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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귀농에 대한 동상이몽 어떻게 풀까?

김인식 전 농진청장 "귀농전 미리 농가에서 머슴살듯 하면 성공할 것"

2012.05.03(목) 16:26:38 | 사람사는세상 (이메일주소:leehappyday@hanmail.net
               	leehappyday@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요즘 귀농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각종 매체에도 귀농에 대한 낭만, 향수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올 초 충남도 농업기술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 농촌에 새로 정착한 귀농·귀촌한 인구는 727가구에 1717명이나 되었습니다.

이는 전년도 324가구 756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인데요.

과거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귀농의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충남에 귀농한 분들을 보면 50대 이상이 약 68%, 나머지는 20~40대 젊은(?) 층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연과 어우러지는 유토피아처럼 비춰지는 귀농, 그 현실은 어떨까요?

귀농인구가 늘면서 우리 농촌은 또 다른 문제를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홀로서기에 실패한 귀농인, 생활 부적응, 원주민과의 갈등 등이 그것인데요.

얼마전 다른 지역에서 귀농 실패와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우리나라 귀농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귀농으로 인한 어려움과 갈등,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귀농의 어려움, 그 첫번째는 '차이'입니다.

귀농은 말 그대로 도시인이 농촌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치면서 도시와 농촌 간에 상당한 간격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생활양식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에도 큰 차이를 가져왔는데요.

그렇게 평생을 다른 환경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농촌 원주민도, 귀농한 사람도 서로를 이해하지못해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급기야 한 마을에 살면서도 서로 등을 돌리며 말 한마디 안하는 사태까지 가기도 합니다.

얼마전 모임에서 만난 한 마을 지도자는 직설적으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 농촌을 다 망치고 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

귀농인에 대한 적대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말입니다. 참고로 이 마을은 각종 마을가꾸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모범마을로 손꼽히는데도 말이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귀농의 어려움, 그 두번째는 '농사'입니다.

도시인이 미디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농업은 산과 들에서 펼쳐지는 한적한 전원생활입니다.

그러나 실제 농업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수행한 가장 오래된 노동집약적 직업입니다.

아무리 농업이 기계화되었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농업은 상당한 노동력에 기반합니다.

쉬는 날도 기상상태에 따라 변하고, 고된 노동의 결과도 뜻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상황에 따라 급변합니다.

기껏 도시생활 중 텃밭 정도에 자신감을 갖고 귀농했다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또 경험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농사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입니다.

이 경우 농사에 대한 평생 노하우를 갖고 있는 원주민의 도움이 절실한데요.

만약 위에서 말한 '차이'로 원주민과 등을 돌렸을 경우에는 더욱 더 고립되고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각종 귀농 프로그램과 정보 등을 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충남 예산의 대흥마을에서는 아예 길게는 3개월까지 귀농에 앞서 실제 농사를 그대로 체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 귀농대책을 이야기하고 있는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귀농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는 우리 농촌과 농업을 살리는 대안입니다.

때문에 최근 드러나고 있는 귀농의 문제점을 재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님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귀농인이 농촌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갈수록 농촌이 어려워지면서 농민도 살기 어려워지고 있는 농촌의 참담한 현실을 귀농인이 알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는 너무 성공만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전 농촌진흥청장의 두가지 제안


그래서 김 청장님은 두가지를 제안했는데요. 먼저 ‘농촌을 제대로 알려라’입니다.

도시보다는 농촌이 훨씬 보수적이고 실제 정서 또한 도시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때문에 김 청장님은 "귀농인에게 가고자 하는 마을의 성향이나 정서를 이해시키고 주민들과 미리 충분한 대화로 교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한가지는 '농사를 제대로 알아라'입니다.

요즘 귀농에 있어 너무 성공만 강조하는 경향이 많지만 자연은 냉정합니다. 귀농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서투른 경험은 실패를 불러옵니다.

이에 대해 김 청장님은 "귀농을 하기 전에 미리 농가에서 머슴살듯 하면 성

공할 것"이라고 빗대어 말합니다.

농촌에 와서 안락하게 지내겠다는 소박한 바람이나, 자신이 갖고 있는 특별한 기술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환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귀농 열풍은 여러면에서 분명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없는 귀농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 농촌을 더욱 어렵게 하고, 귀농인 스스로도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개인이 귀농을 혼자 준비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농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성공한 선배 귀농인이나 마을 지도자를 충분히 만나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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