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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산,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곳

2024.02.21(수) 23:38:07희망굴뚝 ‘友樂’(coke485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포근한 겨울을 보낸 듯합니다. 요 며칠은 완연한 봄날처럼 날이 풀려서 낮에는 반팔을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안 쓰던 근육도 단련할 겸 해서, 모처럼 산행을 결심했습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몇 곳을 떠올리다가 공주시 옥룡동에 있는 월성산(月城山)을 올라 보기로 정했습니다.

월성산
▲ 공주대간(公州大幹) 코스 안내판

공주 원도심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산줄기를 공주대간이라고 하는데, 월성산은 공주대간 탐방로에 속합니다. 월성산은 공주시의 진산(鎭山)으로 정상에는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던 곳입니다. 월성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 곳에 나 있는데, 공주터널 인근 동네인 수원골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택해 봤습니다. 월성산 정상으로 가는 최단 코스로 1.2km 거리에 있습니다. 정상부까지 나무 계단이 나 있어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을 탈 수 있을 만큼 쉬운 코스이기도 합니다. 등산로 코스대로만 오르면 꽃 피는 계절이 아니어도 심심치 않게 산을 탈 수 있어 장점이 많은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수원사지
▲ 충청남도 기념물 '수원사지(水源寺址)' 입구 전경

공주시 (무료)공용주차장에 주차한 후 몇십 미터 걸어 오르니,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우측을 보면 백제시대 절터로 알려진 수원사지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월성산 서북쪽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에서 작은 탑과 청동방울, 탑의 조각 등이 발굴됐다고 하는데, 현재는 정비되어 금당지와 석탑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으니, 수원사지를 방문한 적이 없는 분은 잠시 시간을 내서 둘러보시고 산행을 계속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월성산으로 오르게 되는데, 초행이신 분은 왼쪽으로 오르면 자칫 길을 헤맬 수 있으니 수원사지를 끼고 위쪽으로 오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약수터
▲ 월성산의 첫 번째 약수터

월성산산림공원 안내도가 세워진 옆으로 난 좁은 등산로를 오르니, 밤나무밭이 끝나는 지점 우측으로 약수터가 보입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물맛 좋기로 소문나 이곳 약수를 뜨러 오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았다는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음용 부적합 판정을 받아 이용할 수 없는 약수터가 되었습니다.

월성산 등산로의 첫 번째 돌무지
▲ 월성산 등산로의 첫 번째 돌탑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돌무지
▲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돌탑

약수터 좌측으로 이정표가 보이고 그 옆으로 나무 계단이 이어지는 등산로가 보입니다. 봄이 되면 곳곳에 핀 진달래가 꽤 근사하여 등산하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하는데, 그때쯤 한 번 더 와볼 생각입니다.나무 계단이 끊기는 구간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돌탑도 보입니다. 세 번째 돌탑을 지나려니 그 너머로 다시 나무 계단이 이어지는 게 보였습니다.

간벌작업
▲ 간벌 작업으로 약수터로 가는 길이 일부 막혀 있다.

600m 정도 오르면 충령탑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충령탑으로 가는 길의 반대쪽에는 두 번째 약수터가 있습니다. 약수터까지는 나무 계단이 이어져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은데, 이번 산행 때는 간벌한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여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목을 축일 필요가 없어 약수터행은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잠시 손이라도 닦고 기분 전환도 할 겸 경로를 이탈해 약수터로 향해 봤습니다.

월성산 등산로의 두
▲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약수터(1)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돌무지
▲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약수터(2)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약수터(3)
▲ 월성산 등산로의 두 번째 약수터(3)

지역 주민들이 관리를 잘해 주고 계신 지 약수터 주변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고, 약수도 맑았습니다. 다행히 첫 번째 봤던 약수터와 다르게 음용 부적합 판정을 알리는 안내문도 안 보였습니다. 다시 이곳 약수터를 지나게 되면 거름망과 청소 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깨끗한 약수터 지키기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성정
▲ 2004년, 월성산산림공원 조성 당시 세워진 월성정(月城亭)

약수터를 떠나 다시 월성산 정상을 향해 걸었습니다. 두 번째 약수터에서 몇 m 안 되는 거리에는 월성정(月城亭)이라는 현판을 단 정자가 있습니다. 월성정에 당도했다는 얘기는 '이제부터 고생 시작!'을 의미하는데, 경사가 급해지기 때문입니다. 체력에 자신 있는 분이라도 잠시 쉬었다 갈 타이밍이니, 정자에 앉아 숨고 고르고, 목도 축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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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산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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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운동정보 안내판

월성정에서 월성산 정상부를 향해 난코스를 오르다 보면 쉼터 한곳이 더 나옵니다. 이곳 쉼터에서 정상까지는 약 3분 정도 걸릴 만큼 짧은 구간이지만, 매우 강도가 높기 때문에 월성정에서 휴식 시간을 갖지 않은 분은 5분 정도 쉬었다 가시길 당부드립니다.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다 보니, '건강운동정보안내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에 오르는 분들이 참고할 정보가 잘 정리돼 있었는데, 아쉽게도 흙, 먼지 등으로 오염돼 글자가 뚜렷하게 보이질 않았습니다. 수중에 물티슈나 티슈가 있으면 말끔하게 닦아 볼까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더럽혀진 안내판을 방치한 채로 그냥 가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에 대비해 몇 가지 준비물을 미리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성산 봉수대(1)
▲ 월성산 봉수대(1)

월성산 봉수대(2)
▲ 월성산 봉수대(2)

쉼터에서 출발해 100여 미터를 더 올라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월성산은 다른 산들과 달리 정상석(?) 옆에 봉수대가 서 있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공주시에는 조선시대 월성산에 축조된 봉수대 외에도 정안면 북계리의 '고등산 봉수대'와 정안면 인풍리의 '쌍령산 봉수대'가 있다고 합니다. 현재 보이는 봉수대는 월성산 정상부를 평판하게 조성하고 시설한 것으로, 조선시대 봉수대의 도본(圖本)은 고증이 없어서 현재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봉수대를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을 마시러 온 산새
▲ 물을 마시러 온 산새

월성산 봉수대 인근 나무에는 물통 몇 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자주 이곳을 이용하는 누군가가 새들이 먹을 물을 담아 두는 모양입니다. 물통이 있는 나무 주변에만 새들이 모이는 걸 보면, 선한 행동을 하신 이유가 확실해 보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새들이 물통을 자주 드나드는 걸 보면, 여름에는 새들에게 이 물통은 더욱 소중하겠지요?

주미산으로 가는 길
▲ 주미산으로 가는 길(1)

월성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코스는 주미산 쪽으로 난 코스를 이용했습니다. 다른 풍경을 보고 싶기도 했고, 경사가 완만해서 뭄에 무리가 덜하기 때문입니다. 내려오다 보니, 공주시 신기동으로 하산하는 길 인근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바위 위에는 누군가가 수고롭게 쌓은 작은 돌탑이 보였습니다. '나뭇잎을 떨군 나무들 말고 볼 것이 있을까?' 큰 기대는 없었는데, 비범하게 보이는 것들이 눈에 띄니 심심할 틈이 없었습니다.

잔설
▲ 주미산으로 가는 길(2)

2월 19일(월),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가 지났습니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라는 속담이 있듯 눈이 녹아 비가 되고, 봄기운이 돌면서 초목이 싹튼다고 하지요?

며칠만 지나도 산과 들은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해질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그리고 올봄 열심히 우리 산야를 돌아다니면서 오염된 안내판도 닦아내고, 약수터에 떨어진 낙엽도 건져 내고, 무심코 버려진 휴지 조각은 없는지 살피면서 아름다운 우리 땅을 지키고 가꾸는 데 작은 노력을 보태보려 합니다.


월성산
충남 공주시 옥룡동 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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