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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밝히는 가장 아름다운 가로등

식물이야기-설강화

2024.02.25(일) 15:37:42도정신문(deun127@korea.kr)

따뜻한 봄기운이 우리 주변을 감싸니 어두웠던 땅을 밝혀주는 가로등이 하나 둘 씩 켜지고 있다. 구근 상태로 지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용감하게 땅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워내는 식물은 본격적인 봄의 시간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오늘 이야기할 식물은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를 위로하기 위해, 천사가 떨어지는 눈송이를 꽃으로 바꾸었다는 ‘설강화’이다.

체코의 문호 카렐 차페크는 ‘정원가의 열두 달’에서 설강화를 대표적인 ‘봄의 메시지’라고 표현하며 “아무리 지혜로운 식물이라 해도 바람에 흔들거리는 줄기에서 피어나는 설강화의 연약한 꽃송이만큼 아름다울 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만큼, 이 식물은 많은 사람이 봄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하는 아주 매력적인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설강화는 수선화, 양파 등과 같은 알뿌리를 가진 구근식물(Bulb)로 겨울철엔 흙 속에서 영양분을 저장하고, 그 상태로 겨울을 지내며 불리한 환경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난 호에서 소개한 얼음새꽃처럼 이른 봄 저녁의 추운 기후를 견디기 위해 꽃을 밤엔 오므리고 낮에는 활짝 피는 생존전략을 가진다.

꽃을 피운 뒤 여름을 앞두고는 씨앗을 맺는데 그 끝에 달린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는 성분이 주로 지방질, 단백질,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어 개미의 먹이로 사용된다. 설강화는 개미에게 맛있는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종의 확산과 생존력을 보장받는다. 뿌리의 형태부터 씨앗의 산포, 번식까지 모두 생존을 위해 적응한 식물인 것이다.

이처럼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 설강화의 꽃말은 ‘희망’이다. 우리도 설강화와 개미의 관계처럼 공생한다면, 또 나누는 마음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질까?

정원사에게 설강화 개화는 곧 올해의 정원 일이 시작된다는 신호다. 지난겨울 봄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낸 정원사는 아름답게 빛날 땅을 희망하며 오늘도 도구를 챙겨 바깥으로 나간다.
/천리포수목원 강희혁 연구원

봄을 밝히는 가장 아름다운 가로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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