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연히 사계고택의 사진을 보았는데 고택 주변으로 철쭉꽃이 화려하게 핀 모습에 반했고 그 모습이 보고 싶어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다녀왔습니다. 

사계고택은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예학자였던 사계 김장생 선생이 말년에 살았던 집으로 후학 양성과 학문에 전념하던 곳입니다. 김장생 선생은 한국유학을 대표하는 율곡 이이 선생과 구봉 송익필 선생을 스승으로 모셨고 송시열, 이유태, 송준길, 김집 등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였습니다. 



처음 찾아가는 사계고택이었는데 고택 앞쪽에서 작은 공사를 하고 있고 문이 닫혀 있어 고택을 둘러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침 뒤쪽에 열린 문이 있어 들어갔고 안쪽에서 바삐 움직이는 분이 계시길래 둘러봐도 되냐고 여쭤보고 둘러보았는데 다녀와서 생각해 보니 월요일은 휴관이어서 대문을 닫아 놓았던 것 같았습니다.



둘러볼 수 있다는 말에 안심을 하고 꽃이 만발한 길을 따라 걸어갔는데 철쭉이 어찌나 예쁘게 피었는지 주변이 온통 꽃밭이었습니다.

김장생 선생이 머물던 곳에 왔으니 김장생 선생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데 꽃이 어찌나 예쁘던지 선생에 대한 궁금증은 뒤로한채 꽃을 따라 자연스레 발걸음이 옮겨졌습니다.



4월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핀 할미꽃입니다.
흰털이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는데 이 예쁜 꽃이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가지가 된 이유는 열매에 달린 하얗고 긴 털이 백발 노인의 머리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 평상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었는데 여름에는 울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나뭇가지로 열심히 지은 새집 두개가 보였습니다.
어떤 새가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새는 외출을 했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까치집 인 것 같았습니다.



고택 담장 바깥으로 별채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는데 주변으로 핑크색, 그리고 빨간색 철쭉들이 만발해서 어느 길을 가도 꽃길이었습니다.



고택 안쪽으로 가보니 이곳에도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는데 조금씩 시들어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며칠만 빨리 왔더라면 더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었을거란 생각에 조금 아쉬웠지만 지금도 충분히 예뻤고 더 늦지 않게 찾아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택 뒤뜰 화단으로 가자 좋은 향기가 전해졌고 주변을 살펴보니 흰꽃 두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이 꽃의 향기인가 싶어 코를 가져가보니 향기가 어찌나 진한지 두송이밖에 피지 않은 이 꽃이 주변에 좋은 향기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장독대에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장독대 주변에도 다양한 봄꽃들이 피었습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이 돌아가시고 출상하기 전에 시신을 모셨던 자리에 세워진 영당입니다.
영당 주변에도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사랑채인 은농재입니다. 
처음에는 초가지붕이었지만 현재는 기와지붕을 올렸고 기둥마다 시구를 적어 놓은 주련이 걸려 있습니다.



안채와 안사랑채가 함께 있는 공간에도 주련이 걸려 있고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오래된 고택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택에는 안채, 사랑채, 안사랑채, 곳간채, 광채, 문간채, 행랑채, 별채 등이 있어 당시의 생활상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뒤쪽으로 들어가 사계고택 입구로 나왔는데 고택 대문에는 현대 서예가인 여초 김응현이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대문과 이어진 건물에는 영상관, 체험관이 있는데 영상관에서는 김장생 선생의 생애와 학문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고 체험관에서는 조선시대 양반 자제들이 관직의 등급과 상호관계를 익히며 벼슬에 오르는 포부를 키웠던 승경도 놀이, 붓글씨 쓰기, 가례집에 의거한 차례상, 제사상 차려보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학습관과 예절관이 있으며 김장생 선생의 연보, 허씨설화, 선생의 효에 얽힌 이야기, 선생의 스승과 제자, 한국의 예학과 초서예학, 예법의 중요성, 사계의 저서, 사계의 예학에 관한 퀴즈풀기, 사계고택 퍼즐 맞추기가 있어 김장생 선생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고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고택 대문에는 사계고택 인문학 음악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인문학 음악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고택에서의 음악회라니 상상만해도 감동적인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사계고택 뒤 왕대산까지 이어지는 사계 솔바람길이 있으니 선생의 발자취도 느끼보고 자연 속에서 건강도 챙기며 휴식할 수 있는 솔바람길을 걸어봐도 좋습니다.

철쭉이 만발해 화려한 봄을 전하는 사계고택으로 봄여행을 떠나보세요.


사계고택
계룡시 두마면 사계로 122-4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공휴일 익일, 명절(설 추석) 휴관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