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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2024.04.01(월) 08:27:10수화(nabiewha@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23 공주 이 시대의 사진작가전
김혜식 수장고 독전
<甕獨讀 '흰 바람벽'으로부터>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봄비가 장마 비처럼 하루 종일 내린 전시회 첫날 3월28일 목요일에 김혜식작가님의 사진전을 보러 갔습니다. 전시회를 보러 가기 전 제목의 <甕獨讀>이란 한자에서 두 번째 세 번째 한자는 알겠는데, 첫 번째 한자는 몰랐습니다. 중부매일이란 소식에서 <독독독>이라고 한글로 적어 놓아서 그 뜻을 찾기 위해 한자로 변환하여 찾아보아도 '독'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전시회장을 들어서면서 보이는 한 종류의 사진들을 보며 혹시 옹기를 뜻하는 한자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甕' 한자는 '독 옹'자 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맨 첫 글자인 '甕'자는 옹기를 뜻하는 "독 옹"자였습니다. 그제야 제목에서부터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옹기를 뜻하는 甕에서 시작하여, 고독하게 홀로 작업을 하신 獨을 통해, 배우고 익힌 讀에 이르신 것,이라는 느낌으로 작품을 보았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한 가지의 주제로 된 옹기들의 사진들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전시장을 꽉 메우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렌즈를 통해 보는 또 하나의 빛의 조절과 각도에 따른 옹기들의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국립공주박물관 본관 옆에 수장고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수장고 독전'이라고 팜플렛에 적혀 있는 것 처럼 이곳에서 1년 동안 작업을 하셨다고 합니다. 

수장고는 우리 조상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했던 토기로 된 그릇이나 항아리들을 보관, 보존하는 곳입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지금부터 내 사랑의 
창세기를 기록 하라면
박물관이 적당하겠다

그 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딸깍 문 닫고 나서는 빗장소리
문 뒤에서 잠깐 서성이다
멀어지는 발자국소리

 여기와서 다시 듣게 되다니
 
  (작가님의 글에서)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빛의 조절에서 옹기가 작가의 손에서 렌즈를 통해 재탄생 되는 순간입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언젠가 석양도유물이 되는 것이 역사라면가벼운 바람에도저절로 열리거나 닫히는 문 하나두고 가시지
(작가님의 글에서)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피사체의 중심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를 생각하며 보았습니다. 맨 앞의 옹기인 것 같은데, 제게는 하얗고 푸른 빛을 띈 옹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실체의 옹기가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빛으로 영상으로만 남아있는 허상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품은 두 번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처음은 작가의 눈과 손과 마음에서
두 번째는 보는 이의 눈과 마음에서...작품은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유리 창문을 통해 들어 온 빛의 존재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옹기의 존재가
서로에게 서로를 내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왠지 사진 속의 옹기가 빛으로 인해 숨을 쉬고
그 빛을 비어있을 것 같은 자신의 옹기에 한가득 담고
다시 내어주는 들숨과 날숨의 반복을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옹기들도 꿈을 꾸나봅니다. 
옹기로 태어나기 전의 모습을 생각하며 자연 그대로의 흙에서 빚어진 손길과,
옹기로 태어난 자신을 애지중지했던 사람들의 손길을 느끼며 꿈을 꾸고 있는 모습 같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작품의 제목은 작가가 정하더라도 항상 무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은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제목은 변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보는 순간 '옹기의 비상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이 작품은 전시장 가운데에 있는 작품입니다.  
470*470mm UVprint on acrylic 2023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이 작품에 '甕' 이란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오랜 세월에
깨어짐의 고통을 안고도 세심한 손길에 의해 다시 예전 모습으로 탄생했습니다.
항아리들은 정해져 있는 정면이 없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다 정면입니다.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모두 정면입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아무리 보아도 이해하기가 힘든 작품입니다. 
항아리는 있는데 항아리가 없습니다.
어둠 속에 존재하는 듯.....
밝음에 존재하는 듯.....
오히려 직선과 사선의 교차가 항아리의 존재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완벽하게 보존 되어진 옹기가 그 가치가 높다고 하는 세상의 논리에 
깨어짐도 하나의 선으로 예술적 가치로 보여지는 작품입니다.

처절하게 깨어지고 난 후
조각 조각을 찾아 
다시 원래의 존재로 재 탄생하고
절묘한 순간
어디론가 떠다니던 빛이 제자리로 돌아와
예전부터 그 곳에 함께 있었던
벗과 같은 존재로 남아있음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전생애 꽃잎 오므린 도공나의 지아비였다고 믿으며
천년 쯤 더 살아야겠노라고

 만발하다보면 
어쩌다 꿀벌 한 마리
내 안으로 들어올지도 몰라
사람이라 여기면 천년이 대순가

 (작가님의 글에서)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몽환적인 느낌 속에서도 그 존재는 살아있습니다.
옹기들은 자신이 그 곳에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눈이 작가님의 시선 속에 있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영롱하다고 해야 할까요?
조개의 고통을 승화시키고 나온 조개의 눈물 방울이 모여 진주가 되어진 것 처럼 
작가의 긴 호흡에서 멈춤의 순간에 태어난 옹기들이
무지개 빛깔의 옷을 입고 마치 하늘로 여행을 떠나보는 느낌입니다.
옹기들처럼 저도 잠시 하늘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도공은 
자신의 부족함과 모남과 이기적임과 독불장군 같은 고집스런 성질을 
흙에 모두 쏟아 담고

자신의 모든 것이 순수함으로 승화됨이 맨발로 느껴질 때까지
자근자근 짓 이기고

다시 땀을 손으로 받아 물레를 돌린다. 

하나의 옹기가 태어나고
그 옹기는 햇빛과 바람과 여인네의 손에서 맛으로 이어지고

시대를 넘나들며 옹기는 빈 옹기되어
이야기를 담는 옹기가 된다.

우리 집 옹기들이 그렇다.....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향기나는 가지로 둥지 틀었다가
제 몸에 불을 붙이며 날아
불새처럼 잠깐 사이
유난하게 화려했을 것이니

 (작가님의 글에서)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김혜식 작가님의 감사 말씀

<김혜식 사진작가전 甕獨獨 '흰 바람벽'으로부터> 사진
나태주 시인님의 축하 말씀


김혜식 수장고 독전(2024. 3. 28.~4.7.)
아트센터 고마

충청남도 공주시 고마나루길 90(웅진동) 아트센터고마
주관: 공주문화관광재단
기간: 2024.03,28~04.07
관람 시간: 10:00~18:00 
휴관: 월요일
주차: 무료(주차장이 넓어요)
전화: 041-853-9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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