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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

김미희 어쩌다 마주친 폰카 시

2024.02.25(일) 15:32:15도정신문(deun127@korea.kr)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진


볼록, 불룩하고 매끈한 구멍
커다란 귀가 여럿 달렸습니다.
버짐 피듯 건조해진 피부는
딱지가 되어 일어납니다.
한 겹 한 겹 허물을 벗습니다.
여전히 자라는 중인가 봅니다.
자람을 멈추지 않는 나무.

내가 들어줄게. 쉬어가렴.
늙어도 늙지 않는 
나무의 품격을 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나무는 나이를 먹으며
퍼석퍼석 허물을 벗는다
뾰족 혹을 내민다 큰 귀다

그늘을 만들어 
온갖 것을 불러들인다
내가 들어줄게
귀를 쫑긋거리며 듣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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