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지역신문뉴스

이웃간 정 나누는 주말농장을 찾아서..

2013.05.16(목) 22:35:34 | 관리자 (이메일주소:kissqwerty1@naver.com
               	kissqwerty1@naver.com)

정재선씨(59세, 당진시 채운동 거주)가 메마른 고추모종 위에 물을 흠뻑 주고 있다.

▲ 정재선씨(59세, 당진시 채운동 거주)가 메마른 고추모종 위에 물을 흠뻑 주고 있다.



16일 어둑어둑 해질 무렵, 당진시 채운동 부근 밭두렁에서 무척이나 분주해 보이는 몇몇의 사람들을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아파트 숲 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보니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최근 들어 대도시 및 중소도시의 변두리 휴경지를 이용하여 텃밭을 가꾸는 형태인 주말농장이 성행하고 있다더니 그 주인공들을 운좋게 만나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정재선씨(59세)는 중견사업가다. 퇴근 후 이곳 주말농장에 들러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채소들을 가꾸고 돌보는 일이 어느새 취미가 되었다고. 흙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정재선씨는 한 열흘 전에 해놓은 고추모종에 흙을 더 북돋아주고 지주대를 다시한번 단단히 잡아주고 있었다. 모종 위에 물을 흠뻑 뿌려주는 일도 잊지 않는다.

고추모종 옆으로 상추며 파며, 시금치, 이름 모를 채소들을 참 갖가지도 심어놓았다. 주인의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라서인지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데도 시금치 말고는 벌레 먹은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10평 남짓 되는 밭을 동네 이장으로부터 작년 분양받아 올해로 2년 째 유기농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정재선씨에게 농사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지 묻자, 원래 밭주인이 동네 이장님이란다. 이장님이 텃밭 가꾸기를 원하는 동네주민들에게 거저 나눠주다시피 분양해주었다고. 이분이 농사짓는 정보는 물론이고 거름도 무상으로 지원해주고, 전기를 끌어올려 물까지 공급해주어 아무런 불편 없이 채소를 가꿔 먹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1년에 전기세 정도로 고작 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정재선씨는 “이렇게 직접 채소를 재배하면서 땀의 소중함도 깨닫고 이웃간에 정도 나누고, 가족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재선씨 텃밭 옆으로 고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엄마와 아들, 이모가 함께 올라와 한 사람은 상추를 따고, 한 사람은 물을 주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풀을 뽑는다. 이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민낯이라며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아주머니, 오늘 뜯은 상추와 야채들로 푸짐한 저녁상을 차릴거란다. 유기농 채소를 매일 먹을 수 있는 이분들이 참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고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밭에서 있는 것을 주고, 없는 것을 받으며 요즘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웃간의 정을 마음껏 나눈다.

돌아 나오려는데 인심 좋은 정씨, 상추며 파며 시간만 되면 마음껏 솎아 가란다. “이게 돼지파라고 하는데, 데쳐서 무쳐 먹으면 맛이 끝내준다”며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신다. 이렇게 정성들여 가꾼 채소 거저먹을 수 있겠나 하니 “이렇게 나눠주는 재미로 이 일도 하는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 도시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유가 있다.

두 손 가득 안겨준 상추를 씻고 돼지파를 데쳐 새콤달콤 무쳐 저녁상을 차렸다. 누군가는 별 댓가 없이 땅을 내어주고, 누군가는 그곳에서 가꾼 채소들을 기꺼이 이웃과 나누며 주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푸릇푸릇한 저녁 밥상을 대하는 식구들의 얼굴이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하다.

이웃간정나누는주말농장을찾아서 1

 





 

관리자님의 다른 기사 보기

[관리자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