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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치의 고장 마검포

독자투고

2024.05.14(화) 14:12:14도정신문(deun127@korea.kr)

실치

▲ 실치



푸른 바다 망망한 대해에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더없이 아름답고, 수평선 위에는 한 폭의 그림처럼 고깃배들은 봄빛처럼 곱다.

모래 틈 사이로 밀려오는 하얀 파도, 수평선 너머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흰 구름 사이로 끼륵끼륵 갈매기 나는 인적이 드문 그곳에 그리운 마검포가 있다.

磨劍(마검)은 갈 마(磨), 칼 검(劍)으로 돌에 칼을 가는 포구(浦口)라 해서 마검포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마검포에는 돌이 많다. 마검포는 내 어릴 적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이다. 

끝없이 밀려드는 푸른 물결 위에 외롭게 솟아있는 마검포는 섬 아닌 섬으로 어머니를 따라 마검포항으로 우럭이며, 갑오징어를 사러 다녔던 추억의 항구다. 서해안의 외딴곳 태안 남면 마검포항에는 지금 한창 실치회로 유명하다. 배도라치의 치어인 실치는 몸체가 마치 실처럼 가늘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실치회는 3월 중순부터 5월 초가 제철인데, 그 이후에는 뼈가 억세져 쓴맛이 나기 때문에 회로 먹기가 힘들다. 보통 5월에 들어서면 실치를 햇볕에 말려 뱅어포로 만들어 먹는다. 실치는 동의보감에서도 성질이 급하나 독은 없어서 음식을 맛나게 하고, 소화를 돕는 음식이라고 기록돼 있다. 칼슘의 함량이 높아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고등어와 같이 등 푸른 생선의 일종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 실치는 인까지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빈혈 예방에도 좋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계절 음식이다. 

그물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실치에 채 썬 오이, 당근, 미나리, 양배추, 배, 쑥갓, 깻잎 등을 잘게 썰어 참기름을 둘러치고 양념 고추장과 함께 버무려 먹으면 실치의 담백함과 쌉쌀한 맛이 긴 겨울 동안 떨어졌던 입맛을 돋우어 주는 별미이다. 실치와 다양한 야채를 곁들여 먹으면 건강에 좋고, 실치와 야채를 한 번에 섞어 먹기보다 조금씩 덜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것이 수분이 덜 생겨 맛있게 먹을 수가 있다. 시금치 실치국은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른다. 

실치는 무리를 지어 물살에 떠다니다가 그물에 걸려 잡히자마자 죽게 되고, 잡힌 지 얼마 안 되어 상하기 때문에 실치를 직접 잡아 올리는 마검포항이 실치회의 명소가 되었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고향 마검포로 달려가 감칠 맛나는 실치회와 어머니가 끓여 주시는 고향의 맛, 시금치 실치국이나 즐겨봐야겠다.
/최병부 (前)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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