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보령시를 지나가다 보령시엔 뭔가 특별한 전시관이 없나 찾아보았습니다. 석탄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충남에서도 석탄이 생산되었나?"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보았습니다. 그럼 함께 충남 석탄채굴의 역사에 대해 함께 배워볼까요~?
보령석탄박물관 개장시간은 일반적인 박물관과 같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수 6시까지 개관하며 매주 월요일과 매년 1월 1일, 설날연휴, 추석연휴, 관공서의 공휴일 다음날엔 휴관합니다. 동절기(11월~2월)에는 오후 5시에 폐관한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탄광 발달과정을 소개한 안내물을 비롯하여 각종 채굴장비 등 현장감을 살린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석탄 채굴 장비들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해 보였는데요 이렇게 엄청나게 무거운 장비들을 사용해 채굴작업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노동자들의 작업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답니다.
보령석탄박물관은 1995년에 개관하였습니다. 지난 1989년부터 석탄 수요 감소에 따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다수의 비경제 탄광이 폐광됨에 따라 과거에 석탄산업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중요 산탄지인 충남 탄전과 이 지역 탄광 근로자들이 석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충남 탄전은 1931년 처음으로 일본인에 의하여 지질조사가 실시된 후 지질조사소 등 여러 기관의 국내 기술진에 의해서 추가적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조사결과(1988년 기준) 1억 2,600만톤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규모는 국내에서 두번째 규모로 채굴이 진행되면서 탄광수는 80여개에 달하였다고 합니다.
지면 위로 보이는 채굴 시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 속에는 수 많은 갱도들이 개미집 처럼 얽혀 있는 것을 모형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깊게는 지하 1킬로미터 이상 내려가 채굴작업을 하였다고 합니다.
예전에 주로 난방용으로 사용되었던 연탄, 기억나시죠? 석탄박물관에는 채굴장비 뿐만 아니라 연탄을 만드는 기계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어릴적, 겨울철이 다가오면 골목마다 연탄을 나르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요즘엔 보기 드문 모습이 되어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하였답니다.
보령석탄박물관 2층에는 아이들이 석탄을 비롯하여 여러 광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꼬마고생물학자 화석연구실~!!
석탄이 채굴되는 곳에서는 화석이 발견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탄화된 중생대 식물과 암모나이트 화석 등 광물에 대한 공부 뿐만 아니라 화석에 대해 배울 수도 있는 교육적으로 매우 유익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탄박물관에는 석탄채굴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탄광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탄광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무로 갱도를 만들어 놓기도 하였으며 여러 중장비를 이용해 석탄을 채굴하고 나르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하 수백미터, 30~40도에 달하는 온도, 그야말로 극한의 상황이었을 텐데요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피땀흘리며 일하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갱도로 사용되었던 곳은 이제 냉풍터널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냉풍터널은 말 그대로 찬바람이 나오는 터널을 말하는 것으로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의 바람이 흘러 나온다고 합니다.
15도씨 내외의 바람이 불어나오기 때문에 여름에는 에어콘바람보다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으며 겨울에는 반대로 훈훈한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잘 활용하면 이렇게 멋진 자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가 있는데요 보령시에서는 이렇게 냉풍터널로, 진안군에서는 와인 저장고로 폐광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야외전시장에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차량을 비롯하여 발전기와 펌프 등 채광에 사용되었던 대형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하 갱도를 하루종일 들락날락 거렸을 장비들은 이제 잔디밭 위에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박물관 한켠에는 석탄산업희생자 위령탑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 위령탑은 지난 1980년에 있었던 보령 탄광사고 희생자를 비롯하여 태백, 정선 등 전국 탄광에서 일하다 희생되신 분들을 기리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