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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나를 위한 마음의 테라피' 홍성 고산사 여행

2013.10.17(목) 11:47:16 | 이기현 (이메일주소:jhdksh8173ahj@hanmail.net
               	jhdksh8173ahj@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절 여행에 대한 나름의 묘미를 기록한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필자는 사찰여행에 대해 “나조차도 잃었던 나 자신을 찾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썼더군요. 그래서 사찰여행은 '나를 위한 마음의 테라피' 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쓴 필자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저도 사찰 여행을 할때마다 늘 마음을 비우고 그 빈자리에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자비로운 부처님으로부터 무언가 한 가득 받아 마음속에 푸짐하게 채워서 나오기도 하지만 대개 빈 마음으로 갔던 그대로 무소유와 무욕의 빈 공간에 아무것도 담지 않은채 돌아 나오는 것이 절 여행의 묘미인듯 합니다.
채우고 싶을땐 가득, 비우고 싶을 땐 완전 공허하게...

내 마음 가는대로 자비로운 부처님이 인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천년고찰 고산사

▲ 고산사 표지
 

천년고찰 고산사

▲ 천년고찰 고산사


지난 주말에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에 다녀 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무척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따가운 햇살을 이고 홍성군 결성면 청룡산 고산사 나들이를 하는 기분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고산사에 다녀와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이곳은 근처 예산의 수덕사나 공주의 마곡사, 갑사 등 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절이 아닙니다. 물론 찾는 이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작고 소박한 고산사 요사채

▲ 작고 소박한 고산사 요사채


멀리서 본 요사채

▲ 멀리서 본 요사채


그저 깊은 산에 계신 부처님이 넓은 도량으로 이곳을 찾는 이와 그 외 많은 사람들에게 조용히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고 바르게 갈수 있는 길을 인도해 주는 소박한 절입니다.

이렇게 아담하고 조용한, 그리고 새소리 들으며 풀과 나무 향기 맡으며 쉴 수 있는 작은 절들이 좋습니다. 너무 큰 절에 가면 절과 나무와 산새를 보는게 아니라 사람만 보다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작은 절이지만 고산사 본당인 대광보전은 보물 제399호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고산사의 창건연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건물의 축조 양식으로 보건대 신라말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건물의 위치와 앞 마당에 있는 석탑들로 미루어 고려시대의 절로도 짐작된다고 합니다.

1627년(인조 5)과 1671년(현종 12)에 각각 수리하여 고쳐 지어졌고 1974년 정부에서 다시 해체하여 복원한거라 합니다.

고산사 대광보전에 올라가기 위해선 높다란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반듯하게 칼로 자른듯한 돌 대신 자연석을 울퉁불퉁하게 다듬은 계단은 문득 신발을 벗고 맨발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대광보전의 석가모니불

▲ 대광보전의 석가모니불
 

법당의 소망을 빈 불자들의 등

▲ 법당의 소망을 빈 불자들의 연등
 

대광보전 탱화

▲ 대광보전 탱화
 

대광보전 법당을 밝히고 있는 촛불

▲ 대광보전 법당을 밝히고 있는 촛불


대광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습니다. 원래 사찰에는 극락전, 대광보전, 대웅전 이런식으로 각각 이름이 다른데 그중 대광, 대웅 등은 석가모니불을 뜻한답니다.
 

천년고찰의 흔적을 보여주는 색 바랜 단청

▲ 천년고찰의 흔적을 보여주는 색 바랜 단청


색 바랜 단청에서 전통미가 물씬

▲ 색 바랜 단청에서 전통미가 물씬


단청색은 바랬지만 그 자체가 오래된 천년고찰임을 알려주기에 더욱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대광보전

▲ 대광보전
 

대광보전 편액

▲ 대광보전 편액


대광보전은 앞면 3칸·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입니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지붕 위부분에 장식하여 짠 구조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인데 밖으로 뻗쳐 나온 부재가 주심포 양식의 초기 수법을 띠고 있습니다. 주심포양식 건물이지만 팔작지붕이 얹어진 특이한 건축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보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석불입상

▲ 석불입상


자비로운 부처님 위에 광영의 빛이...

▲ 자비로운 부처님 위에 광영의 빛이...


대광보전 뒤에는 2m가 조금 넘어 보이는 석불입상이 있는데 양 어깨에 걸친 법의가 두껍게 처리되어 신체의 윤곽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고산사 석탑

▲ 고산사 석탑


또한 제작 시기나 이름을 알수 없는 작은 석탑이 홀로 서 있습니다. 그동안 고산사를 지키며 세월의 풍파를 다 맞은 듯 닳아있는 석탑은 어쩌면 고산사의 모든 역사를 지켜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정화를 일깨우는 한문으로 적힌 불경 원문들

▲ 마음의 정화를 일깨우는 한문으로 적힌 불경 원문들


가파른 길을 마음을 비우고 들어갔다가 이날은 저도 처음의 마음 그대로 비운채 돌아 나왔습니다.

언젠가 수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한번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른 아침 홀로 나와 맨발로 안개 낀 절 주변과 산길을 걸어 보니 사람들이 왜 절에 와서 마음을 씻고 가는지 알겠더군요.

살아오면서 늘 무수히 많은 일과 상념에 묻혀 번잡하고 정신없이 사는 요즘의 우리들. 가끔씩 이렇게 홍성 고산사처럼 작고 아담한 절에 빈 마음으로 들어가 빈 마음으로 사색하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그러면 부처님이 우리 내면의 울림을 다 듣고 받아 주며 투명하고 수채화 같은 안식을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고산사 가시는 길 주소 : 충남 홍성군 결성면 무량리 산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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