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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논산시 연산면 덕암리 마을 텃밭에서

2024.03.11(월) 12:07:18황토(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돼지감자 캤어요~ ^^
▲ 돼지감자 캤어요~ ^^

3월은 시작부터 추웠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시릴 정도였다. 바람도 머리카락을 헤집을 정도로 칼바람이다. 추위로 시작한 3월1일(금)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남편 친구 K씨의 텃밭을 가기로 했다. 대전에서 각자 출발, 일단 연산시장 순대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와 남편 그리고 아들이 동행했다. 추운 날에 봄옷들이 벌써 날씨를 앞섰다.
 
연산시장 근처에서
▲ 연산시장 근처에서

오늘은 봄옷이 추워보이네요
▲ 오늘은 봄옷이 추워보이네요

K씨가 퇴직 즈음해서 텃밭 용도로 마련했던 처음 몇 년은 다양한 채소를 심는 재미와 의욕이 앞섰다. 텃밭 한켠엔 컨테이너를 들였다. 그 안에서는 취사를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씨를 뿌리고 수확의 기쁨을 수년간 누렸다.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K씨는 작년 여름부터 몸이 불편해지면서 텃밭을 돌볼 수 없게 되었다. 300평이 조금 넘는 밭은 그때부터 주인의 발걸음이 멈췄다. 여력이 된다면 텃밭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생각만 했던 주말텃밭의 첫 발짝이 그렇게 시작했다. 밭 가운데로는 잔디가 심어 있어 차를 주차할 수 있고 물건을 싣는데 용이했다.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K씨는 작년 여름에 한 번 와보고 올해 처음 이곳에 왔단다. 그가 텃밭에 길게 서있는 마른가지 하나를 쑥 뽑았다. 뿌리에 뭔가 달려 나왔다. 돼지감자란다. 땅 속을 파면 돼지감자가 계속 나왔다. 아이들 구슬치기하는 구슬부터 주먹만한 크기까지 모양도 울퉁불퉁 제각각의 생김이었다. 한 뿌리에서 나오는 돼지감자 개수가 대여섯개가 되었다. 게다가 땅속으로 번져나간 것 까지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싶었다.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수확의 기쁨
▲ 수확의 기쁨
    
돼지감자 캐는 재미에 빠지다 한곳에 모아진 걸 보니 뒤처리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일일이 흙을 떨궈내는 일이 만만찮았다. 아직도 땅 속엔 많이 묻혔을 텐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 돼지감자의 양이 꽤 많다. 언젠가 식당에서 아삭한 식감에 초절임 된 반찬을 먹은 게 인상적이어서 주인에게 물었더니 돼지감자라고 했다. 나도 초절임을 해보려고 하나 한 병이면 족한 것을. 이게 또 당뇨에 좋다고 하니 단톡에 사진을 올리고 필요한 이웃이 있으면 나눠주기로 한다.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쑥이 쑥 올라왔어요
▲ 쑥이 쑥 올라왔어요
 
세 남자가 뽑아대는 가지 아래 나오는 돼지감자는 엄청 많았다. 사람 손이 가지 않은 텃밭은 좀 어수선하기도 했다 K씨가 아들에게 농사도구는 어디 있는지 컨테이너 안엔 뭐가 있는지 알려준다. 이런저런 텃밭 정보를 듣고 나는 밭 주변을 둘러보았다. 단풍나무 아래는 수선화 푸른 잎과 칸나, 히야신스 등이 삐죽이 올라왔다. 단풍나무, 감나무, 아로니아에도 어린 순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발밑엔 벌써 쑥이 쑥~ 올라왔다. 나는 어디쯤에 쑥이 모여 있는지 눈여겨본다. 아직 뜯어먹기엔 작다. 물도 한 번 안 주고, 추운 날엔 이불 한 번 덮어준 적 없지만 때를 알고 올라오는 쑥. 기특한 것. 무럭무럭 자라거라. 나는 사랑가득 사심 그득하게 쑥을 바라보았다.  
   
향우정
▲ 향우정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텃밭으로 오는 동안 자세히 보지 못한 덕암리마을 풍경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텃밭에서 조금 내려가니 향우정(鄕友亭)이란 정자 옆엔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마을나무로 수령이 170년이 되었고 2000년 11월 17일자, 관리자는 연산면 덕암리 이장으로 돼있다. 아직 마른가지로 서 있는 느티나무는 새들의 보금자리가 여럿 보인다. 그만큼 한 시절에는 울창하다는 걸 보여준다. 사람들이 오가며 쉴 수 있는 정자 부근엔 소나무가 어울려 있고 그 아래 ‘자연보호헌장’의 비가 있다. 정자를 가운데로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양쪽으로 나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럴싸한 동양화를 떠올리게 한다.
 
돼지감자도 캐고 쑥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사진

텃밭이 있단 생각하니 채소 기르기에 때 꼭 알아야 할 사항이라든지 필요한 것, 관리요령, 또 어떤 채소가 텃밭에서 잘 자랄지 여러 가지 것들이 숙제처럼 다가온다. 텃밭 가꾸기 시작부터 숙제하는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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