과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고 했는데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싶었다. 오후의 햇살은 너무 강해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볼 수 있는 오전 11시 전후에 보았던 미소보다는 조금 더 강렬했으나 여전히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였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의 안내문을 살펴보면, 중앙에 석가여래입상을 기준으로 좌로는 제화갈라보살 입상, 우로는 미륵반가유상이 조각되어 있는 백제 후기의 마애불로 국보 제 84호이다.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선을 새겨 넣거나 도톰하게 솟아오르도록 다듬어 만든 불상을 말한다.
삼존불은 6~7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하던 형식이지만 보주를 들고 있는 입상 보살과 반가보살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이나 일본, 고구려, 신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이라 한다.
2.8미터의 불상으로 측면에서 보면 10도 정도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아래에서 기도하는 사람들도 잘 굽어살펴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조각된 솜씨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용을 담고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이 위치한 곳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인 부열 가던 길목이었으며 6세기 당시에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던 곳으로 서산 마애삼존불상이 그 증거로 볼 수 있다.
백제의 불상은 뛰어난 균형미와 단아한 느낌의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산 마애삼존불상은 서민적인 불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국보 제 84호)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